[ArchiSalon]모란 시장의 메카, 고소한 향을 느낄 수 있는 기름 골목으로! 2019.2

2022. 12. 14. 09:08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A mecca of Moran Market, an oil alley where you can feel nutty smell!

기름을 구매하는 방문객, 기름골목의 전경

 

오일장이 열리는 기름골목은 너나 할 것 없이 북적이고 있었다.

 

“어머니, 이거는 이쪽으로 담을까요?” “성철아, 와서 기름 좀 잠깐보고 있어봐”

 

그리고 기름을 파는 사람과

기름을 사는 사람

지팡이를 짚은 어머니를 모신 채 함께 걷는 며느리

녹두전과 함께 막걸리를 부딪히는 노인들

 

이 모든 것이 기름골목의 모습이었다.

 

FIELD SKETCH

 

오일장이 열리는 모란시장은 180도 그 모습이 변했는데, 주차장으로 쓰이던 공간 은 이른 아침부터 장사 자리를 잡는 상인들과 가격흥정을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했고 맞은편 고소한 냄새를 따라 시장의 입구에 들어서 기름골목에 다다르게 되면 깨를 볶는 사람, 볶은 깨를 짜내는 사람, 짜낸 기름을 파는 사람 등 바쁘게 움 직이고 있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또한 그 안에서 서로를 부르는 호칭으로 그들 이 가족단위로 구성되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는데, 그러한 모습은 모란시장과 함께 걸어온 기름골목만의 정겨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듯했다.

 

SUMMARY

 

주소 : 경기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68(모란시장 내 길) 시장면적 : 약 10,000제곱미터 골목길이 : 약 120미터

 

남한산성의 남쪽에 있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얻은 성남은 오랫동안 인접한 광주 에 속해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북쪽에서 월남한 피난민들이 대거 성남으로 이주 했는데, 서울시가 도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성남의 택지조성사업을 시작하며 급격하게 인구가 증가했고, 그에 발맞추어 곳곳에 시장이 개설되었으며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모란시장이 되었다. 또한 모란이라는 지명은 60년대 성남일대의 황무지를 개간하며 피난민들이 평양에 두고 온 어머님을 그리는 마음과 모란봉 을 연상하여 붙인 이름으로 이후 모란시장이 개설되면서 매달 4하고 9가 들어가 는 날이면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시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시장 내 형성된 기름골목은 현재까지도 장날이면 전국에서 모여들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데 성남시에 등록된 84점의 기름집중 43점이 이 모란시장 내에 위치해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름장사가 힘들다는 젊은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업 을 이어받지 않아 초기에 126점이었던 가게 수는 현재 84개로 줄어들었고, 이와 같은 모습이 현재 기름골목의 모습이다

 


SITE FORM

 

보행자 우선 대칭도로

 

첫 번째는 보행자 우선 대칭도로의 형태로 시장들 중 대부분의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이며, 여기서 도로 폭이 충분한 경우에는 도로 중앙부에서도 차량의 통 행이 가능하다.

 

상가인도의 비대칭도로

시장의 변두리 혹은 입구에 대로가 있을 때 그 인도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유형 으로 여기서 말하는 노점상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최소한의 장비를 가지고 최소 한의 공간을 차지하는 행상과 차량을 영업 시 이용하며 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 는 상인들이 있다.

 

[출처 : 김건우, 최영철 – 재래시장 외부공간특성에 관한 연구1995年]

 


FIELD INTERVIEW

 

Q1. 기름골목의 특성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1. 기름을 공정 값만 받을 정도로 저렴하게 파는 것을 추구하는데 저희는 저희 만의 노하우로 정직하게 하는 거에요.

 

Q2. 현재 기름골목은 어떤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나요?

 

A2. 현재 성남시의 기름집이 84점이 있는데 그 중 43점이 모란시장에 있어요. 이렇게 집성촌을 이루다 보니 전국에서 모여들면서 전화 한 통이면 택배로 나가 기도 하고 그래서 아직도 이렇게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만 기름 장사가 힘들다는 젊은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업을 물려받지 않아 126점이었던 기름가게가 지금은 84개로 줄었어요.

 

Q3. 혹시 기름골목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팁이 있을까요?

 

A3. 아무래도 장날에는 사람도 많고 자리도 협소하니 자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 용하는 것이 편할 거에요.

 

 

기름골목의 전경, 모란시장 오일장날의 전경, 기름골목 활성화를 위한 교육알림배너

 

SUGGEST

 

현재 기름골목은 대로와 맞닿아있는 상설모란시장의 뒤쪽으로 형성되어 있다. 물론 장날이면 방문객의 수가 증가하며 자연스럽게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생기 지만 특별한 표지판 하나 없는 상태에서 상설모란시장은 대로와 기름골목 사이 의 경계요소로 작용하며 이는 기름골목의 인지성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또한 최근 성남시는 모란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이를테면 ‘비가림 시설’ 등의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상인교육 및 상품권발행’ 등 간접적인 지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외에도 기름골목은 모란시장과 함께 걸어온 역사성을 가 지고 있기에 그곳의 특별함을 나타내어 줄 수 있는 상징적인 요소(조형물, 표지 판)들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보였다.

모란시장은 도심 속의 재래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계속해서 모란시장 을 위한 적극적인 시설지원과 제도지원, 그리고 17년에 ‘성남모란축제‘와 ’도란 도란 모란 페스티벌‘ 등의 축제를 개최한바 있듯이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한다면 자연스럽게 기름골목의 진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참기름, 들기름 이외에도 고추씨기름, 살구씨기름, 홍화씨기름, 아마씨유 등 다양 한 기름을 판매하는 기름골목은 입구에서부터 방문객들의 후각을 자극하고 방문 객은 시각이 아닌 후각으로 공간을 먼저 인지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되며 길 곳곳의 보이지 않는 작은 골목들로 하여금 그 궁금증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어느 기름집을 들어가도 기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고 기다리는 동안 상 인들과 소소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기름골목에서 발걸음 을 붙잡는 고소한 기름뿐만 아니라 정겨운 분위기까지 얻어가는 것은 아닐까?

 

기름가게 앞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방문객, 기름 이외에도 식재료를 판매하는 상인

 

[출처 : 한진영, 학위논문(석사)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건축설계학과 2003. 2, 가로시장의 특성을 삽입한 상설모란시장, 리노베이션 = Renovation of moran traditional market building in sungsam-dity]

 

 

 

 

글. 남두진(Nam, Doojin _ 대진대학교 휴먼건축학과),

허민(Heo, Min _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김현지(Kim, Hyunji _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