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Salon]재화를 생산하던 공장에서 문화를 생산하는 공간으로- 침체된 도시의 활성화 2019.7

2022. 12. 23. 13:09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From a factory that produced goods to a space that produces culture
- Activation of a Stagnant City

 

1. 개요

 

오늘의 아키쌀롱 주제는 기계소리로 이루어진 백색 소음과 함께 빈티지스럽지만 그 어느 동네보다도 지금 이 시기가 추구하는 감성이 있는 곳, 성수동이다. 특히 오늘 소개할 곳은 서울숲을 끼고 있어 한적함이 특징인 성수동 1가와 다르게 삭 막한 공장이 멋스럽게 재탄생 된 장소들의 집합지인 성수동 2가이다.

성수동은 전쟁의 상흔과 전후 복구의 피로감 속에 파묻힌 상태에서도 자본주의 시 장의 성장이 이루어졌던 1960년대부터 공업단지로 조성돼 공장지대가 주를 이루 었고, 이후 70년대부터 최근까지는 수제화 거리와 함께 인쇄소, 자동차 공업사 등 이 위치했던 제조업 중심의 지역이었다. 공장밖에 없었던 성수동 일대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서울숲에 고급형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 2010년대 이후부터다. 성 수동은 강남과의 교통이 편리하고,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는 임차료까지 저렴 해 젊은 예술인들이 그들의 작업공간으로 선호하기 시작했다. 특히 폐공장을 활용 한 갤러리, 카페, 복합문화시설 등에 예술인들이 하나둘씩 작업장을 만들면서 문 화지대의 대표적인 곳으로 뽑히는 홍대와는 다른 분위기의 문화구역으로 변화가 서서히 이루어졌다. 이렇게 성수동의 주요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공간재생’이다. 특히 서울시와 성동구는 붉은 벽돌 마을을 성수동을 상징하는 새로운 브랜드 명 소로 삼고, 오래된 건물을 지역의 건축 자산으로 보전하는 작업에 힘을 싣고 있다. 성수동의 공간들은 함부로 과거의 흔적을 지워버리거나 완전히 세련된 곳으로 탈 바꿈하기보다, 지나온 과거와 오늘날의 가치가 공존하기를 택한다.

특히 더 중심적으로 파헤쳐 볼 곳은 버려진 공장이나 창고를 새로운 용도에 맞게 되살려 성수동의 새로운 로컬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세 곳인 대림창고, 어니언, 성수연방이다.

 

대림창고 : 전시, 커피, 음식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갤러리 겸 카페

 

산업화시대부터 공장들이 들어섰던 성수동은 점차 공장들의 기능이 상실되어 죽 은 도시공간이 됐다. 대림창고도 그 맥락과 함께했다. 1970년대에 정미소로 지 어 졌던 대림창고는 1990년부터 공장 부자재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였던 공간이 었다. 최근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 일대에 카페와 공방, 작은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어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대림창고가 있다. 대림창고의 처음 이미지는 궁금증이다. 이곳은 ‘대림창고’ 간판보다는 붉은 벽돌 벽 사이의 통 유리에 비춰지는 모습에 더 눈이 간다. 붉은 벽돌을 따라 걷다보면 대림창고 내부의 갤러리 공간이 비춰져 이곳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 궁금증 에 이끌려 입구를 찾아 들어가면 이색적인 공간이 나타난다.

 

 

공장을 개조하여 만든 이곳은 공장의 구조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내부공간을 구 획하여 갤러리겸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기존의 트러스 지붕을 그대로 노출시켜 구조미를 보여준다. 높은 층고로 인해 벽면뿐만 아니라 천장에도 다양한 예술작 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며, 바닥 또한 커다란 나무를 비롯한 식물들을 볼 수 있다. 공장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칫 삭막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여러 예술작 품들과 식물들을 어우러지게 배치함으로 공간의 변화를 꾀하였다. 또한 획일화 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가구들이 이곳을 더욱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든다.

 

 

공장의 역할이 끝나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죽은 공간에 예술작품들로 생기를 불어 넣은 대림창고.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 누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작품을 접하고, 이색적인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이곳은 더 이상 죽은 공간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생기 넘치는 공간이다.

 

onion : 과거 그리고 현재의 공간

 

 

 

소위 요즘 뜨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2인조 아티스트 그룹, Fabrikr(패브리커의 작 품인 카페) ‘어니언’은 대림창고와 더불어 성수동의 대표적인 공간재생 사례라 할 수 있다. 한 건물이 가지는 역사성을 보여주듯 시간의 변화 또한 고스란히 담 고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1970년대에 처음 지어져 50여 년의 시간 동안 식당, 가정집, 정비소 그리고 공장에 이르기까지 변화무쌍한 공간의 흐름을 건물은 겸 허히 받아들인다. 녹슨 철문에 쓰여 있는 ‘신일금속’, 미처 바래지지 못한 페인트 자국은 그 축적된 시간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처음 카페에 들어서면 장방형의 중정 공간이 손님을 맞이한다.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모를 다양한 화분과 나무들에게 자리를 내어준 중정은 더 생기를 띤 모습이다. 중정을 둘러싸고 있는 빛바랜 타일들과 갈라진 페인트들은 그 자체로 꽤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보통 화장실에서나 쓰일 법한 45사이즈의 타일 들이 외부 마감으로 치장되었지만, 전혀 어색함 없이 공간에 잘 녹아들어 있다.

 

 

어니언은 두 채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마당을 사이에 끼고 있어 내부가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옥상을 뚫고 우뚝 솟아있는 베이커리 건물 앞 브릿지를 통 해 연결된다. 더불어 베이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소한 빵 굽는 냄새는 옥상을 가득 채우다 못해 흘러넘친다. 냄새에 이끌려 올라간 옥상 라운지는 시끄럽지만 차분했다. 차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빌딩 숲 사이로 메아리 친다. 그러나 옥상은 아랑곳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만의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성수동의 여타 다른 카페들이 그러하듯 어니언 역시 ‘날 것의 미’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옛 건물의 골격은 최대한 유지하되, 마감재를 뜯어내 그 안의 구조를 드러내었다. 내부에 가감 없이 드러난 콘크리트 구조와 창문 너머 중정으로부터 들어오는 초록빛 자연은 한데 어우러져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의 온도 를 적절히 유지시켜 준다.

시간이 흐르며 건물의 역할은 다양하게 변했지만, 공간은 긴 시간동안 자리를 지 켜내었다. 과거의 기억과 앞으로 기억될 어니언의 공간이 기대된다.

 

성수연방 : 음식, 전시, 상점들의 문화연방

 

 

성수연방은 과거 화학공장이던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기존 구 조와 추가한 구조로 ‘ㄷ’자 모양의 공장에서 ‘11’자 형의 모양으로 바뀌었고 복 도가 생기면서 공간에 다양한 동선을 만들어 낸다. 복도는 공간을 길게 지나가면 서 연방의 상점들을 모두 구경을 하면서 지나가게 한다. 또한 기존 공장의 중앙 에 있는 주차장은 파빌리온이 있는 체험형 전시공간으로 꾸며 문화공간의 역할을 한다.

 

 

 

연방의 중앙 공간에는 박공모양을 가진 파빌리온이 자리 잡고 있다. 주차장으로 사용되어 비어있던 공간에 체험형 파빌리온을 설치하여 방문객은 공간을 경험하 고 즐기며 향유한다. 파빌리온은 외부에서는 단순한 매스로 되어있어 파빌리온 의 존재감만을 방문객에게 인식시킨다. 외부와 다르게 내부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화려한 장식들 사이에 휴식 공간이 있는데 이는 SNS에 업로드하고 싶은 마음을 이끌어 낸다. 이러한 공간을 전부 즐기고 나면 양옆에 있는 상가들로 자연 스럽게 유입된다.

 

 

유입되는 방문객은 열주를 따라 길게 늘어진 복도를 따라가게 된다. 자연스럽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연결되고 2층의 상가를 둘러보게 된다. 건너편의 상가 를 보고 가기 위해서는 복도의 끝까지 걸어가서 건너가야 한다. 하지만 복도 끝 까지 가는 동안 다른 곳에 눈이 팔려 연방을 둘러보는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유입되는 방문객은 열주를 따라 길게 늘어진 복도를 따라가게 된다. 자연스럽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연결되고 2층의 상가를 둘러보게 된다. 건너편의 상가 를 보고 가기 위해서는 복도의 끝까지 걸어가서 건너가야 한다. 하지만 복도 끝 까지 가는 동안 다른 곳에 눈이 팔려 연방을 둘러보는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공간과 전시를 위한 문화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이러한 성수연방은 도시재생과 복합문화시설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2. 끝

 

성수동은 위에서 언급하였던 세 곳을 필두로 다른 많은 문화공간이 많다. 그 이 유는 구청이나 시에서 많이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성동구청은 성수동의 늘 어나는 예술인들의 추세를 반영해 성수동을 젊은이들의 문화예술 광장으로 발 전시켜 가겠다는 계획이다. 덧붙여 ‘길’이 한 번 뜨면 전부 다 카페나 식당으로 바뀌기 때문에 ‘유흥업소총량제’ 등을 통해 적절히 규제해 서울숲, 뚝섬역부터 성수사거리까지의 구역을 넓은 문화예술 지구의 개념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동네가 00동, 00길로 뜨면서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상업시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본래의 그 동네의 멋이 사라지고 다른 모습으 로 변질해가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성수동은 어떤 변화의 모습을 겪게 될 것인지 기대된다. 다만 바람은 오랜 시간 서울의 역사를 담고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는 곳이기에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조화롭게 새로운 것들과 어울려 문화예술 광 장으로서의 성수동의 변신을 지켜보고 싶다.

 

 

 

 

 

 

 

글. 김혜민(Kim, Hyemin _ 강원대학교 건축학과),

임보미(Lim, Bomi _ 세종대학교 건축공학부 건축학전공),

윤해성(Youn, Haesung _경기대학교 건축학과),

윤기한(Youn, Kihan, 전남대학교 건축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