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그리고 뉴노멀 시대의 희망“‘생활 경제 생태계의 주요 축인 생활건축’ 주목해야” 2020.12

2023. 1. 27. 09:13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The hope of the era of COVID-19 and the New Normal
"Should focus on the living construction, a fundamental cornerstone of a living economic system'"

 

2020년은 인류 역사의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로 기록될 듯하다. 산업혁명 이후 정치, 인문, 사회, 과학 등 전 분야가 이전 시대와 완전히 결별하고 새로워졌다. 20세기 초반 혼돈의 시간 속에 전 세계 각지에는 끊임없는 전쟁과 학살이 일어났고, 동시에 인권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도도 증가했다. 환경을 파괴하는 기술과 소비의 발달만큼, 환경운동과 친환경(?) 생산과 소비도 일어났다.
지난 200여 년간 진행된 사회 변화는 산업혁명에 뿌리를 두고 진화된 것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의 결과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초 네트워크 사회로 구성되면서, 하이퍼 소비와 생산 시대를 열었고 인적 교류의 물리적 범위라는 한계를 없애 버렸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물리적 통합과 네트워크의 부작용이 2020년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마치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하나의 언어로 통합된 바벨탑이 무너지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과학과 소비가 만들어낸 사회의 네트워크를 타고 인류의 일상을 무너뜨린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조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다양한 이름으로 등장하고 예고되었다. 다만 그것이 어떤 것인 줄 몰랐고, 드디어 2020년에 코로나는 치명적으로 인간의 현대 문명 특징들을 훼손하거나 파괴해 버렸다. 프랑스의 경제 관료였고, 경제학자인 자끄 아탈리는 이미 20년 전에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이런 바이러스로 인한 일상의 파괴를 예언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적인 길’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변화와 체제에 대한 전망을 언급했다. 그의 관찰처럼 당연하게 여겨졌던, 사람들의 직접 교류와 분업화된 사회 업무 체계는 이번 코로나로 엉망이 되었다. 더 황당한 점은 초연결 사회로 병이 확산되면서, 동시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현상 속에 경제적 선점과 독점도 이뤄졌다는 것이다.
2020년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이 상황을 가장 잘 극복하는 국가지만, 일상이 파괴된 만큼 다수의 국민들이 악화된 경제적 상황에 빠져 있다. 단지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초 생산성과 경제적 수익성을 구축한 기업이나 국가는 이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매출과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에 이런 궤도에서 이탈해 있는 사람들은 열악한 경제적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국가 간의 상황뿐만 아니라 한 국가 안의 사회 구조 안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특히 20세기 경제적 특징인 극도의 선택과 집중 구조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그 대표적 사회고, 건축시장 역시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 분야가 그렇듯 건축 분야 역시 선택과 집중, 효율과 극도의 생산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모든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대형화와 산업화의 극대화로 국내 건축 시장 구조는 단순 유형화되어 있다. 그 결과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건축 시장 역시 몇몇 민간시장과 공공영역 모두 거대 집단이 주도적으로 생산·공급하는 상황이다. 건축시장 생태계의 이런 단순화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내성이 약하다. 한마디로 부침이 심한 구조인 것이다.
건축 설계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건축사도 이런 구조 틀 안에 놓여 있다. 소수의 건축사들은 대형화된 건축을 박리다매로 담당하지만, 다수의 건축사들은 시장에서 남은 것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외부의 극단적 영향이 발생할 때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건축은 일반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 특히 생활 경제의 중심에 있는 작은 건축 시장들이 그렇다. 더구나 대다수 국민들의 소득을 창출하는 ‘생활경제 생태계’의 붕괴에 대응할 다른 경제 분야가 없다. 작금의 사회는 4차 산업혁명으로 더 진화하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사회로 인해 오히려 무인경제 생산 유통구조로 광속의 속도로 전환되고 있다. 공포스러운 4차 산업혁명의 무인 경제화에 대한 어떤 경제 분야도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생활 경제 생태계의 주요 축인 생활건축’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아날로그적이면서 사업지의 근거리 반경권의 고용과 수입을 자극할 수 있다. 이에 주목한다면, 집중화된 주택 공급 구조에 대한 대대적 재편과 재해석을 통해 개별 건축, 생활 건축 시장이 확장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에 대한 정치권과 행정부의 유일한 대안이다. 반드시 추진하길 소망한다.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