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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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란다 2022.3
VARANDA 처음, 대지를 마주한 길에서 받은 인상은 도시 주거의 변천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장 같다는 것이었다. 오래된 단독주택과 그보다는 나이를 덜먹은 다가구주택과 이제 막 태어난 멀대 같은 아파트가 같은 시간, 장소에 존재함이 당연함에도 이질감이 크고 낯설게 느껴졌다. 아마도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는 인위가 만든 삭막함이 ‘전시장 같다’라는 인상을 더 짙게 했을 것이다. 면목동은 용마산 자락에 기대고 있는 동네임에도 주거 밀집도가 높아 블록 내부에 녹지가 거의 없다. 내가 유년 시절을 보냈던 40년 전의 면목동은 대부분 단독주택이었고 마당이 있었으며 골목에 나서면 저 멀리 용마산을 바라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산은 고사하고 풀 한 포기 보기 힘들다. 자연과 가깝지만 먼 동네가 ..
2023.02.17 -
커튼콜 2022.2
Curtain Call Apartments 1년 전 도시계획가를 꿈꾸는 앳된 고3 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투닷을 찾아왔다. 집 지을 곳과 그 집의 설계를 맡을 건축사 물색에 주도적으로 관여해왔던 아들의 열정과 지식은 나이로만 판단했던 꼰대의 자세를 바로잡게 했고, 우리에게 좀 더 도전하기를 바라는 열린 마음에 큰 자극을 받았더랬다. 투닷이 그간 작업해 온 상가주택은 각각의 특수해를 품고 있다. 땅과 조건이 다르므로 그 해법들은 매번 다르게 나타난다. 상가의 구성, 집을 앉히고 쌓는 방법, 외부와 조우하는 방식 등 그 해법이 적용되는 부분은 크고 작은, 전체와 부분에서 드러나게 된다. 이런 특수해가 우리의 머릿속에서 툭하니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접근 방식에서 출발해 가급적 다양한..
2023.02.16 -
디콜라보 2022.2
DE COLABO SITE 활력 있는 망원시장의 메인 줄기 곁에 있는 대지이다. 오랜 세월 다양한 삶의 궤적들이 축적된 도시조직 안에 새로운 숨결로 깊고 견고한 뿌리를 내리게 하기 위해 디자인하였다. 인근에는 다가구와 다세대 주택의 생활권이 존재하고, 선형의 망원시장 허리춤의 진입부 바로 옆이기에 밀도 있는 유동인구의 흐름을 받아줄 수 있는 대지이다. 그만큼 인지성이 높은 대지이며, 관문의 기수로서 역할할 수 있고, 이정표로서 자리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대지이다. PROGRAM and SPACE 본 건물에 담긴 프로그램은 디자인 공유 오피스이다.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여러 공유오피스들 중 디자이너들만을 위해 특화된 공유오피스는 유례가 없었다. 다양한 층위의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여, 창발..
2023.02.16 -
빌딩B 2022.1
BLDG.B 택지 개발 지구의 대지에 상가주택을 짓는 프로젝트이다. 블록의 모서리에 위치한 대지는 조형적으로 부각이 되는 매스의 형태를 계획하는 당위를 제공하였다. 붉은 벽돌이 갖는 강인한 채도의 상부 매스에 상대적인 부유감을 고양시키기 위해서 1층 부에 밝은 화강석을 배치하였다. 개구부의 창대와 인방은 포디움과 같은 화강석을 사용하여, 입면에 활기 있는 리듬을 부여하려고 하였다. 적벽돌과 화강석의 조합이 자아내는 안정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풍경을 만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가각된 평면적 모서리와 경사지붕의 수직적 변위를 조합하여, 마치 붉은 보석처럼 다각 다면체의 형상을 만들고자 하였다. 택지 개발 지구라는 일정의 획일된 법규들이 태생적으로 내재된 대지이지만, 계획된 공간 안에서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들이..
2023.02.15 -
미아동 15929 2021.11
Mia-dong 15929 ‘미아동 159-29’ 계획 배경 수유사거리에 인접해 있는 단독, 다가구가 밀집한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사업지는 오랜 시간 빈집으로 방치된 주택이었다. 교통의 요지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낙후된 고밀도 주택지의 특성인 약 99제곱미터(30평) 정도의 좁은 대지, 3미터 내외의 도로, 실제 지적경계와 현재 인접대지와의 경계 불일치와 더불어 일조권 사선제한 및 건축선 확보조차 되어있지 않았다. 개발이익에 밀려 방치된 사업지는 도심의 흉물로, 안전하지 못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에 밀도 높은 협소한 대지에 적합한 건축모델을 제시하며, 청년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면서도 합리적인 면적과 가구 수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는 2021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
2023.02.13 -
삶가구주택 2021.10
3-Family House 시작 : 틔움건축이 생각하는 건축 주거형태는 바뀌고 있다. 미래가치 투자를 위한 부동산에서, 현재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한 소비문화로 변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주거문화인 아파트에서 발현되기 힘든, 개인에게 맞춤화된 거주공간을 찾는 요구 또한 많아졌다. 틔움은 건강한 주거, 사람에게 맞추어진 주거문화를 생각한다. 보편적인 가치를 만족하는 합리적인 공간을 바탕으로 거주자의 요구를 반영한 생활공간을 지향한다. 만남 : 건축주와 틔움의 시작점 아파트에 길들여진 사람들, 과거와 달리 편리한 주거형태를 맛본 사람들에게 단독주거란 어떤 공간일까? 보편적 기준에 맞추어진(일정 기준 이상이 되는) 공간보다 나은 주거는 무엇일까? 틔움건축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 답은 일반적인 공간에서 발..
202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