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스토리(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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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이 과잉 구축된 국가대표 유니폼
National team uniform with excessive patriotism 요즘처럼 태극기를 쉽게 볼 수 있는 때도 없었던 거 같다. 한쪽에서는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빨갱이를 몰아내자며 태극기를 연신 흔들어대고 있다. 지하철을 타면 이들 애국 노인들이 태극기가 커다랗게 새겨진 모자를 쓰고 태극기가 새겨진 백팩을 등에 매고 거기에 작은 태극기를 꽂거나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애국과 멸공을 외치는 단체 중에는 아예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조차 있다. 기업들은 애국 마케팅을 하며 광고에 태극기를 삽입하고 있다. 이는 가까운 일본도 마찬가지다. 혐한 시위는 이번 한일갈등과 관계없이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혐한 시위에는 반 드시 일장기와 욱일승천기가 등장한다. 지금 벌..
2022.12.24 -
한국의 거실문화와 안마의자 2019.7
Living Room Culture & Massage Chair in Korea 길거리를 지나다가 종종 마주치는 바디프랜드(bodyfriend) 매장을 볼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된다. 이처럼 독특한 의자가 있을까? 바디프랜드의 안마의자는 의 자라고 부르기에는 외관이 좀 과잉된 물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의료용 안마의 자라고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그 전에 찜질방 같은 곳에서 보았던 안마의자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바로 그 점이 이 의자의 성공을 이끌었 는지 모른다. 바디프랜드의 디자인은 해외의 안마의자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뿐만 아니라 안마의자라는 분야에서도 한국은 글로벌 스 탠다드의 수준에 이르렀다. 반면에 한국의 의자 디자인은 글로벌 스탠다드..
2022.12.23 -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 2022.12
Function is subject to a form 루이스 설리번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말은 모 더니즘을 대변하는 가장 유명한 명제다. 의자는 사람의 엉덩이를 받칠 수 있는 평평한 좌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적당한 높이에 좌석을 고정시키려면 다리가 필요하다. 다리가 좌석을 안정적으로 받치려면 최소한 3개가 있어야 한다. 그렇 게 스툴이 탄생한 것이다. 다리 세 개를 가진 스툴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명제를 잘 실현시키고 있다. 친구들과 산행을 할 때면 늘 목격하는 장면이 있다. 산에 올라가다 보면 어디에 서나 평평하고 넓은 바위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넓고 평평한 바위가 길목 에 나타나면 여지없이 가방과 장비를 내려놓고 엉덩이를 바위 위에 주저..
2022.12.21 -
표절과 패러디, 창작의 차이 2019.4
Plagiarism, parody, creation : What are the differences? 얼마 전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 화보집 사진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프랑스의 유명한 사진작가 베르 나르 포콩이 방탄소년단 화보집의 특정 사진과 뮤직비디오의 특정 장면이 자신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것 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포콩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기 때문에 소송을 할 생각은 없지만 저작권 침해를 인 정하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포콩이 주장하는 표절 사례는 소년들이 야외 식탁에 둘러 앉아 축배를 드 는 장면이다. 길다란 식탁, 소년들, 그리고 배경의 나무 뒤로 불타는 듯한 모습 등이 포콩이 1978년에 발표 한 시리즈 중 ‘연회’와 그 구성 요소가 비슷하다. 구도나 연출이 다르지만 구성 요소가 비..
2022.12.17 -
“레디메이드, 반항인가, 순응인가?” 2019.2
"Ready-Made, Rebellious, or Compliant?"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마르셀 뒤샹 전시가 대규모로 열리고 있다. 책으로 만 봤던 마르셀 뒤샹의 저 유명한 ‘샘(Fountain)’을 드디어 보았다. 촬영금지여 서 나는 지킴이가 없는 곳에서 몰래 사진을 찍었다.(사진 1) 천정에서 내려다보 는 각도다. 샘은 2차원의 회화가 아니라 일종의 조각이어서 위에서 찍어도 문제 없다. 워낙 위대한(?) 작품이다 보니 샘은 특별 대우를 받고 있었다. 전시장 중앙 에 놓여 있고 아주 널찍한 전시대 위에 유리의 보호를 받으며 올려져 있다. 만지 는 것은 물론 가까이 접근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 그 태도가 흡사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경건하게 숭배하는 마음으로 다루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 마..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