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스토리(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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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유니폼의 다양성 2020.7
Diversity of Baseball Uniforms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스포츠가 중단되었다가 한국 프로야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유럽의 축구 리그가 시작되었다. 라이브 스포츠가 사라지자 비로소 사람들은 그것의 소중함을 느낀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냥꾼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현대인에게 사냥꾼의 본능을 일깨워주는 것이 바로 스포츠다. 전 세계인들이 그토록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들이 모두 사냥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냥은 혼자 사냥하는 호랑이나 곰 같은 맹수와 달리 집단의 조직적인 팀워크라는 점에서 더욱 스포츠와 닮아 있다. 팀워크를 중시하기 때문에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유니폼이다. 여러 종목의 유니폼 중에서도 야구 유니폼은 참으로 독특하고 복잡하다. 일반 스포..
2023.01.17 -
영화 소품이 발휘하는 환유의 힘 2020.6
The power of metonymy from movie props 영화 는 1960년대 말을 추억하는 영화다. 따라서 1960년대를 복원해야 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 고증이나 복원의 노력이 너무나 꼼꼼하고 충실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나 큰 차도에서 배우가 차를 몰고 가는 장면이 있다. 차 안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도로 전체를 보여주면서 차가 달린다. 시간도 꽤 길다. 이때 차도를 달리는 차들이 몽땅 그 시대의 차다. 그 시간 동안 도로의 차들을 완전히 통제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많은 골동 차들을 모두 어떻게 긁어 모았는지 감탄스러울 뿐이다. 이 영화는 1960년대 패션, 60년대 이동수단, 60년대 가구와 가전제품, 60년대 컬러, 그리고 60년대 포스터와 서체까..
2023.01.16 -
관음증의 권력 2020.5
The power of voyeurism n번방 회원들이 디지털 데이터 전문가를 찾아 다니며 그 방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영구적으로 삭제해달라고 요청한다고 한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성착취 영상물을 본다는 게 떳떳한 일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관음증에 탐닉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타인의 시선에 노출되는 순간 대단히 수치스럽다. 그것만큼 창피한 일이 어디 있을까?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 볼면목이 없을 것이다. 그들도 그 정도의 상식이 있다. 그렇다면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볼 여지는 없었을까? 관음증의 대상이 된 그 소녀들 역시 대단히 수치스러울 것이라는 점을 말이다. 거기까지 인식이 닿았다면 아마도 그들은 돈을 내고 그 영상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 보는 주체와 보이는 객체, 그 둘은 ‘권력 관계’로 ..
2023.01.13 -
형태가 된 정보 2020.4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인해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 이미지가 있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현황을 보여주는 지도, 또는 그래프 같은 인포그래픽이다. 이 인포그래픽은 구구절절한 여러 말 필요 없이 간략한 그림으로 확산이 많이 된 지역, 그리고 확산의 양적 크기를 한 눈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효과적인 정보 전달 기술이다. 인포그래픽은 대단히 현대적인 그림 언어 체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역사는 매우 길어서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근대를 연 대표적인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데카르트가 가로 세로의 선으로 좌표를 만들면서 인포그래픽이 탄생했다. 수평선의 x축과 수직선의 y축을 가로지르게 한 이 좌표는 정보를 대단히 입체적으로 조직화할 수 있게 했다. 시간의 흐름..
2023.01.12 -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 포스터들 2020.2
Intriguing movie poster 해외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 있는 영화 은 포스터 디자인에서도 남다른 감각을 보여주었다. 이 포스터는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의 각종 영화 포스터 판매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다. 한국의 영화 포스터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의 포스터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 영화로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에서 에 평점을 준 관객은 16만 명이 넘는다.(2020년 1월 집계) 봉준호 감독의 또다른 걸작으로 16년 전에 개봉된 의 11만 명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한국 최고 흥행 영화인 의 평점 참여 관객 수는 3천 명대에 불과하다. 이것만 봐도 이 영화가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에게 알려졌는지 ..
2023.01.10 -
비난을 면키 어려운 올림픽 로고 디자인 2020.1
Design of Olympic Logo that is difficult to avoid the Public Censure 2024년에 개최될 파리 올림픽의 로고가 지난해 10월에 발표되었다. 이번 로고는 중의적 의미를 그래픽에 담았다. 심벌 마크는 여성의 얼굴처럼 보이며, 동시에 올림픽의 성화로도 보인다. 심벌 마크 속 여성은 프랑스 대혁명기에 등장한 가상의 인물인 ‘마리안느(Marianne)’로서 명실공히 프랑스를 상징하는 여인이다. 마리안느의 머리 모양에 따라 속 공간은 불꽃 모양이 된다. 그러니까 이 로고는 올림픽 성화라는 보편성과 마리안느라는 프랑스의 민족적 정체성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다. 로고 마크는 곡선적이고 장식적이다. 동그란 모양의 심벌 마크와 곡선적인 로고 마크에는 기하학적인 형태가 들..
202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