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건축이야기(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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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엘리트들의 위선, 중첩되는 건축의 세계영화 ‘더 스퀘어’ 2020.10
The elite’s ridiculous hypocrisy, a world of overlapping architecture Movie 'THE SQUARE’ 영화 ‘더 스퀘어’가 시작되자마자 낯익은 경험이 데자뷰되면서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화면의 인터뷰부터 오래전 기억이 떠오르면서 웃음이 나왔다. 몇 해 전 프로젝트 컨설팅을 할 때 일이다. 클라이언트와 건축사사무소 임원, 담당 디자이너와 함께 디자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건축사사무소 임원이 여러 가지 설명을 하면서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는 뭔가 어려운 단어를 사용했다. 생소한 영어였던가? 매우 학술적이고 어려운 단어였던 것은 확실하다. 이어지는 조사와 추상적 단어들의 나열……. 굳이 회의에서 저런 어려운 문장과 단어를 쓰는 이유를 몰랐지만 ..
2023.01.25 -
도시의 실업,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20.9
‘I, Daniel Blake’, Urban unemployment 지난 200년간 수많은 학자들이 언급하듯이 거의 총알 속도 수준으로 시대가 변화해왔다. 기술의 발달은 문화와 사회를 바꾸었다. 이런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건축과 도시는 변화에 대응하면서 진화가 아닌 창조에 가깝게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19세기 말에 발명된 영화의 세계들을 보면 매우 다양한 시각과 내용을 보여준다. 판타지부터 공포까지, 인간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모든 것을 표현한다. 영화를 찾아보는 많은 사람은 현실보다는 환상에 가까운 대리체험을 원한다. 영화가 현실의 고난과 어려움을 잊기에 딱 좋은 몰입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맨틱한 영화 속 주인공이 ‘나’일 확률은 거의 없다. 어느 날 왕자를 만나거나 로마의 휴일처..
2023.01.19 -
무대와 도시, 삶의 이야기 ‘물랑루즈’ 2020.8
Stage and city, a story of life ‘Moulin Rouge’ 드가의 그림 ‘무희들’은 매력적이다. 조명에 비친 발레리나들을 몽환적으로 부드럽게 묘사했다. 그러나 당시 발레리나의 삶은 그림 속 아름다움과 전혀 달랐다. 현재와 달리 19세기에 발레리나는 그다지 엘리트적인 직업이 아니었다. 파리의 발레리나는 어려운 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매춘적 성격의 직업이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으나 상당수가 그러했다. 비비안 리가 발레리나로 분한 영화 ‘애수 1940년’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는 대사들이 나온다. 파리의 쇼 공연장 물랑루즈는 과도기 시기에 한 무대를 차지한 장소다.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환경이 나타나면서 기대와 희망, 불안과 낙관적인 분위기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서구문..
2023.01.18 -
“환경 파괴에 온 몸으로 맞선 폼포코 너구리의 분투기”신도시, 과연 모두를 위한 최선일까? 2020.6
“Raccoon dog Pom Poko's struggle against their environmental destruction” New city, is it really the best for everyone? 또 신도시다. 집값 때문이다. 무척 시끄럽다. 너무나 단순한 이 이유가 지난 수차례 동안 반복된 신도시 탄생의 원인이다. 건축이나 도시 관련 어떤 책에도 집값 때문에 도시가 만들어졌다는 글을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이유를 전면에 내세워 신도시를 만들었다. 벌써 수십 년을 이어온 일이다. 도시의 핵심 가치나 의미는 오히려 부록처럼 보인다. 개발 독재 시대에는 워낙에 집이 없었고 집을 짓는 일이 급했기 때문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지금은 왜 그래야 하는가? 정말 집이 부족해서..
2023.01.16 -
초연결사회, 집중화된 도시 문제를 드러낸 영화 ‘컨테이젼’ 2020.5
The move ‘Contagion’, revealing the problems of a super-connected society and a centralized city 오래전에 개봉한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주인공 데이빗 에임스(탐 크루즈 주연)가 차를 타고 뉴욕 한복판을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번화한 뉴욕 한복판이 속된 말로 개미 한 마리 등장하지 않는 빈 도시 풍경으로 연출됐는데, 사람들은 초현실적 영상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맨해튼 타임 스퀘어. 뉴욕을 가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사람들로 가득한 맨해튼 중심 한복판의 타임스퀘어 이미지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의 중심 메신저 배경으로 나오는 이곳에 사람들이 사라진 모습을 상상하긴 누구도 힘들었다. 아마 대낮에 빈 도시..
2023.01.13 -
동선의 영화 ‘괴물’과 ‘에이리언3’ 2020.4
Human movement flow's films 'The Host' &'Alien 3' 오스카상의 백미인 감독상과 작품상, 각본상을 받은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 덕분에 이전 영화들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의 영화들을 보면 항상 사회의 부조리한 부분, 사회적 소수와 약자에 대한 관찰이 있다. 이런 시선 자체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항상 있다. 그들은 굳이 동전의 이면 같은 부분을 드러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봉준호의 영화에는 무척 복잡한 관점이 섞여 있다. 복잡한 가운데, 상징이 있고 은유가 있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곳곳에 유머가 있다는 점이다. 유머는 영화를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 유머가 빠진 복잡함과 상징으로 된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는 피터그리너웨이를 따라갈 사..
202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