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건축사(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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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사색 2024.12
Meditation of Four Color 두 부부를 위한 주말주택. 네 분이 머리를 맞대고 지은 집 이름 양평사색은 네 가지 색(四色)과 깊이 생각하며 이치를 따지는 사색(思索)을 의미한다. 사각의 떠 있는 매스와 숨겨진 사각의 중정들을 품고 있는, 이 집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이름이다. ‘양평사색’의 건축은 이곳에서의 일상과 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담는 그릇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랐다. 1층은 구획되지 않은 큰 공간으로, 주말에 지인들을 초대해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건축주의 직업상 소품촬영 스튜디오로 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됐다. 가구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를 위해서도 건축은 배경이자 가구를 담는 그릇의 역할이 되도록 의도했다. 건축적 형태 역시 지극히 중성적이어서 스스로..
2024.12.31 -
이리루 2024.12
iriru 마을과 자연의 경계에서 대지는 두 개의 직선과 동그랗게 말린 곡선이 만든 부채꼴 모양이다. 동·서·북 방향으로 세 개의 인접대지와 맞닿아 있고, 남향 습지공원과 경계를 만들면서 전면 도로가 지나고 있다. 길 건너에는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습지공원’과 동북방향으로는 2층 정도 높이에서 공원 넘어 멀리 ‘북한산’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집은 기역(ㄱ) 자 형태로 북쪽으로 부설주차장을, 남쪽으로 마당을 품고 자리 잡았다. 대문은 길에서 한걸음 물러나 방문자를 맞이한다. 대문을 지나면 보이는 마당은 이리루 안과 밖의 전이공간이자 훌륭한 기능 공간이다. 바닥의 마사토는 자연 채광을 적절히 반사해 집안 깊숙한 곳까지 빛을 들이고, 마당 한편의 썬큰은 지하 공간의 채광과 환기를 좋게 하는 허..
2024.12.31 -
고요 속의 풍경, 완주 아원고택에서 2024.12
Landscape in Silence, at AWON Musem & Hotel in Wanju 완주 아원고택에 서서 자연의 숨결을 바라본다. 마치 오랜 세월을 담아낸 듯한 한옥의 처마와 정원을 감싸는 푸른 산들, 그리고 그 산 아래의 고요한 연못은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잊게 해준다. 고택의 정갈한 돌담과 곧게 뻗은 소나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한 전통의 미학을 넘어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예술로 다가온다. 고즈넉한 연못 위에 드리운 하늘과 산의 그림자는 물결 위에서 부드럽게 흔들리며 정적 속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산등성이의 곡선과 한옥의 직선이 어우러져 이루는 조화는 마치 자연이 만들어낸 캔버스 위에 사람이 살짝 붓질을 더한 듯하다. 이곳에 서면, 시간을 잊는다. 도시의 소음과 ..
2024.12.31 -
친환경건축물 관련 인증제도에 대한 이해 ⑤ 장수명주택 건설인증 및 지능형건축물 인증 등 2024.12
Understanding of Green Building Certifications ⑤ Certification for Long-Life Housing Construction and Intelligent Building Certification 대규모 정비사업 추진시 자원낭비와 환경오염 등을 고려한 주택 장수명화 검토 필요 IT 기술 활용한 지능형건축물 확대 추세 장수명주택 건설 인증제도는 주택이 구조적으로 오래 유지·관리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추고,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내부 구조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가변성과 수리 용이성 등 주택의 성능을 확인하여 인증하는 제도로서 2014년 12월 25일부터 의무화되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건설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자재비 부담 상승..
2024.12.31 -
도시 오딧세이 ⑲ 편견을 버리고, 공존하는 공간으로 2024.12
City Odyssey ⑲ Toward a Space of Coexistence, Getting Rid of Prejudices 지하철역을 나서니, 낯선 말이 먼저 들려온다. 곳곳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 말이 이어진다. 사회집단을 드러내는 관습 체계가 언어인 만큼 이질적 사회집단 공간에 들어섰음을 청각이 먼저 반응해 인지한다. 대로에서 꺾어 들어 시장통에 이르자, 몇 걸음 만에 확연한 차이가 눈에 잡힌다. 익숙지 않은 분위기에서 차이나타운 한가운데임을 실감한다. 즐비한 간체자 간판이 이 공간을 웅변하고 있다. 냄새와 공기부터 다르다. 웅성거리는 말소리만큼이나 음식도 이국적이다. 그들 특유의 향이 분위기를 자아낸다. 중국 특유의 풍토와 문화, 전통이 대림동 길거리에서 짙은 향으로 조리되고 있었다...
2024.12.31 -
나는 길을 잘 가고 있나? 2024.12
Am I on the right path? 오늘도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놓고 습관적으로 계획해야 할 대지 위에 옐로우페이퍼를 펼쳐놓고 스케치를 해본다. 계획은 잘 풀리지 않고 머리는 복잡하다. 이번 달은 또 어떻게 월급을 맞춰야 할까. 어떻게 해야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설계비는 어떻게 해야 잘 받을 수 있을까. 건축심의를 앞둔 프로젝트는 어떻게 해야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까. 안 좋은 경기는 언제부터 풀리게 될까. 이런저런 생각에 집중은 되지 않고 다시 집중하기 위해 차를 한잔 마시며 생각해 본다. 나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축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나의 길을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202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