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남(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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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따와나 선원 2019.1
Jetavana temple 고통 끝에 어떤 깨달음이 오는 것이 아니라, “시작도 즐겁고 중간도 즐겁고 끝 도 즐거운” 그런 것이 불교의 핵심인 중도(中道)사상이라고 한다. 장좌불와로 몇 십 년을 수행하여 해탈하는 것이 바른 구도자의 모습일 거라고, 아주 평면적 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그 이야기는 무척 신선했다. 그 이야기를 해준 분은 우리의 건축주인데,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를 개념으로 집을 짓자고 했다. 그 집은 열반에 이른 부처님의 집이며 열반에 이르고자하는 사람 의 집이다. 2년 전 어느 날 사무실로 호리호리한 체구에 지적인 인상을 가진 스님이 찾아 왔다. 마주앉아 아주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말투로 ‘제따와나 선원’이라는 이 름의 사찰 불사를 계획 중이라고 했다. 명상을 하고..
2022.12.13 -
아미티스 가든 2018.10
Amitis' Garden 기원전 600여년 쯤 바빌론 왕국에 네브카드네자르2세라는 왕이있었다.그는메디아왕국의공주아미티스와결혼했는 데, 산림지대에서 사막으로 시집 와 향수병에 걸린 그녀를 위해 정원을 만들었다. 그 정원은 땅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 라 계단식 발코니 같은 구조물에 흙을 덮은 이른바 ‘공중정 원(hanging garden)’이었다고 전해진다. 그 위에서 사람들 이 걸어 다녀도 될 만큼 튼튼해서 보통 지면과 전혀 다를 바 가없었다고한다.또한정원의식물들을지속적으로관리하 기 위해 유프라테스 강에서 수도관을 통해 물을 끌어왔다고 하니, 아마도 당시의 첨단 기술은 모두 동원되었을 것 같다. 사랑의 힘으로 사막 한가운데, 그것도 땅이 아니라 하늘에 걸쳐진 정원을 만든 것이다. 비록 실제 유적이 거의 남..
2022.12.08 -
01 한국건축의 현재성 2018.06
건축담론 편집국장 주 건축담론을 시작합니다. 매달 다양한 건축계 필진들을 모시고, 우리 건축계가 고민하고 있는 여러 주제들 을 논하려고 합니다. 우리 환경은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뿐만 아니라 초개인화 되 는 개인 경제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세계 유래가 없이 전개되고, 도시재생이라는 이슈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의 국가 정책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건축계 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시선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월간 건축사는 국내 유일의 건축사 발행지로 책임감을 가지고, 건축담론 코너를 시작하려 합니다. 지면특 성상 매월 각기 다른 주제로 약 1~2편의 글이 실릴 예정입니다. 너무 무겁지 않게, 하지만 의미는 강하게 나아가겠습니다. 59..
2022.12.02 -
협회가 잘해야 한다 2018.03
The institute should do well leading. 길지도 않은 2월에 참, 일도 많았습니다. 추위가 좀 가시는가 싶더니 미세먼지가 들어 앉아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짧은 설날 연휴가 왔는가 싶더니 금세 가버렸습니다. 인사동에서 사온 질 좋은 화선지를 잘라, 입춘방을 커다랗게 써서 붙였습니다. “올 봄에는 대길까지도 바라지 않는다, 제발 무탈하게 넘어가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기름칠한 바닥 위로 쭈욱 미끄러져 나가듯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일은 늘 비포장 자갈길 위에서 낮은 포복하듯 요동치며 오랫동안 고통을 겪으며 진행됩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지 집을 한 채 지으려고 하면, 정다운 이웃들이 동네에 새로 들어올..
2022.11.30 -
입춘대길 2018.02
Hope your good luck in this spring 해마다 속고 있지만, 올해 2018년 입춘도 영하 10도를 밑도는 차가운 날씨였습니다. 봄의 기운은 어디에도 없어 “입으로만 봄이라고 입춘인가...” 그런 시시껍절한 농담이나 지껄였습니다. 미세먼지가 없으면 강추위, 강추위가 좀 수그러들면 극악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날씨에 미세먼지가 나은지 강추위가 더 나은지 가끔 그런 쓸데없는 비교도 해봅니다. 아무리 잘났다고 떠들어도 인간은 결국 자연의 힘 앞에는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또한 삼한사온이라는 우리나라 기후의 관대함도 요즘은 아예 없습니다. 세상사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각박해지니 날씨까지 그런 모양입니다. 그러나 팍팍한 겨울날의 스산함 속에도 잊지 않고 찾아오는 입춘이..
2022.11.09 -
무술년이 밝았습니다 2018.01
A new year has begun 2018년 무술년이 추위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한때는 겨울이 춥지 않다고 모두 걱정을 했습니다만, 겨울은 다시 매서운 추위를 날이 잘 선 큰 칼을 휘두르는 것처럼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자연은 알아서 제 갈 길을 가는데 인간들이 공연히 호들갑을 떨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공연히 머쓱해집니다. 그런데 또 한편에서는 그런 게 아니라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고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북극곰 설 자리가 좁아지고 먹이가 줄어든다고 한 걱정을 펼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늘 알아서 균형을 잡았고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인간들이 오만해질 때 생기는 것이겠죠. 45억 년이 넘는 지구의 역사 중..
202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