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월호(26)
-
[건축비평] 세종시 커브하우스 2022.1
Architecture Criticism Curved House 여기저기 널브러진 붓질의 스케치, 하나의 프로젝트인 듯하지만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건축 모형들, 심상을 알아차리기 힘든 특이한 그림들과 어디에서도 보지 못할법한 진귀한 작품들이 빼곡히 자리 잡은 곳. KDDH의 사무실이다. 사무소의 BI와 그의 공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남들과는 다른 절대적인 상상력과 재주로 무장한 그를 나와 같은 보편적 사고방식의 사람이 이해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 그에게 건축비평을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건축비평이란 소위 똑똑하고 어려운 말을 잘하는 분들이 해야 하는 거라며 단박에 거절을 했었다. 그의 건축을 비평할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과연 그의 작업을 온전히 이해할 수..
2023.02.15 -
커브 하우스 2022.1
Curved House 0. 빈 공간 세종시 고운동 언덕 위에 있는 대지는 앞 뒤쪽으로 작은 도로(8미터)와 큰 도로(17미터)가 있고 앞쪽 도로에서의 대지 진입이 수월하다. 남서향으로 살짝 돌아앉은 대지지만 남쪽이 낮아서 조망이 열려 있고 북서쪽은 차량이 많이 다닐 만한 큰 도로가 있다. 그 너머의 뒷산이 큰 도로를 단절시키는 느낌이다. 1. 생각 남쪽으로 낮은 구릉이 있다. 그 뒤편으로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올 예정이며, 더 뒤에는 산이 있다. 단지 출입구가 본 대지의 북서쪽을 마주하고 있어서, 주택들이 들어서면 불편한 느낌을 주는 차량의 시선과 불빛이 노출되는 입지 조건이다. 남동향으로 조금 치우친 대지 축 때문에, 건축물을 남향으로 배치하는 것이 좀 어색하다. 땅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2023.02.15 -
황학동 h.2153 2022.1
h.2153 구도심 재개발에 대한 생각 서울의 도시경관은 1970~1980년대 개발시대 이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황학동 일대는 4대문 안에서 벗어나 있지만, 서울이라는 도시정체성의 일부로서 벼룩시장, 주방거리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장소성을 갖고 있다. 인접한 왕십리 뉴타운 개발사업은 이 일대의 도시경관을 근원적으로 바꾸어 버렸고, 뉴타운에 속하지 않은 주변 지역 또한 개인건축주들에 의해 고층화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황학동 h.2153프로젝트는 이미 개발이 진행된 뉴타운과의 경계지점에서, 기존의 소형필지가 개발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도시 관점의 시간성, 장소성과 유년기부터 이 장소에 계속 살아왔던 건축주 가족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
2023.02.15 -
빌딩B 2022.1
BLDG.B 택지 개발 지구의 대지에 상가주택을 짓는 프로젝트이다. 블록의 모서리에 위치한 대지는 조형적으로 부각이 되는 매스의 형태를 계획하는 당위를 제공하였다. 붉은 벽돌이 갖는 강인한 채도의 상부 매스에 상대적인 부유감을 고양시키기 위해서 1층 부에 밝은 화강석을 배치하였다. 개구부의 창대와 인방은 포디움과 같은 화강석을 사용하여, 입면에 활기 있는 리듬을 부여하려고 하였다. 적벽돌과 화강석의 조합이 자아내는 안정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풍경을 만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가각된 평면적 모서리와 경사지붕의 수직적 변위를 조합하여, 마치 붉은 보석처럼 다각 다면체의 형상을 만들고자 하였다. 택지 개발 지구라는 일정의 획일된 법규들이 태생적으로 내재된 대지이지만, 계획된 공간 안에서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들이..
2023.02.15 -
레시오빌딩 트리폴리 2022.1
Ratio Building Tri_poly 새롭게 등장한 부동산 소비 경향 중에 영끌세대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을 소비하는 요즘 풍조를 일컫는 신조어이다. 영끌세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만들어낸 이 시대의 불안감의 표현이다.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영혼까지 끌어 쓴다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상황은 심각하고, 문제의 세대 범위는 넓어졌다. 삶의 모습을 담는 ‘건축공간’은 이러한 시대에 오로지 ‘부동산’으로만 인식된다. 기계적 계량으로 평가되는 부동산의 개념에서, 진정한 건축공간은 자리할 곳이 없다. 이러한 삶의 모습은 도시공간에 그대로 이식되어 차가운 도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최소한의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 삶의 결과인 것이다. 문을 닫고 타인의 간섭에 벽을 세운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건축화..
2023.02.15 -
내맘이당 2022.1
Naemam-idang 어느 날 두 아이를 키우는 부부를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 때부터 렌터카에 몸을 맡기고 고생하며 유럽을 돌아다녔던 이야기, 결혼 후 11개월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세계여행을 떠났던 이야기, 남들이 고생스럽다고 힘들다고 말리는 일들이라도 하고 싶다면 도전하는 부부, 아직도 부모님께 “너희들은 언제 철들 것이냐”는 이야기를 듣고 산다는 젊은 부부였다. 두 아이의 부모가 된 지금도 만들어진 틀, 혹은 주어진 틀 속에서 살지 않고 자신들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보겠다는 철학이 돋보이며, 도전적이며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키우겠다는 자녀에 대한 교육관도 확고해 보였다. 무언가 대단한 집을 설계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단지 그들..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