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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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현대적 기념성과 은둔의 상징 2022.7
Architecture Criticism A symbol of modern commemoration and hermitage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 이하 HdM) 설계의 송은(SONGEUN)에서는 흔히 건축의 전근대적 관심사라 불릴 만한 건축의 ‘기념성’과 표면에서의 ‘상징’이라는 두 테마가 뚜렷이 나타난다. 여기서의 기념성은 도시 속에서 외향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는 송은문화재단의 이미지 전략으로써 고전적 건축 수법을 현대화한 것이며, 독특한 표면으로 드러나는 상징의 기법은 현대 한국 사회와 관계하고 소통하려는 건축 프로그램의 내면적 의지를 표현하려는 태도로 읽힌다. 지정학적으로 프랑스,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라는 대국들의 틈새에 놓인 스위스의 산업도시 취리히와 바젤..
2023.02.21 -
건축비평셸터와 텐트 2022.6
Architecture Criticism Shelter and tent 캠핑은 자연 속에서 인간의 거주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에서 아마도 건축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일 것이다. 경량화, 소형화, 간편화를 치열하게 추구하는, 그리고 가격 또한 이에 상응하는 캠핑 업계의 속성은 이러한 원초적 성격을 더욱 극한으로 치닫게 한다. 이 과정은 개별 제품 간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개념 간의 경쟁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치열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각 사물의 핵심 개념과 개념 사이의 경계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합종연횡이 쉽게 일어날 것 같지만 경험적으로나 선험적으로 어중간한 성격의 물건들이 설 자리는 의외로 좁다. 그중에서도 셸터와 텐트는 일견 유사하면서도 엄연히 다른 그 개념적 차이를 여전히 지속하고..
2023.02.20 -
01 이미 우리 앞에 다가온 미래건축계의 변화 2022.5
건축담론 Architecture Discussion 편집자 註 AI와 메타버스 시대, 건축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세상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이 단순한 기계문명이 아닌 인류 생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처럼,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타더니 이젠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의 키워드 중 하나가 AI이며, 메타버스도 그중 하나입니다. 일찍이 비전 아키텍트(Visionary Architect)였던 레베우스 우즈(Lebbeus Woods)는 사고하는 AI의 건축을 주장했습니다. 당시 그의 발언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지만,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 어안이 벙벙할 정도입니다. 다소 현학적인 존재론적 상..
2023.02.19 -
02 메타버스 시대, 건축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022.5
건축담론 Architecture Discussion 편집자 註 AI와 메타버스 시대, 건축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세상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이 단순한 기계문명이 아닌 인류 생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처럼,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타더니 이젠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의 키워드 중 하나가 AI이며, 메타버스도 그중 하나입니다. 일찍이 비전 아키텍트(Visionary Architect)였던 레베우스 우즈(Lebbeus Woods)는 사고하는 AI의 건축을 주장했습니다. 당시 그의 발언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지만,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 어안이 벙벙할 정도입니다. 다소 현학적인 존재론적 상..
2023.02.19 -
건축비평서초 S주택; 말레비치의 창문 2022.5
Architecture Criticism Seocho S house; Malevich's window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러시아 절대주의의 창시자인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1878~1935)는 회화에서 모든 일상의 재현을 거부하고 제거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제거한 후 1915년의 ‘검은 사각형’과 ‘검은 원’, 1918년의 ‘흰색 위의 흰색’의 세 작품을 통해 추상회화를 가장 극단으로 끌고 간 미술가, 순수추상화가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흰색 캔버스의 정중앙에 검은색 사각형을 놓다가 흰색 캔버스의 한 쪽 모서리 쪽에 검은색 원을 위치시키고 마지막에는 흰색 캔버스(사각형)의 한 쪽 모서리에 흰색 사각형을 기울여 위치시키는 일련의 그의 작업은 현대 회화가 ..
2023.02.19 -
건축사. 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2022.5
Architect. My past, present and future… 여름… 건축주를 만나 가을… 허가를 받고 겨울. 실시설계 작업이 끝나면, 봄…. 현장으로 나갈 설계도서들을 마무리하며 한시름 놓는다. 매해 이런 업무 패턴을 반복해 오며 올해로 개업 20년 차를 맞게 되었고, 맡은 바 업무에 대한 소신과 사명감으로 일해 왔다고 자부한다. 이에 건축사 업무를 해오며 경험하고 깨닫고 생각하게 된 나의 어제, 오늘, 내일에 대하여 편하게 써 내려가 본다. Past… 준비되지 않은 건축주와 준비된 건축주를 통한 깨달음 짧은 실무 경험에도 열정과 패기로 가득했던 서른 살, 건축사시험 합격과 동시에 겁 없이 사무소를 개업하게 되었다. 이후 얼마 안 돼서 알음알음으로 사무소를 찾은 한 중년 신사로부터 공장설계를 ..
202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