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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우재 2019.11
Soowoojae 이 집이 위치한 서울 근교의 이 마을은 역사적으로도 오래되었으며 현재 6백가구로 이루어져 있다. 사방이 나즈막한 산으로 위요되어 땅의 형상이 염통을 닮았다고 해서 예로부터 염곡동이라 불렸다. 완만한 경사지로 이루어진 마을의 북쪽 끝 언저리에 대지가 있으며 6백 년 된 느티나무가 대지경계선에 붙어 있다. 이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수형이 장엄하고 그 가지들의 위세가 주변을 지배했으니 새로 짓게 되는 집의 설계는 이 나무와의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였다. 1970년대에 지어진 집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장년의 부부가 보다 자신들의 삶에 맞도록 집을 지을 필요가 있었다. 부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면서 아마추어 사진가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대지의 앞쪽 도로와 뒤편 녹지 사이에는 4..
2023.01.06 -
대전대학교 HRC(제5생활관)
Hyehwa Residential College of Daejeon University 대전대학교 기숙사 이 프로젝트는 대전대학교의 residential college이며, 기숙사의 개념에서 학과 과정의 자격을 부여한 시설이다. 대학이란 직능을 가르치고 배우는 직업학교가 아니라, 단어 자체의 뜻에서 보듯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곳이다. 이를 이루자면 무엇보다 전인적 교육이 필요한데 이는 단순한 지식의 습득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삶 자체로 학습하고 연마해야 이뤄지는 일이라면 이런 거주형 캠퍼스는 대단히 유효한 방법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시적이라고 해도, 이 곳에 들어오는 일은 각자 살고 있던 세상의 경계를 넘는 일이며 어쩌면 속된 세상에서 떠나 육체적, 물질적, 정신적 자유를 찾는 수도사적 삶을 ..
2023.01.06 -
[건축비평] 승효상과 함께, 건축의 테이블에 둘러앉다 2019.11
Architecture Criticism Sitting with Seung H-Sang; Around the Table of Architecture 휴머니티란 결코 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공공에 작업을 내어놓는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공 영역으로의 모험’에 자기의 삶, 자기 자신을 던졌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칼 야스퍼스 찬사 Karl Jaspers: A Laudatio」, 1958 승효상의 건축에 대한 이 글을 한나 아렌트의 인용구에서 시작하려 한다. 아렌트와의 연결 고리는 필자의 발상이 아니라 승효상 자신이 제시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건축과 도시 정책 영역의 공인으로 활동하면서 그 명분으로 스스로 취한 아렌트의 말이다..
2023.01.06 -
경계 밖으로 스스로를 추방하는 자 2019.11
One who banishes himself out of boundaries 중국 당나라 시대의 문장가인 유종원(773-819)이 쓴 글 중 재인전(梓人傳)은 대목장인 양잠(楊潜)의 직무에 대한 태도를 그린 내용인데, 재인은 오늘날의 건축설계하는 이와 같다. 이 글에 따르면, 그가 사는 집은 허술하기 짝이 없지만, 일을 시작할 때면 도면을 현장의 벽에 붙여놓고 여러 직공들을 불러모아 명확하게 임무를 부여하고 조정하며 질책을 한다. 그는 모든 재료와 공법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으며 일이 끝나고 집이 완성되면 대들보에 자기의 이름만을 새겨 남긴다. 혹시 일하는 도중에 건축주가 틀린 지시를 하면 그 부당함을 말하고 해소 되지 않으면 즉시 그 일에서 손을 떼고 유유히 떠난다. 공공적 프로젝트를 할 때는 임금을 ..
2023.01.06 -
산너울, 구름바다, 세월 품은 거리 곳곳이 모두 풍경화…전라북도
Heaving Mountains, sea of clouds, everywhere of old fashioned street is landscape painting… Jeollabuk-do 고창 선운사 꽃무릇 여름에는 잎이 지고 난 뒤 꽃이 피어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나지 못해(화엽 불상견 상사화; 花葉 不相見 相思草) 서로를 그리는 사무친 한이 서려있다고 상사화라고 불리게 됐다. 상사화의 꽃말 또한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꽃무릇은 그늘에 숨어 무리 지어 핀다 하여 이름지어진 것이다. ‘돌틈에서 나오는 마늘모양의 뿌리’라는 뜻에서 석산화(石蒜花)이라고도 부른다. 상사화는 불갑사, 용천사, 선운사 등 사찰인근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스님들이 상사화의 뿌리를 탱화의 방부제로 사용하기 위해 주변에서 재..
2023.01.06 -
이창(Rear Window)... 건축의 심리학을 이용한 알프레드 히치콕 2019.11
이창(Rear Window)... 건축의 심리학을 이용한 알프레드 히치콕 알프레드 히치콕은 5,60년대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개척했다. 당시에는 조금 색다른 장르영화로 취급되었지만, 그가 보여준 영화적 표현 방법은 매우 독특했다. 대부분 그의 영화들은 공포 영화 같지만, 좀 더 묘한 이미지와 심리를 이용해서 몰입하게 했다. 이야기 중심의 영화가 큰 흐름을 차지하던 5,60년대 이런 표현을 구사한 영화감독은 매우 드물었다. 아마도 공포라는 개념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 몰입하기에 쉬운 것인 듯하다. 그렇다고 아주 심각하게 적나라한 공포의 현장을 보여주거나 잔인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진 않는다. 미행당하고, 의심의 대상이 되고, 쫓기고 다투는 방식으로 영화를 이끌고 나간다. 그 방식 역시 매우 건축적이고,..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