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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 2019.11
Hyeonam(Black Cottage) 대구 시내의 모헌이라는 작은 집에서 새로운 삶의 신비를 즐겨 전하던 건축주가 군위지역에 있는 100헥타르의 산지를 수목원으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오래 전부터 6백 년 수령의 모과나무들을 이식하고 간벌을 하며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더니 기거할 장소가 필요하여 아주 작은 집을 짓게 됐다. 장소는 전체 땅에서 이른바 혈에 해당하는 한복판의 요지이며 이곳에서는 산과 하늘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향은 서향이어서 낙조가 건너편 저수지 너머로 떨어질 게 분명했고 지세를 따라 놓이는 집의 좌향이 겨울 무렵에는 태양의 궤적과 일치할 것이라 판단됐다. 건축주는 앞으로 조성될 전체 수목원이 사유를 위한 공간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 이 건축을 찾..
2023.01.06 -
디자인비따 2019.11
Design Vita Office Building 파주출판도시 1단계의 공동성 형성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관습적 도로체계를 개선할 것을 꾸준히 지적했음에도 그대로 2단계가 시작됐다. 1단계와 비슷한 규모의 땅에 영화 관련 산업이 참여하면서 ‘책과 영화의 도시’라 불리게 된 게 다를 뿐이었다. 파주출판도시 2단계에 속한 이 프로젝트의 땅은 이 도시의 프로그램과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 롯데아울렛과 길을 두고 마주해 있다. 거대 규모의 상업건축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어떻게 이 작은 규모의 건축이 존재감을 잃지 않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였다. 그래서 도로변에 벽체를 세워 내부의 안정을 도모하게 된다. 이 벽체는 콘크리트지만 서가 같은 프레임을 부조하듯 만들어 그들에게도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벽체 안에..
2023.01.06 -
하양 무학로교회 2019.11
Muhakro Methodist Church, Hayang 교회를 가리키는 라틴어의 단어는 에클레시아(Ecclesia)인데 부름을 받은 이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약성서의 에베소서 1장에는 ‘교회는 그(그리스도)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그러니 건물로 교회를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교회당의 원형이나 전형도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름을 받는다는 것, 이는 스스로 자신을 세상의 경계 밖으로 추방하는 일이다. 아마도 예수 그리스도가 그렇게 부름을 받아 세상의 경계 밖으로 스스로 추방하여 불멸이 되었으며 그의 삶을 본받아(이미타티오 크리스티) 사는 이들이 기독교도들인 게다. 순교라는 것은 최고의 신앙 행위이지만 그럴 수 없는 이들은..
2023.01.06 -
명례성지 2019.11
Myeongrye Sacred Hill 이곳은 1866년 병인박해(丙寅迫害) 때 서른여덟의 나이로 순교한 신석복(申錫福, 마르코, 1828-1866)을 위한 성지이다. 그는 소금과 누룩으로 장사를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한번 얻은 신앙을 배반하지 않아 처형당하고 만다. 그의 출생지였던 이곳에 그를 기념하는 성당이 1897년에 지어졌지만 소실되어 1938년에 원래 건물을 다소 축소하여 지은 한식 건축이 남아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 땅은 원래 낙동강물이 휘돌아 가는 언덕이었으나 사대강 사업으로 이제 육지에 솟은 땅이 되고 말았다. 언젠가는 회복될 주변 풍경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평화로웠다. 땅 위에는 한식 성당 외에도 최근 지어진 한옥과 몇 건물들이 있는데 모두가 전체 땅이 가진 지형을 거스르지는 ..
2023.01.06 -
핑두 완커주택문화관 2019.11
Vanke Housing Culture Center, Pingdu 핑두(平度)는 인구 150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지만 무려 3천 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칭따오의 북쪽 외곽에 위치한 까닭에 칭따오의 영향을 받아 근래에 도시의 변혁이 급속도의 물살을 탔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던 관청들이 신개발지로 이전하면서 도시의 가장 오래된 중심지역을 재개발하는 마스터플랜을 수행하게 됐다.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만큼 그 유적을 기대하였지만 이미 민국시대 이후에 들어선 아파트들과 관아건축들은 유감스럽게도 이미 그 유구들을 멸실하고 세운 결과였다. 그러나 어렵게 찾은 고지도들에 의하면 옛길들은 여전히 남아 지금의 길들로 쓰고 있는 게 많아, 이 공간에 입각하여, ‘지문(landscript)’을 주제로 전체 마스터..
2023.01.06 -
시안추모공원 ‘천의바람’ 2019.11
Sian Public Cemetery Park ‘A Thousand Wind’ ‘천의 바람’- 우리 삶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풍경 이 건축은 죽은 자를 위한 시설이다. 무려 만 명의 삶이 죽음으로 모여 있는 곳이니 죽은 자들의 공동체이며 도시이다. 그래서 도시로서 갖추어야 할 시설로 전체를 구성했다. 특히 경사지에 위치한 도시여서 개별의 거처들이 테라스하우스의 형식을 가지는 게 기본이었다. 이 테라스하우스의 앞은 들여 올려진 아래 집들의 지붕을 덮은 잔디로 인해 독립된 영역을 이루고 있으며 위에서 보면 전체가 녹지로 덮여 있어 특별한 공원의 모습이다. 적절한 크기의 테라스하우스들이 모여 이뤄진 작은 공동체들은 경사로나 계단의 길로 연결되고 그 절점에 적절한 크기의 공원들과 광장들 그리고 개별 공동체의 성..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