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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 1021 2019.5
Nonhyun 1021 1970년대 강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아파 트 단지와 단독주택들이 도시의 구석들을 파고들었다. 건물의 수명이 물리적으로는 100년도 넘지만 개발 이익과 경제 논리에 의한 수명은 고작 30년 남짓이라는데, 이 숫자는 바로 강남에서 나온 통계가 아닐까 싶다. 강북 인구의 강남 이전을 위해 만들어진 제3한강교, 한남대교를 넘어오면 처음 만나 는 신사역 사거리. 여기서 도산대로, 강남대로를 통해 언덕들, 골목 안쪽으로 진입하 면 수많은 주택들이 자리하고 있고 이미 수명이 30년도 안 되었을 2000년대 전후부 터 변신이 시작됐다. 강남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신사동, 논현동 일대에는 디자인, 영상, 광고 및 각종 벤처 업종들이 모여들었고, 종로나 강..
2022.12.21 -
[건축비평] 논현 1021공명(共鳴)의 건축 2019.5
Architecture Criticism Nonhyun 1021 Architecture of resonance 건축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길을 걷다 건물을 바라볼 때 내 몸에 꼭 맞는 듯한 느 낌이 나서, 나도 모르게 내안의 무엇과 자연스럽게 공명(共鳴)하는 순간이 있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여러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건축물 자체의 완성도와 조형성이 뛰어나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거나, 도시 환경 및 주변 자연 풍경과 어울릴 때,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하며 냉·난방이 잘되어 기능적인 만족이 높을 때 대부분 그렇다. 그리고 조금은 투박하고 간소한 공간구성이지만 시간의 켜가 묻어있고, 넉넉하고 따뜻하게 다가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인간 적인 느낌일 때 역시 공명이 생긴다. 특히 이러한 느..
2022.12.21 -
산수간(山水間) 2019.5
Another nature 옛 사람들은 산수에 묻혀 은둔자로서 또 자연인으로 살기를 원했다. 자연에는 주 인이 없어 그 누구나 취할 수 있고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다. 건축을 이루는 것은 분명 물질이지만 우리가 그렇듯이 건축에는 물질을 넘는 그 무엇이 담긴다. 이 집은 은퇴 후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의 이상향을 그린 집이다. 건축은 기둥으로 공간을 한정하게 된다. 그 기둥 사이를 간(間)이라고 한다. 이러한 공간의 한정은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자유인에게는 방해가 되지 않을까. 나는 역으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기로 했다. 즉 때로는 공간을 한정 하고, 때로는 받아들이고, 혹은 넓히는 작업들을 통해 작은 집이지만 공간마다 다른 느낌을 갖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었다. 이러한 효과에는 원래 그..
2022.12.21 -
서향각 2019.5
Seo Hyang Gak “여름방학이면 놀러간 할머님 댁의 대청마루가 없었다면 우리는 국문과에 가 지 않았을 거에요. 장마철 높은 습도에 세상 모든 게 눅눅해져 책을 보려 엎드 리면 살이 쩍쩍 달라붙던 대청마루에 대해 재미있게도 우린 같은 기억을 가지 고 있습니다.” 설계초기단계에서 건축주 부부가 풀어놓은 이야기다. 같은 학교 국문과 동기 인 부부는 아파트에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바람 잘 통하고, 햇볕 잘 드는 그리 고 마당 있는 단독주택에 살겠다고 찾아왔고, 그들의 꿈 중 하나는 본인들이 사는 동네에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이라 했다. 신축과 리모델링을 모두 염두해 여러 곳의 땅과 집을 함께 보러 다녔고, 건축 주 부부에게 제격인 땅이 나타나 1년여간의 설계가 진행됐다. 살림집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
2022.12.21 -
동아쏘시오그룹 웰컴센터 2019.5
Dong-A Socio Welcome Center 지난 여름 너무 더웠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에어컨 바람은 도시를 더욱 덥 게 만들었다. 어릴 적 마을 어귀 느티나무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잠시 쉬 어 가던 기억이 떠올라 누군가를 반갑게 맞이하는 ‘웰컴(Welcome)’공간은 조금은 빈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실내 공간을 외부 테라스로 만들고 옆에 작은 연못이 놓여졌다. 이렇게 사람들이 일 하다가 혹은 우연히 만나 잠시 쉬면서 짧은 담소를 나눌 여유 공간이 생겼다. 건물은 대지 경계선에 따라 두 개의 선을 교차시킨 후 한 선은 벽으로 나머지 선은 유리로 구분했다. 돌출된 벽과 유리는 서로 교차하며 각각의 방향에 따라 채광과 그림자를 만들었고 지하에서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전체 공간을 연..
2022.12.21 -
3/1(일삶)빌딩 2019.5
3/1 Building 성수동 _ 아주 오래된 미래 일과 삶의 공생 성수동 3/1(일삶) 빌딩은 중공업 지역인 성수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좁은 골 목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골목을 조금만 벗어나도 여전히 다양한 종류의 공장 들이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는 이색적인 곳이다. 자본주의의 가치에 밀려 많은 공장들이 도시 외곽으로 사라지는 요즘에도 이 곳은 여전히 일과 삶이 경계 없 이 공존하며 활기 있는 건강한 도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일삶 빌딩 역시 성수 동의 도시 풍경처럼 일과 삶이 함께하는 장소이다. 저층의 상업시설과 고층의 원룸형 주거시설이 복합된 건물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혼합으로 낮과 밤의 다른 사용자들은 좁은 대지의 협소한 공간들을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거꾸로 커지는 매스 3/1(일삶) 빌..
20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