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평(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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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떠있는 박스 2025.4
Architecture Criticism _ Toegye-dong Community Center Floating Box 떠있는 박스 처음 방문한 사람은 건축물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도 고개를 돌려 다시 보고 간다. 공모전 심사 당시 보았던 떠 있는 긴 박스의 단순한 지오메트리에 대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현실에서 느껴지는 감흥은 여전히 생생했다. 중력이 사라짐에 잠시 현기증이 온다. 유리와 은빛으로 반사되는 금속 루버 재료의 디테일은 박스의 무게를 줄이는 듯하다. IT기업 사옥도 아니고, 거대한 재단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도 아니다. 유럽도 아니고, 서울도 아닌 춘천의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다. 옥외 주차장에서 박스의 천장 면으로 인도되는 방향을 따라가면 입구..
2025.04.30 -
[건축비평] 고혼진리퍼블릭 사옥대지의 맥락 속 다양한 콘텐츠 품어낸 고혼진리퍼블릭 사옥 2025.3
Architecture Criticism _ KOHONJIN Office KOHONJIN Office that embraces a variety of content in the context of the site 고혼진리퍼블릭 사옥은 대전 서남부 신도시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대전의 도심을 종단하는 갑천을 향해 흐르는 진잠천이 북쪽에 인접해 있는 부정형 대지를 터로 삼고 있다. 사옥을 포함한 주변 풍경은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아파트가 숲속 나무처럼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신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1단계 개발이 종결된 2012년 즈음에 들어선 낮게는 20층에서 높게는 30층 규모의 아파트와 건축선을 충실하게 채운 근린생활시설 사이의 바람길을 따라 시선이 아슬아슬하게 흘러나가는 ..
2025.03.31 -
[건축비평] 서울 e편한세상 어반브릿지아파트 단지, 하나의 도시를 디자인하는 것 2025.2
Architecture Criticism _ Seoul e-pyunhansesang Urban Bridge Designing an apartment complex, a city 건축은 여러 가지 관점이 존재하며 다양하게 실현된다. 유사 이래 건축은 사용자 목적에 의해 진행되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근대 산업사회가 이전과 다른 출발점에서 건축이 만들어졌다. 사용자 목적의 건축이 건축 목적과 이유가 선명하고 구체적이었다면, 산업화 시대 이후의 상당수 건축은 경제적 출발점에서 시작되고 현실화된 경우가 많다. 시장 자본주의가 확장된 20세기부터는 완전히 다른 접근으로 건축되었고, 이른바 생산과 소비의 생태계에서 진행되었다. 대한민국 건축은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수요가 급팽창하면서 전통적 사용..
2025.02.28 -
[건축비평] 광명전통무형유산전수관, 존재와 시간의 건축 2025.1
Architecture Criticism _ Gwangmyeong Traditional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Center The Architecture of Being and Time 시간성은 과거에 있었던 과정 속에서 현재를 만들어내는 미래로서 시간화된다.Temporality temporalizes as a future which makes present in the process of having been.-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존재와 시간(Being and Time)』 전통, 존재와 시간의 가치 광명전통무형유산전수관은 광명농악, 서도소리 등 지역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을 위한 공간으로, 시대와 지역을 넘어서 세대 간 전수를 통해 ..
2025.01.31 -
[건축비평] 골든시스 사옥, 최대와 최소의 연결 공간이 있는 건축 2024.11
Architecture Criticism _ Goldensys office Architecture with maximum and minimum connected spaces 꽉 찬 건축 건축은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생각에서부터 시작한다. 건축을 지을 때 처음부터 구체적인 크기와 형태를 제시하며 시작하는 건축사나 건축주는 거의 없다. 직관에 의한 결정들이 건축의 시작점이 된다. 건축의 완성은 하나부터 열까지 열정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교과서에서 콘텍스트와 주변을 고려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감성에 치우치기 쉬운 감성적인 건축에 최소한의 가이드를 제시한 것은 아닐까? 건축이 예술과 구분되는 지점도 무한대로 직관에만 맡길 수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기본에 가까운 가이드조차 없었다면, 모든 ..
2024.11.30 -
[건축비평] '파도에게' 자연을 담아내는 건축 2024.10
Architecture Criticism _ Dear Wave Architecture that blends into nature 장소의 정체성 강릉은 거대한 백두대간과 광활한 동해가 마주하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지닌 우리나라 대표적 관광도시이다. 최근 이 도시에 다양한 지역 콘텐츠들이 개발되면서 관광객들이 증가함에 따라 숙박시설의 수요, 그중 풀빌라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지는 근사한 소나무 가로와 함께 송정에서 경포대로 이어지는 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파도에게(Dear Wave)’란 프로젝트명과 제법 어울리는 사근진해변에 인접해 있다. 옛 기록에 따르면 ‘사근진’이란 지명은 ‘과거 외부에서 왔던 사기그릇 장수가 살던 나루터’란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최근에는 사근해중공원 전망대가..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