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린생활시설(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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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 1927 아트센터 2023.12
Jochiwon 1927 Art Center 한림제지 폐공장 부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다 일제강점기에 제사공장으로 지어진 건물은 1970년대 제지공장이 되었고, 2000년 초 가동을 멈춘 후에는 방치되었다. 지역경제 발전의 역할을 하던 시설들이 하나둘 멈추면서, 조치원 원도심 일대는 과거 번영했던 전성기를 뒤로 한 채 기능을 잃고 비어 가고 있었다. 오래된 공장은 조치원 근대산업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어 보존가치가 있지만, 건립 기록과 자료가 없었고 건물의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오래전 쓰임을 다한 폐공장이지만 건물은 철거되지 않았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지은 공장의 건축사적 의미보다는 공장에서 벌어진 치열했던 삶의 애환에 대한 흔적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용도에 맞는 재생은 이러한 이야기가..
2023.12.30 -
망미농장 2023.11
Mangmi Farm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망미리에 위치한 대지는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고 평화롭다. 은퇴 이후 이곳에서 과실나무를 재배하며 여생을 보내고 있는 건축주 부부는 근린생활시설과 온실, 캠핑장을 의뢰했다. 이 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녹음(綠陰)이다. 긴 시간 뿌리를 내리고 자라온 녹음과 나무는 무엇보다 긴 시간 이 장소의 기억을 지니고 있다. 이 땅에 앉혀질 건축물의 모습은 자작나무를 닮았으면 좋겠다. 푸르른 녹음들 사이에서 은회색의 존재감은 갖되 아주 큰 덩어리보다는 작은 단위의 군락을 이루어 주변의 녹음과 조화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군락을 이룬 건축물이 주변의 녹음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긴 시간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무를 닮은 형태_벽과 지붕이 합쳐진 이등변삼각형(60°) 나무는..
2023.11.30 -
강아지숲 2023.11
d.forest 강촌 강아지 숲 테마파크 반려동물 시장은 2020년 6조 원대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잘못된 반려문화의 확산으로 유기견이 늘어나고 반려견에 의한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는 등 반려동물 사건이 사회문제화되자, 건축주는 반려문화를 개선하고 선진 반려문화 정착을 위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반려견과 반려인은 물론 비반려인도 함께 할 수 있는 복합 테마파크 건립 추진을 구상하게 됐다. 설계의도 유례가 없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먼저 고려한 부분은 자연과의 조화였다. 이를 위해 부지 지형에 순응하는 건축물을 계획해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이 반려견과 함께 자연을 가까이 느끼며 시간을 보내길 희망한다. 평면계획 강아지 숲은 박물관과 광장을 통해 모든 ..
2023.11.30 -
이태원 골목끝집 2023.9
Blind Alley 때론 어찌할 도리 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 건축물을 계획하면서 가장 마주치기 싫은 설계변경이란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해당 건물은 1969년에 준공한 연와조 주택으로 당시 용산구청장의 사택으로 지어졌다. 지금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박한 연와조 주택으로 연식에 비해 상태가 좋아 신축에 버금가는 증축 리모델링으로 설계가 착수되었다. 당초 계획안은 철골 보강을 통한 2개 층을 증축해 지하를 포함한 총 5개 층을 사옥으로 활용하는 야심찬 그림이었으나, 코로나19에 대응해 도입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급격히 축소되며 기존의 계획안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급격한 금리 변동과 함께 크고 작은 금융계 악재들이 터지며 건축주는 미리 자금 조달 협의를 해두었던 금융사로..
2023.09.14 -
TAILWIND 2023.9
TAILWIND 무질서하게 들어선 주거단지의 이면도로 깊숙이 자리한 오피스. 이 부지는 사방이 빌라로 둘러싸인 이른바 논현동 빌라촌 내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서울 도심지 깊숙한 곳까지 여러 젊은 스타트업 회사들의 오피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이상적인 오피스는 대로변에 줄줄이 늘어선 번듯하고 높은 고층 빌딩에 자리 잡고 있었다면, 요즘 젊은 기업이 추구하는 업무 공간은 많은 부분에서 성격을 달리한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규모의 소형화다. 예전에는 대표 아래 산하 팀이 구성되고 적어도 조직 내에 몇십 명은 구성되어야 번듯한 회사라 불렸다면, 요즘 젊은 스타트업 기업은 1인, 혹은 마음 맞는 둘셋이 일단 업무에 뛰어들어 부딪히며 성장해 나간다. 당장 컴퓨터 하나 놓고 업무를 시작할 수 있고,..
2023.09.14 -
스테이 오피스 2023.8
STAY OFFICE 스테이 온 더 그라운드 : 스테이 오피스 빌딩 마포구 내에서 비교적 평화롭고 한산한 동네인 성산동의 대로변에 위치한 건축물은 남향 빛을 받아 채광이 풍성하고 건물 전면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어 등하교 하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한때 용적률이 300% 이상까지 허용되었던 탓에 기존 건축물은 현재의 허용 용적률보다 크게 지어져있었고, 신축보다 대수선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수선을 선택하면서 다시 태어날 건물과 주변 맥락과의 관계를 고민했다. 일상적 동네 가로에서 혼자 돋보이기보다는 가로 풍경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기를 바랐고, 인접한 건축물들을 통해 마감재와 주색채를 도출했다. 신축 건물을 찾아보기 힘든 성미산로에는 그 시대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적벽돌과 화강석으로 마감된 건물이 대다수..
2023.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