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균(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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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동그란집 2022.4
GIMCHEON Curved House 김천의 동쪽, 운남산과 고성산 사이 도공촌이라는 마을이 있다. 산 깊숙이 자리해 고요하고 한적한 동네다. 대지 앞은 켜켜이 겹친 산세가 펼쳐져 있어 원경이 아름다우며, 대지 옆으로 공원이 있어 근경 또한 푸릇하다. 최근 많은 건물이 들어서면서 마을의 풍경보다는 산만한 분위기에 더 사로잡힌다. 원경, 근경의 자연과 관계를 가지면서 산 아래 박혀있는 돌처럼 크게 눈에 띄지도 않고 묵직하게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길 기대했다. 직장 발령으로 김천에 이사 온 건축주 부부는 두 번째 고향처럼 김천에 머물게 되었다. 평생 살 거 같진 않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 커가는 10년, 15년은 머물게 될 집을 의뢰했다.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 가더라도 자연 속에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
2023.02.18 -
SNOW5319 2021.6
SNOW5319 ‘논현동 뒷골목’, ‘SNOW’, ‘제한 조건’ SNOW 5319는 다양한 시간의 흔적이 혼재되어 있는 ‘논현동의 뒷골목’에서, 내부적으로는 주거지역의 ‘제한 조건’들 속에서 근린생활시설과 단독주택이 도시와 맞닿도록 구성하면서 외부적으로는 ‘SNOW(흰색)’를 통해 가로의 풍경에서 하나의 이정표 역할을 하도록 설계한 건축물이다. SNOW 5319는 번화한 논현동과 청담동의 가운데 경계에서 한 켜 물러난 뒷골목에 신축된 근린생활시설 건축물이다. 더 이상 관리되지 않는 오래된 건물과 새로 지어진 건물이 혼재되어 있는 골목은 다양함과 혼잡함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벽돌부터 석재타일 그리고 콘크리트 노출까지 건물에 사용된 다양한 외벽재료들이 풍경에 영향을 주는 이 골목에서, 새롭게 신축되는 건..
2023.02.06 -
의귀하루 2021.3
Uigwi Haru 여름 무더운 날, 도심에서 벗어나 올레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젊은 남녀. 그 하루는 제주도 귀농으로 이어져 한 가정을 보살펴 줄 의귀하루가 된다. 귀농과 게스트하우스 제주도 여행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울의 삶이 팍팍해질 즈음 새 삶을 꿈꾸게 된다. 서울살이에 지친 한 가정이 제주도에서 귤 농장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면, 그에 어울리는 건물은 어떤 것일까. 첫째는 건물이 귤밭과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둘째는 게스트하우스와 주인집 각각의 사생활이 독립되었으면 좋겠다. 셋째는 게스트하우스가 주인집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이 세 가지를 갖춘 건물을 만들고 싶었다. 귤밭과 조화를 이루는 건물 귤밭을 따라 걷다 보면, 귤밭 위로 떠있는 듯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귤밭을 향해 열려..
2023.02.01 -
인천 서창동 A.A.W 2021.1
A.A.W 건축주가 처음 설계를 의뢰하며 희망한 주택은 다양한 변화가 있는 공간에 재미있는 요소가 있으면서, 장아산을 바라보는 아득한 마당을 갖춘 따뜻한 분위기를 주는 집이었다. 또한, 대지 앞 도로에서 바라보는 집의 모습은 프라이버시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창과 외부디자인을 갖추고, 기능적으로는 채광과 환기가 용이하며 철저하게 비를 피할 수 있는 독립적인 주차장이 건물과 잘 어우러진 디자인을 희망했다. 결과적으로 건물배치는 북쪽 도로를 등지고, 남쪽 장아산을 향해 마당을 배치했다. 도로에서 집을 봤을 땐 유니크하고 단단한 요새와 같은 느낌을 주지만, 마당에서 보는 건물은 남동향의 장점과 장아산의 녹지를 담을 수 있는 큰 창을 계획해 햇빛이 잘 드는 풍성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북쪽 현관 진입로..
2023.01.30 -
도시다반사 2020.8
DOSI DABANSA 대지 전면의 폭은 10m가 채 되지 않고 동서로 좁고 긴 형태였다. 또한 대지를 둘러싼 건물들의 일조권 역시 고려해야 했다. 그동안의 프로젝트와 다른 환경의 작업이었던 만큼, 흔히 사용하지 않던 마감재, 새로운 구법 등을 통해 입체적이고 리듬감 있는 건물을 구상해야 했다. 여백을 통한 여유, 숨 쉴 수 있는 건축물이라는 키워드와 더불어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계단의 배치였다. 2,3층은 16명의 직원들의 사무공간으로, 4층은 세미나, 티타임 등의 휴식시간 및 미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상한 만큼 건물 전 층에 접근성이 좋은 계단을 구성하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 계단실을 따로 둔다면 사무실이 좁아지면서 남,북으로 나뉘기 때문에 차라리 계단이 건축물 ..
2023.01.18 -
02 건축사의 위상과 자격시험 제도 개선 2020.7
건축담론 Architecture Discussion 반세기 이상 유지되어 온 현행 건축사 자격시험 제도는 자격증 소지자조차 자괴감을 느낄 만큼 긍정적인 면이 없습니다. 때문에 새 건축사 자격시험은 큰 틀에서 한국 건축사가 지녀야 할 직능 중심으로, 건축실무에 보다 유익하도록 재편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 시험제도를 과연 건축실무를 해본 사람이 만들었나?”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선진사례를 맹목적으로 참조하기 전 현업의 국내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직원들의 의견과 제안이 중점적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번 담론 글들은 각자 다른 위치에서 쓰였지만 공통된 방향을 가리키며 가장 눈여겨볼 화두는 건축사의 직능은 ‘스킬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겁니다. 어떤 시험이든 시험방식이 있고..
202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