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오딧세이(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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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오딧세이 관동대로 결절점에 생겨난 오래된 장터 2026.7
City Odyssey An Old Marketplace That Appeared at the Node of Gwandong-daero 결절점은 자연스럽게 사람을 끌어들인다. 이는 지리적으로 필연이다. 보행이 전부이던 시절에도 결절점은 있었다. 길이 교차하는 사거리나 주막, 관청 같은 곳 말이다. 사람이 모이자, 이런 길과 시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교역이 벌어진다.나루터도 그런 곳 중 하나다. 강이나 하천을 건너려면 배를 기다려야 하고, 그런 자리에 안성맞춤으로 장터가 생겨났다. 세월이 흘러 나루터에 돌다리가 놓였어도, 이 역시 훌륭한 결절점이었다. 이미 터를 잡은 장터가 영역을 넓혀가며 시장으로 커나간다. 시간의 층위를 따라 시장은 한 지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 강이나 하천을 끼고 있는 도시의 형..
2026.07.31 -
도시 오딧세이 아픈 역사가 빚어낸 음식, 그리고 특화된 거리 2026.6
City Odyssey Food derived from painful history, and specialized streets 한 도시의 이름을 내건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커다란 행운이다. 차이는 있을지언정 맛에 담긴 그 도시의 역사와 문화, 특성까지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안동찜닭이나 전주비빔밥처럼 말이다. 이처럼 도시 하나가 맛에 담겼음에도, 해당 도시에 그 음식으로 특화된 공간을 찾기란 그리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있다 해도, 음식 유명세보다 공간이 알려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의정부엔 부대찌개 거리가 있다.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부대찌개가 의정부에서 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척 남다르다. 아니, 우리 민족 최대 비극인 분단과 전쟁, 그리고 휴전 후 주둔하게 된..
2026.06.30 -
도시 오딧세이 지붕 없는 박물관, 낡은 시간이 빚어낸 재생의 도시 공간 2026.5
City Odyssey A Museum Without a Roof: A Regenerated Urban Space Shaped by Old Time 강화도에 가려면, 반드시 김포 벌을 지나야 한다. 탁 트인 시야에 목가적인 풍경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그래서 조금 불편하다. 그러나 딱히 그게 전부는 아닌 듯하다. 온통 아파트뿐이어도, 도로가 막혀도 감내할 수 있다. 마냥 달뜨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오가는 불편함보다, 정작 강화라는 섬이 간직한 시간과 역사의 무게감 때문이다.김포와 강화 사이로 빠르고 세차기로 유명한 염하수로가 흐른다. 수로는 천혜의 해자 역할을 한다. 또한 지리적으로 개성과 한양에 가깝다. 이로 인해 섬은 위급을 대신해, 역사의 격랑에 휘말리곤 했다. 1232년 몽골 침략, 1636..
2026.05.31 -
도시 오딧세이 복사꽃 진 자리, 연담도시 경계에서 부천을 보다 2026.4
City OdysseyWhere the Peach Blossoms Have Fallen: Viewing Bucheon from the Boundary of Urban Conurbation 봄이면 황홀경이 펼쳐지던 고장이다. 연분홍 복사꽃이 흐드러지면, 유원지인 이곳으로 유람객이 몰려들었다. 부천역 남쪽 성주산엔 야생 복숭아가 지천이었다. 인천역 역장이던 일본인이 이를 개량하여 1903년 재배를 시작, 1925년에 이르러 이곳 복숭아가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된다. 재배 중심지는 당시 부천군 소사면이다. 1970년대 도시화에 밀려 복숭아밭이 사라지기까지 대구 사과, 나주 배와 함께 ‘소사 복숭아’는 우리나라 3대 과일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다.이곳에서 부천이 생겨났다. 초기 도시화가 옛 소사역(현..
2026.04.30 -
도시 오딧세이 안양 1번가, 중심이 어떻게 주변으로 밀려났나? 2026.3
City Odyssey Anyang Ilbeonga (1st Street): How Has the Center Been Pushed to the Periphery? 그토록 화려했던 명성이 어디로 가버렸을까? 한 도시를 대표하는 영광스러운 이름 ‘안양 1번가’ 얘기다. 이곳이 안양 모태다. 명성에 걸맞게 공간은 1세기 넘게 중심지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경부선 개통(1905)과 함께 역이 탄생했고, 과천에 속했던 西(서)가 들어간 두 개 면(面)을 합해 ‘서이면(西二面)’으로 독립한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초기 도시화가 이뤄져 1941년 ‘안양면’이란 이름을 얻는다. 해방 후인 1949년 읍(邑)으로 1973년 시(市)로 승격하였으니, 무려 120년이다. 산업화와 함께 형성된 안양천 양쪽의 너른 공장지대..
2026.03.31 -
도시 오딧세이 화성에서 배태해 결절점에서 자라난 도시, 수원 2026.2
City Odyssey Suwon, a City Born in Hwaseong and Grows from a Node 역은 마치 터줏대감과도 같았다. 1905년 경부선과 함께 탄생하였으니, 120년간 수원의 성쇠를 지켜본 셈이다. 그동안 변화를 거듭해 선로가 십(十)자로 분기·교차하며 KTX와 도시철도, 민자역사와 환승시설을 품은 거대 역으로 성장했다. 한 지역이 대도시로 성장하기까지 영향을 미친 철도역은 그다지 흔치 않다. 대전과 대구, 부산 정도를 손꼽을 만하다. 수원역도 그중 하나다. 역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확산해 인구 120만의 대도시가 되었으니 말이다. 교통의 3요소는 연결시설(link), 결절점(node), 교통수단(mode)이다. 철도나 도로 등 선(線)으로 나타나는 연결시설은 무릇 지역 ..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