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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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환경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다 ⑧ 낡은 건축에 대한 새로운 해석 2023.12
Creating architecture, environment, and the future ⑧ A new interpretation of old architecture 경제성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에, 단지 낡았다는 이유로 폐기되고 없어져야만 할까? 도시와 건축에서 이런 논쟁은 오랫동안 지속돼왔으며,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개발의 경제성과 충돌하면서, 인문적 시각에서의 보존과 경제적 시각에서의 개발은 지속적인 문제로 존재한다. 낡았다는 것은 쓸모없거나 수명이 다해 소멸해가는 개념이다. 이런 대립적 시각은 소설이나 영화 같은 대중문화 전반에 드러나는 시각이기도 하다. 대체로 보존은 서정적이고 정의로운 듯 보이고, 건강한 가치관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한편으로 순수하고(?) 반드시 지켜..
2023.12.30 -
도시의 정체성 <PARTⅡ> ⑤ 도시 서울의 현상 해석 2023.12
Identity of the City ⑤ Interpretation of the urban Seoul phenomena 서울이 오늘날까지 형성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 10개의 도시 어휘들은 서울의 도시 정체성을 결정하는 모든 관련 문제를 통합할 수 있다. 도시 서울은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지기까지 지난 1세기 동안 가속화되며 급격히 변화했다. 서울의 특징적인 역사적 시기는 그 기간이 점점 짧아졌다. 급격한 도시 개발이나 점점 빈번해지는 외부 추진력을 감안할 때, 최근 시기는 비교적 짧았다. 고대는 약 500년간 지속되었고, 이 시기 서울시는 건립 형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식민화 및 산업화 단계는 50년, 전후 재건은 20년, 개발 단계는 10년이 걸렸을 뿐이다. 이들 기간은 각각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2023.12.30 -
도시 오딧세이 ⑦ 을지로 골목은 인쇄산업의 미래다 2023.12
City Odyssey ⑦ Euljiro Alley is the future of the printing industry 을지로엔 ‘인쇄 골목’으로 통칭하는 공간이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개조한 오토바이에 짐을 싣고 다니며 통통거리는 삼발이 소리가 종횡무진 구불구불 좁은 골목을 휩쓴다. 물건을 실어 나르는 소형 트럭도 분주하다. 한눈에도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지는 종이 더미를 힘센 지게차가 이리저리 들어 나른다. 왜(몸빼)바지 입은 식당 아주머니가 늦은 식사를 머리에 이고 어디론가 바삐 걸어가기도 한다. 뭔가를 찍어내느라 숨 가쁘게 돌아가는 규칙적인 기계 소리에선, 묘한 리듬감마저 느껴진다. 그러함에도 굳게 닫힌 문에, 텅 비어 적막이 감도는 낡고 오래된 작업장이 몇 걸음마다 하나씩이다. 폐업했을까? 을지..
2023.12.30 -
건축, 환경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다 ⑦ 도시에서 길의 의미와 종류 2023.11
Creating architecture, environment, and the future ⑦ Meaning and types of streets in the city 건축은 도시를 흥미롭게 만드는 중심 요소이다. 건축들의 군집은 도시를 만든다. 건축은 자연발생적으로 군락을 이루기도 하고,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외부공간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존재한다. 건축과 외부공간과의 관계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존재한다. 건축이 연출하는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때로는 흥미로움, 때로는 지루함, 때로는 경이로움을……. 현대의 건축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에게 많은 감정을 이끌어낸다. 때문에 건축이 만드는 공간이 지루하면 생동감을 잃는다.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생동감 없는 공간에 가지 않는다...
2023.11.30 -
도시 오딧세이 ⑥ 위협받고 있는 서울 도심의 생산 생태계 2023.11
City Odyssey ⑥ Endangered ecosystems in downtown Seoul 태엽을 감지 않은 시계는 그 시침에서 멈춰버린다. 도시공간도 마찬가지다. 살아남으려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속해 가꿔나가야 한다. 하지만 멈춰버린 시계 같은 공간이 종로에 또 하나 생겼다. 세운상가 북동쪽 끝 ‘예지동 시계골목’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제4구역인 이곳은 태엽 끊긴 시계처럼, 그 삶을 다했다. 그 많던 점포는 어디론가 흩어지고, 무자비한 철거에 수십 년 쌓인 시공간이 송두리째 지워졌다. 그 자리에 들어설, 계단식 모양의 건물 조감도가 공개되었다. 옥상정원으로 도시녹지를 늘이겠다는 구상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일 뿐이다. 완공 후엔 업종 및 기능별 젠트리피케이션에 ..
2023.11.30 -
건축, 환경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다 ⑥ 욕망의 절제와 균형, 좋은 도시의 조건 2023.10
Creating architecture, environment, and the future ⑥ Moderation and balance of desire, conditions of a good city 도시에서는 개인과 개인의 욕망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욕망은 인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능 중 하나다. 따라서 사람이 모이면 당연히 욕망의 충돌이 생기고, 이성의 존재인 인간은 욕망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절하고 합의하면서 상호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도시는 이런 욕망의 절제와 균형이 발현되는 곳이다. 근대 이전의 사회는 철저한 힘의 논리로 통제되었다. 건축은 그런 통제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상징이나 규모, 형태나 색상 등은 권력의 도구로 이용되었다. 예를 들면 강력한 왕권 국가의 수도였던 베이징은 황제..
2023.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