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천(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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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오딧세이 지붕 없는 박물관, 낡은 시간이 빚어낸 재생의 도시 공간 2026.5
City Odyssey A Museum Without a Roof: A Regenerated Urban Space Shaped by Old Time 강화도에 가려면, 반드시 김포 벌을 지나야 한다. 탁 트인 시야에 목가적인 풍경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그래서 조금 불편하다. 그러나 딱히 그게 전부는 아닌 듯하다. 온통 아파트뿐이어도, 도로가 막혀도 감내할 수 있다. 마냥 달뜨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오가는 불편함보다, 정작 강화라는 섬이 간직한 시간과 역사의 무게감 때문이다.김포와 강화 사이로 빠르고 세차기로 유명한 염하수로가 흐른다. 수로는 천혜의 해자 역할을 한다. 또한 지리적으로 개성과 한양에 가깝다. 이로 인해 섬은 위급을 대신해, 역사의 격랑에 휘말리곤 했다. 1232년 몽골 침략, 1636..
2026.05.31 -
도시 오딧세이 복사꽃 진 자리, 연담도시 경계에서 부천을 보다 2026.4
City OdysseyWhere the Peach Blossoms Have Fallen: Viewing Bucheon from the Boundary of Urban Conurbation 봄이면 황홀경이 펼쳐지던 고장이다. 연분홍 복사꽃이 흐드러지면, 유원지인 이곳으로 유람객이 몰려들었다. 부천역 남쪽 성주산엔 야생 복숭아가 지천이었다. 인천역 역장이던 일본인이 이를 개량하여 1903년 재배를 시작, 1925년에 이르러 이곳 복숭아가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된다. 재배 중심지는 당시 부천군 소사면이다. 1970년대 도시화에 밀려 복숭아밭이 사라지기까지 대구 사과, 나주 배와 함께 ‘소사 복숭아’는 우리나라 3대 과일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다.이곳에서 부천이 생겨났다. 초기 도시화가 옛 소사역(현..
2026.04.30 -
도시 오딧세이 안양 1번가, 중심이 어떻게 주변으로 밀려났나? 2026.3
City Odyssey Anyang Ilbeonga (1st Street): How Has the Center Been Pushed to the Periphery? 그토록 화려했던 명성이 어디로 가버렸을까? 한 도시를 대표하는 영광스러운 이름 ‘안양 1번가’ 얘기다. 이곳이 안양 모태다. 명성에 걸맞게 공간은 1세기 넘게 중심지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경부선 개통(1905)과 함께 역이 탄생했고, 과천에 속했던 西(서)가 들어간 두 개 면(面)을 합해 ‘서이면(西二面)’으로 독립한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초기 도시화가 이뤄져 1941년 ‘안양면’이란 이름을 얻는다. 해방 후인 1949년 읍(邑)으로 1973년 시(市)로 승격하였으니, 무려 120년이다. 산업화와 함께 형성된 안양천 양쪽의 너른 공장지대..
2026.03.31 -
도시 오딧세이 화성에서 배태해 결절점에서 자라난 도시, 수원 2026.2
City Odyssey Suwon, a City Born in Hwaseong and Grows from a Node 역은 마치 터줏대감과도 같았다. 1905년 경부선과 함께 탄생하였으니, 120년간 수원의 성쇠를 지켜본 셈이다. 그동안 변화를 거듭해 선로가 십(十)자로 분기·교차하며 KTX와 도시철도, 민자역사와 환승시설을 품은 거대 역으로 성장했다. 한 지역이 대도시로 성장하기까지 영향을 미친 철도역은 그다지 흔치 않다. 대전과 대구, 부산 정도를 손꼽을 만하다. 수원역도 그중 하나다. 역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확산해 인구 120만의 대도시가 되었으니 말이다. 교통의 3요소는 연결시설(link), 결절점(node), 교통수단(mode)이다. 철도나 도로 등 선(線)으로 나타나는 연결시설은 무릇 지역 ..
2026.02.27 -
도시 오딧세이 행궁동 골목, 시간을 품은 옛길을 거닐다 2026.1
City Odyssey Haenggung-dong Alley: Strolling Through Old Street Embracing History 수원의 상징을 꼽으라면 단연코 화성(華城)이다. 조선 르네상스라는 정조 치세, 백성을 바탕에 둔 신도시를 그 표징으로 삼았기에 더 그러하다. 그런 측면에서 화성을 품은 수원은, 아테네나 로마만큼 축복받은 도시임이 분명하다.억울하게 죽어간 아버지를 신원하려 했다. 정통성 회복이다. 왕은 세손으로 정통성에 끊임없는 도전을 받아왔다. 1789년 아버지 능을 중랑천 옆 배봉산에서 화성 화산(花山)으로 이장하면서, 장헌세자로 추존한다. 능도 영우원(永祐園)에서 현륭원(顯隆園)으로 높여 부른다. 그리고 현륭원을 참배하는 행행(行幸)을 한다. 그 길에 민심을 살피고, ..
2026.01.30 -
도시 오딧세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이 도시의 기억 2025.12
City Odyssey The City Which Was Left as Nine Pairs of Shoes 남한산성 아래 펼쳐진 너른 분지다. 반세기 전, 이곳에 빈민들이 반강제로 이주하면서 하나의 도시가 생겨났다. 그 과정은 고통스럽기만 했다. 여전히 비좁은 골목과 작은 필지, 밀집된 주거 형태가 당시의 상흔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공간이 한때 생존권을 다투던 항거의 현장이었음을 기억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아픔이 여러 이야기로 각색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윤흥길 소설 가 있다. 작가는 ‘대학 나온 안동 권가 기용 씨’를 등장시킨다. 출판사에 다니는 지식인 권씨는, 내 집 마련 꿈을 꾸며 광주 대단지에 분양증서를 사 이주해 온 ‘전매입주자’다. 또한 ‘광주 대단지사건(8.10 성남 민권운동)’의 주..
202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