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평(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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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몽브레뉴 경계의 조작과 과정을 통한 풍경의 재구성 2026.7
Architecture Criticism _ Montbreneu Reconstruction of Landscapes Through the Manipulation of Boundaries and Processes 부지의 조건: 근경과 원경의 이중 구조의 모순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카페 ‘몽브레뉴’의 부지는 한국 대도시 교외 지역이 처한 전형적 모순을 압축한다. 그곳의 여유로운 자연은 대도시의 주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가 공간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빠르게 ‘자원화’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난개발은 주변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였다. 반면 원경(遠景)의 산세는 여전히 온전함을 유지한다. 이로써 이곳의 부지는 황폐한 근경과 수려한 원경이라는 이질적 층위가 중첩된 이중 구조를 갖는다. 멀리서는 목가적..
2026.07.31 -
[건축비평] 강사유(江思留) 생존과 실존 사이 2026.6
Architecture Criticism _ House of River Thoughts Between Survival and Existence 낭만과 순수 집을 짓는 과정은 여러모로 낭만에 기댈 가능성이 크다. 물 맑고 경치 좋은 곳의 단독주택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그림 같은 창, 장작 소리 깊어가는 가을, 도란도란 군밤 익는 벽난로, 별 헤는 여름밤, 우리만의 마당...... 자연을 닮고 싶은 소망은 ‘나무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진다. 한편, 박진택 건축사에게 나무는, 군더더기 없이 내외부를 관통하는, 그리고 “겉과 속이 같은” 재료였다. 그래서 나무라야 했다. 골조, 내장, 외장 마감까지, 몸 전체를 하나의 물성으로 완성하려는 순수성을 그는 꿈꿨다. 집주인이 일상의 낭만을 품고, 설계자가 ..
2026.06.30 -
[건축비평] 호운, 아이처럼 유희하는 건축사 2026.5
Architecture Criticism _ HO-UN The architect Who Played Like a Child “나는 다양한 건축세계를 탐험하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드러내고자 하는 건축사입니다.”포니테일을 한 김효만 건축사가 카고 바지, 스니커, 후디셔츠 차림으로 나지막하게 말한다. 마치 사진작가가 이미지를 통해 세상을 해석하듯, 오직 건축사로서의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한 방편으로 호운에 접근하기로 하자. 호운은 수수께끼 같으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상상력을 가진 그의 다면적인 성향의 문을 열어줄 일종의 ‘파스파르투(Passe-partout)’와 같다. 청소년 시절 화가나 조각가를 꿈꾸는 예술 지망생이었으나, 가족의 반대로 건축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 꿈의 단념은 오히려 풍요로운 정신..
2026.05.31 -
[건축비평] 성수동2가 근린생활시설 리모델링, 낡은 시간 위에 가치를 짓다 2026.4
Architecture Criticism _ Remodeling of neighborhood facilities in Seongsu-dong 2-ga Rebuilding on Spatial Heritage 리모델링, 도시의 숨통을 틔우는 영리한 생존법 신축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선언이라면, 리모델링은 기존 맥락 위에 새로운 질서를 덧입히는 정교한 편집이다. 최근 리모델링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효율성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도시의 기억을 보존하면서도 현재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건축적 지혜가 발현된 결과이다. 특히 80~90년대 노후 벽돌 건물들이 밀집한 성수동에서 리모델링은 지역 특유의 헤리티지를 이어가는 유효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과거의 법규를 지렛대 삼아 현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이 ..
2026.04.30 -
[건축비평]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오피스 인간적인 브루탈리즘 2026.3
Architecture Criticism _ Studio Paranoid Office Human Brutalism 부동산 사장님의 건축학 언젠가 사무실을 임대하러 다니던 때, 매물을 소개하던 사장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건물 괜찮아. 돌로 된 건물이야.” 우리 도시를 채우는 근생 건물 시장에서 화강석은 신축과 세련됨의 상징이 되었고, 벽돌은 낡은 건물의 표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골목길을 채우던 따뜻한 물성에 대한 향수는 건축사들을 다시 벽돌로 이끌었다.그래서 스테이 아키텍츠(홍정희+고정석)가 ‘파라노이드’를 설계할 때 먼저 고민한 것도 외장재료가 보낼 신호였다. 최신 유행에 민감한 영상을 만드는 광고 제작사의 사옥을, 오래된 소규모 빌딩이 가득한 강남의 골목길에 지어야 한다...
2026.03.31 -
[건축비평] 향약원 별관 10년의 비움으로 빚어낸 한 건축사의 담담한 기록 2026.2
Architecture Criticism _ Hyangyakwon Annex An architect’s calm record, shaped by 10 years of emptiness 다이어그램의 시대, 감각의 복원 오늘날의 건축 설계는 점차 명쾌한 논리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복잡한 대지 조건과 프로그램의 얽힘을 단순한 몇 장의 다이어그램으로 치환하여 설득력을 얻는 방식은 효율적이지만, 때로는 그 명쾌함 뒤에 숨겨진 공간의 실재적 체험을 간과하게 만든다. 개념이 강한 건축은 눈에 띄지만, 그 안에 머무는 사람의 시선과 발걸음은 종종 도식화된 논리에 갇히곤 한다. 최근 마주한 코스맥스 향약원 별관은 이러한 흐름과는 결이 다른 태도를 보여준다. 이 건축물을 설계한 이호성 건축사는 설계 과정에서 다이어..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