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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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의 글래머 2020.3
Glamor of Hollywood Movies 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충격이 하도 강력해서 디자인 칼럼이지만 영화 이야기를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 영화는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를 받은 것으로서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아카데미 수상은 작품성 말고 다른 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다. 미국 중심, 영어 중심, 백인 남성 중심의 어워드가 새로운 정기를 맞았다는 식의, 이미 언론에서 밝힌 것을 되풀이할 생각은 없다. 나는 디자인 칼럼니스트로서 디자인, 더 나아가 현대의 생활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는 중학생 때부터 영화의 광팬, 이른바 ‘시네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시네필이라고 하더라도 1980년대 초에 영화를 볼 수 있는 통로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지금처럼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 ..
2023.01.11 -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 포스터들 2020.2
Intriguing movie poster 해외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 있는 영화 은 포스터 디자인에서도 남다른 감각을 보여주었다. 이 포스터는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의 각종 영화 포스터 판매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다. 한국의 영화 포스터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의 포스터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 영화로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에서 에 평점을 준 관객은 16만 명이 넘는다.(2020년 1월 집계) 봉준호 감독의 또다른 걸작으로 16년 전에 개봉된 의 11만 명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한국 최고 흥행 영화인 의 평점 참여 관객 수는 3천 명대에 불과하다. 이것만 봐도 이 영화가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에게 알려졌는지 ..
2023.01.10 -
비난을 면키 어려운 올림픽 로고 디자인 2020.1
Design of Olympic Logo that is difficult to avoid the Public Censure 2024년에 개최될 파리 올림픽의 로고가 지난해 10월에 발표되었다. 이번 로고는 중의적 의미를 그래픽에 담았다. 심벌 마크는 여성의 얼굴처럼 보이며, 동시에 올림픽의 성화로도 보인다. 심벌 마크 속 여성은 프랑스 대혁명기에 등장한 가상의 인물인 ‘마리안느(Marianne)’로서 명실공히 프랑스를 상징하는 여인이다. 마리안느의 머리 모양에 따라 속 공간은 불꽃 모양이 된다. 그러니까 이 로고는 올림픽 성화라는 보편성과 마리안느라는 프랑스의 민족적 정체성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다. 로고 마크는 곡선적이고 장식적이다. 동그란 모양의 심벌 마크와 곡선적인 로고 마크에는 기하학적인 형태가 들..
2023.01.09 -
제복의 효과 2019.12
Effects of uniforms 나는 서촌에 산다. 이곳은 매일 크고 작은 시위가 있고 토요일에는 대규모 시위가 있다. 평일 시위는 다양하지만, 토요일 시위는 거의 예외없이 애국 보수 단체의 반정부 시위다. 요 몇 달 동안 시위가 없는 토요일은 한 번도 없었던 거 같다. 시위가 있는 날이면 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토요일에 친구들과 함께 인왕산에 오르기로 한 날 오후에 밖을 나왔다. 아니 웬 일인지 시위가 없다. 요 몇 달 사이 시위가 없는 토요일은 처음이다. 경복궁역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해서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군복을 입은 한 노인이 천천히 정류장 쪽으로 걸어온다. 두리번거리면서 뭔가를 찾는 것 같았다. 그리곤 버스 정류장 앞에서 뒷짐을 지고 서 있다. 그는 분명히 시위를 하러 나왔을 것이다...
2023.01.07 -
디자인된 사물을 전시한다는 것
Exhibiting Designed Objects 2019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9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렸다. 나는 디자인 전시회만큼 기획하기 어려운 게 없다고 생각한다. 예술작품은 원래가 전시용으로 만들어지지만, 디자인된 사물은 일상의 필요를 충족시키고자 현실화되는 것이므로 전시와 무관하게 만들어진다. 처음부터 갤러리에 전시될 것을 고려하는 예술작품은 당연히 거기에 걸맞은 내용과 형식을 갖추게 된다. 다시 말해 전시장에서 빛이 날 수 있다. 반면에 대부분 거실이나 방과 같은 은밀한 사적 공간을 위해, 각종 생활의 편리를 위해 디자인되는 사물은 과연 전시 공간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빛을 발하는 것은 고사하고 전시장에 어울리기나 하는 걸까? 나의 의문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백화점이나 쇼핑..
2023.01.06 -
너무 착한 바우하우스 2019.10
Very Good Bauhaus 8월 말에 건축과 디자인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되었다. 와 가 그것이다. 두 영화 중 먼저 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이 영화의 원래 독일어 제목은 다. ‘미래를 건설하는 것으로부터 – 바우하우스 100년’이다. 제목을 보면 이 영화가 단지 바우하우스의 역사에 대한 영화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바우하우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적이 없다. 1919년부터 1933년까지 불과 14년만 지속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100년을 지속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마도 이 영화는 그것을 증명하려고 한 듯하다. 영화 의 첫 장면은 바우하우스가 폐쇄된 뒤 지어진 국제주의 양식 건물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국제주의 양식은 바우하우..
202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