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스레터(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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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가입’, 무엇보다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2022.2
‘Compulsory membership’, above all, present a vision! 현행 건축사협회 임의가입제가 22년 만에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제로 전환된다. 대한민국 내 여러 직능단체들이 잠시 임의가입을 유지하다 오래전에 의무가입으로의 복원이 진행되었음에도 건축사의 의무가입은 이제야 비로소 마무리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반대 입장이 존재하고, 향후 제도 안착 과정이 창창하리라고 보지 않는다. 어려움과 내부의 갈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건축사 역시 법률적인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대한민국 사회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사회적 역할과 동시에 국가 공인 전문가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소명이 있다. 의무가입 시행 이후를 대비해 준비하고 개선해야 할 일들이 산더..
2023.02.16 -
건축의 보존, 장소와 도시의 정체성…더 나아가 국가의 정체성 2022.1
Preservation of architecture, identity of place and city… and furthermore national identity 정체성(Identity)은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비즈니스 영역뿐만 아니라 모든 일의 출발에 정체성 분석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도시는 정주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여러 가지 생산과 소비의 공간이다. 과거와 달리 도시 자체가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인큐베이터이자 생산거점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기적 고생산성을 바탕으로 한 극도의 경제성과와, 동시에 윤리적이고 인문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한 낮은 이익의 장기적 생산과정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은 그 도시의 특성, 더 나아가 국가 정체성과도 연결되고 있..
2023.02.15 -
‘집’에 대한 여러 가지 제도적 시각의 모순 2021.11
Contradictions of different institutional perspectives of ‘house’ 몇 해 전 한 정치인이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어야 한다는 발언과 함께 경고성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와 달리 ‘집’은 사는(Buy) 것(Product)의 가치로 맹위를 떨치며 요란스럽게 자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키웠다. ‘집’의 본질은 원천적으로 인간이 보호받을 수 있는 거처다. 오랜 기간 ‘집’은 그 역할에 충실했고, 의식주의 하나로 존재했다. 그런 집이 20세기에 들어서 갑자기 부수적 기능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자산화되고, 수익화된 ‘부동산=집’의 등장이다. 그리고 의식주 중 하나인 집의 가격 불안정성은 모두의 불만 대상이 ..
2023.02.13 -
후진국형 한국 건축정책과 제도, 한국 공공건축의 격 낮춘다 2021.10
Underdeveloped Korean architectural policies and systems lower the class of Korean public architecture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와 자하 하디드.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하 DDP)는 담당 공무원들에겐 끔찍한 프로젝트였다. 이들에게 동대문 DDP의 건축적 가치를 질문하면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문화와 기술적 성과인 건축가치를 지닌 건축으로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은, 건물이 아닌 ‘건축’이다. 해외 유수의 문화적 가치지향성 행사나 주체들이 한국에서 행사장으로 선택하는 곳이 DDP다. 세계 패션의 선두주자인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브랜드에서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나 작가들이 자신들의 전시나 행사를 하고픈..
2023.02.10 -
현대건축의 거장, 그들의 발언 2021.9
Masters of the modern architecture, and their words 대한민국에서 건축의 사회적 위상은 어떨까? 1960년대 협회지를 찾아보면 당시에도 이런 질문이 있었던 듯하다.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중후반에 기성 건축사들이나 대학의 교수님들께도 수도 없이 들었던 자조 섞인 질문이었다. 세월이 흘러 기성세대가 되고, 나도 어느새 윗세대보다 아랫세대가 많은 건축동네에 서 있다. 그리고 편집장으로서 매달 한 번씩 쓰는 글에도 이런 의미와 주제가 여러 번 다뤄졌다. 과거의 여러 자료를 곰곰이 보다가 새삼 느낀 것이 있다. 우리 건축계 인사들이 사회적 발언을 너무 안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분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각종 언론을 통해 발언해왔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오래전부터 ..
2023.02.09 -
공정, 경쟁, 그리고 생존을 위한 협상력 2021.5
Fairness, competition, and negotiation for survival 처절하게도, 건축사들이 내건 구호는 ‘생존’이다. 이번 대한건축사협회장 선거의 구호였다. 처음 들었을 때, 굳이 그런 표현을 사용해야 할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내면으로는 온전히 공감하며 동의할 수밖에 없는 단어였다. 경제적 부분에서 본다면 나는 생존보다 건축이라는 일 자체에 더욱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 그래서 생존이라는 단어가 확 와닿진 않았지만, 생각을 거듭하면서 ‘생존’은 건축을 하는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한 표현으로 이해되었다. 맞다, 현재 우리 ‘건축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벼랑 끝에 있다. 대한민국에서 국가로부터 자격이 공인된 ‘건축사’는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오죽하면 일..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