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월호(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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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정원 2020.10
Dandelion Courtyard 머리말(Prologue)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거리를 뛰노는 아이들로 북적이던 골목은 어느 순간 한적한 동네로 변했다. 전통시장으로 가는 행인들은 몇몇 없고, 손님이 줄어든 가게 앞에서는 노인들이 모여 옛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오랜 역사를 가진 강릉 구도심 시장 역시 도시의 확장과 택지의 등장 등으로 인적이 사라지고 시장 상인들의 주거와 작고 오래된 식당만 남았다. 건축주는 그 익숙한 동네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 위해 자신의 주택과 상인들에게 임대할 주택을 짓길 원했다. 한줌 먼지에 허겁지겁 뿌리를 내리고 눈물겹도록 노랗게 피어나는 민들레꽃처럼, 이 척박한 골목에 작지만 민들레가 자랄 공간을 만들어 주는 작업을 시작했다. 다층 공유 정원(Multistory ..
2023.01.25 -
Enlluné _ ‘섬, 바람 그리고 달빛이 머무는 집’ 2020.10
Enlluné _ House between wind, moonlight, island 건축 배경 정년을 맞은 지인 건축주 내외분에게 의뢰가 왔다. 평생 열심히 살고 멋지게 마무리한 삶이라면 어떤 집을 짓고 싶을까? 가성비를 따지는 몰개성의 아파트가 아닌 집주인의 생각과 긍지가 담겨 있어 훗날 자식들이 손주들이 고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집, 돈으로 살 수 없는 감성과 스토리가 있어 우리 가족의 작은 역사와 추억이 아로새겨질 그런 집, 그런 집을 지어야 하지 않을까? 건축을 시작하기에 앞서 건축주에게 건축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했다. 이렇게 제주에서의 첫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건축주의 요구사항 “아파트는 답답하다. 바람이 잘 통하는 집에서 살고 싶다. 서귀포 앞 바다 범섬을 바라보고 싶다. 공간이..
2023.01.25 -
YB1979 2020.10
YB1979. Bongcheun-dong 1678-3 Multiplex Housing 완공된 건축물 전면엔 단출하지만 당당한 느낌의 사인이 부착돼 있다. YB 1979는 신축 이전 이 대지에 오랫동안 자리했던 단독주택의 소유자 이니셜과 준공연도를 담은 이름이다. 소유자는 건축주의 부친이다. 설계 의뢰가 오가고 규모 검토가 이뤄질 때부터 건축주는 벽돌조로 단단하게 지어진 본래 건축물에 깃든 성장기 추억과 가족의 기억을 아쉬워하고 자주 회상하곤 했다. 철거될 땐 본래 건축물의 빛바랜 청사진 도면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부탁하기도 했다. 신축 건축물은 공동주택이라는 용도에 맞게 용적률과 전용면적을 최대로 설정해 설계했지만 그보다는 기억을 담아내는 데 더 큰 가치를 뒀다. 벽돌 마감재 쌓기에 양괴감을 부여하기..
2023.01.25 -
뵤뵤 카페 2020.10
Byobyo Cafe 이야기(Story) 작은 카페를 ‘경험의 공간’으로 보고,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라운드 레벨, 창을 통한 뷰 확보, 바람과 함께 느낄 수 있는 테라스, 마이너스 공간에서 느껴지는 하늘, 작은 창에서 보이는 엿봄의 공간, 수직 오픈으로 만든 탁 트인 공간, 기둥을 부재로 확보된 뷰 포인트, 두 개 큰 창의 간접적인 필터링을 이용한 공간의 엮임, 기존 대지에 존재하던 현무함으로 확보한 대지의 연속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대지(Site) 1. 대지 형태에서 오는 특별함 처음 현장을 봤을 때 특별함을 느꼈다. 시야에 걸리는 것 없는 넓게 펼쳐진 언덕 평야, 멀리서 다가오는 바다, 한쪽에 펼쳐진 비양도가 그림처럼 존재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듯 이 대지엔 다양한..
2023.01.25 -
담양 만성리 죽녹원 힐스뷰Ⅰ2020.10
Juknokwon HillsviewⅠ 디자인 모티브(Design Motive)_산(山) 담양읍 만성리에 위치한 계획대상지는 죽녹원과 인접한 곳으로 나지막한 구릉지에 입지해 있다. 건축주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아름다운 전원주택’이란 의미로 이곳을 ‘힐스뷰(hills View)’라 명명했다. ‘힐스뷰’의 언덕을 광의적으로 보면 산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곳 ‘만성리’의 유래를 찾아보면 ‘전남의 5대 명산인 추월산의 정기가 뻗어 만사가 성숙한다’하여 이름 지여진 지명이다. 이 역시 추월산이란 산과 관여된 장소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대상지 역시 완만한 구릉지에 입지하고 있다. 건축물의 명칭, 지명, 자연지형을 종합해보면 산(山)과 연관되어 있음을 직시할 수 있다. 건축물은 서..
2023.01.25 -
모제림 모발이식센터 리노베이션 2020.10
Mojelim Hair Transplantation Center Renovation 기존 건축물은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1993년에 지어졌는데, 설계 당시에도 23년 된 고건축물이었다. ‘신축 vs. 리모델링’이 사업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건축주는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최대 용적과 경제성 원리를 기준으로 저렴하면서도 퀄리티 있는 디자인을 요구했다. 리모델링 공사비로 신축 대비 60%를 기준으로 설정하고, 다각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했다. 물론 빼어나고 가치 있는 디자인은 기본이었다. 디자인 방향은 기술을 바탕으로 디자인 가치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좀 더 구체적이고, 안정적이며, 특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확실성이 있어야 가능한 사업이었다. 각 층을 수평으로 증축하고 동시에 2개 층을..
202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