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159)
-
페스티벌 오브 라이츠 일산사옥 2024.3
Office building for Festival of Lights 페스티벌 오브 라이츠 일산사옥 (Office building for Festival of Lights) “창고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연전문 조명회사 설립 10년 만에 사옥을 추진하는, 건죽주와 첫 상담에서의 강력한 요구사항이었다. 이후 몇 차례 건축주와 상담을 하고 나서, 제한된 예산을 고려해 창고보다는 부속 사무실의 형상과 공간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건축주는 깊은 고민 끝에 다시 “창고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건축사들은 ‘집은 집답게, 학교는 학교답게, 교회는 교회답게’라는 건축의 합목적성에 대한 격언을 디자인 윤리처럼 여기지만, 건축사는 건축주의 진실한 요청사항에 응답해야 한다. 한국에서 창고 건물..
2024.03.31 -
U2 OFFICE 2024.3
U2 OFFICE 도시의 풍경 양재천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오래된 도시의 모습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도시와 건축이 어우러지고 있다. 우리가 만난 대지도 기존 도시가 가지고 있는 정리되지 않은 모습으로, 전선이 많은 전봇대가 두 개나 있었으며 인접 대지에는 다세대 주택과 임대 상가가 인접해 있었다. U2 프로젝트는 도시의 변화에 어울리는 건축으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넣어주는 건축으로 진행하고자 했다. 건축주와 다른 생각을 제안하다 건축주가 원하는 건축 방향은 오래전부터 구체화되어 있었다. 1층은 상가 및 주차장으로, 2층부터는 임대 세대로 원룸과 투룸으로 진행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했다. 그대로 진행하면 건축 방향이 양재동에 부합하지 않을 것 같아 건축주의 생각에 반하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 결..
2024.03.31 -
서울식물원 2024.3
Seoul Botanic Park 해 질 무렵 서울식물원에 갔다. 이곳은 서울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마지막까지 논농사가 지어졌던 마곡지구의 중심 공원이다. 대규모 R&D센터 중심의 택지 개발로 많은 기업의 사옥이 들어온 마곡지구의 중심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504,000제곱미터 면적의 공원 내 식물원이다. 4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진 서울식물원을 거닐다 보면 특히 면적 7,602제곱미터에 지름 100미터의 오목한 꽃 모양의 온실이 눈에 들어온다. 형태를 보여주는 철골구조를 외부로 노출해 곡선의 구조미를 표출하며, 건축구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차가운 철골과 유리 외피의 온실이 해 질 무렵 노을빛 따듯한 주변의 수목과 어울려 대비적이면서도 조화로운 모습으로 건축의 아름다움을 더욱 드러낸다. 사진·글. 정익..
2024.03.31 -
건축, 환경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다 ⑪ 관광으로 평가받는 건축의 가치와 도시 발견 2024.3
Creating architecture, environment, and the future ⑪ The value of architecture and the discovery of cities considered to be tourism 유유자적 (悠悠自適) 유사 이래, 여흥으로 살고 있는 지역을 떠나 이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돈뿐만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계층에서나 가능했기에 귀족이나 부르주아들만 가능했다. 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사치스러운 행위이면서 지적 유희의 행동이었다. 물론 여행의 어원을 고대 시대 또는 중세 십자군에서 찾기도 하지만 오늘날 이야기하는 근대적 의미는 아니었다. 근대 이후의 여행은 위락과 휴식, 새로운 경험과 교양의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다. 오늘날 관광과 여행이라는 이 두 ..
2024.03.31 -
도시 오딧세이 ⑩ 아직 남아 있는 쓰임을 애타게 기다리는 공간 2024.3
City Odyssey ⑩ A space that is still anxiously waiting for its remaining uses 동대문을 벗어난 발길이 개천(開川)으로 향한다. 왕비가 청령포로 귀양 가는 왕과 눈물로 이별했다는 영도교(永渡橋)에 이른다. 곧게 흘러온 물이 오간수문을 빠져나와 이곳에서 활처럼 휜다. 아낙들이 모여 소식을 나누었을 빨래터를 지나선, 개천은 점점 품을 넓힌다. 영도교가 청계7가∼8가 한가운데에서 개천을 건넌다. 경상도와 강원도, 함경도로 향하던 길 초입으로, 왕십리 지나 뚝섬과 광나루를 잇대었으니 분명 번잡하였으리라. 다리 건너가 황학동이다. 성동공고 남측 가구 거리가 왕조시대부터 장터였으니, 이곳 역시 물산과 사람들로 넘쳐났으리라. 왕십리 채소밭과 황학동 미나리꽝이..
2024.03.31 -
계단, 경사로 그리고 저소음 구역 2024.3
Stairs, ramps and low noise areas “내 건물에 장애인이 들어올 일은 없는데 왜 장애인 경사로를 설치해야 합니까?” 건축 설계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상황을 겪으며 좋든 나쁘든 인상적인 기억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저 말을 듣던 날의 놀라움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당시 건축주는 허가를 진행하며 관련 부서들과 협의하는 단계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로 건물 입구의 단차를 경사로로 바꿔야 하는 일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잠시 멈칫했지만, 지어질 건물이 관련 법률에 의해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설치 대상인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축주는 이유를 듣고 난 후에도 자신의 건물에 공공이니 공중이니 하는..
202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