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평(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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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개념과 감각, 그리고 건축 2023.8
Architecture Criticism Concepts, senses, and architecture 먹거리 타운으로 유명한 대구의 들안길에 일명 들안예술마을로 불리는 곳이 있다. 상동과 두산동의 오래된 주거지로서 50여 개의 다양한 공방과 갤러리가 자생적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수성구의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으로서 노후화된 단독주택과 원룸 건물을 매입해 이를 예술과 문화가 연계되는 공공예술촌으로 개조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사업이 실행되고 있다. 공공예술촌 사업은 대구시 수성구의 핵심 정책으로서 지역의 문화에 대한 정책과 건축사의 공간에 관한 생각을 섬세하게 반영해 공예가와 주민, 그리고 방문자가 자연스럽게 연계되고 창작과 유통이 순환되는, 지속 가능한 문화 소비의 ..
2023.08.18 -
[건축비평] 레이키푸이스토, 가족숙박시설에서 미술관으로 2023.7
Architecture Criticism Leikkipuisto, from family lodging facility to an art gallery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가족숙박시설 건축사사무소가 수행하는 업무는 복잡한 작업이지만, 작업 진행 프로세스는 결과물과 관계없이 많은 변화 없이 수행된다. 대지가 정해지면 대지분석이 이어지고, 사례 조사를 통해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정한 후, 매스스터디와 평입단의 지속적인 연구와 스터디로 최종 건축물을 완성한다. 이 단계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사례 조사를 통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사례 조사를 통해 용도에 맞는 프로그램의 방향이 정해지면, 여기에 부분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끼워 넣는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창조하기보다는 기존 사례 분석을 통해서 검증..
2023.07.24 -
[건축비평] 불이(不二) 2023.6
Architecture Criticism Non duality 최근 청주의 ‘스페이스 몸 미술관’에서 꽤 알려진 세 여성의 작품들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다. 그 미술관은 그 근처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의 개방수장고처럼 일반적으로 잘 정돈된 공간과는 전혀 다르게 새로 우뚝 선 아파트 단지의 한 가운데에 고립된 외로운 섬처럼 자리하고, 우리들의 구질구질한 시간의 옛 흔적들을 간직한 채 남아있는 아주 평범치 않은 마지막 공간인 듯하였다. 그래서 미술작품 자체보다 아파트 건물 주변과의 새로운 관계에서 작품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하기에 충분했다. 그곳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쉽게 목격되는 정신없는 개발의 현장, 즉 자본에 의해 동네가 전폭적으로 뒤바뀌면서 사라져가는 그런 공간이었다. 그런 공간에서..
2023.06.23 -
[건축비평] 절반을 채우는 그릇 2023.5
Architecture Criticism Bowl filling half way 십수 년 전 필자는 학부 휴학 중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신입사원이었던 이승진 건축사를 만났다. 두 사회 초년생의 만남은 경쟁과 견제로 시작되었지만, 어느덧 연대와 동지애로 이어져 건축적인 열정과 고민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공교롭게 둘 다 조금 단조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 이승진 건축사는 삼우건축에서만 13년을, 필자는 매스스터디스에서만 12년의 오랜 실무경력을 마치고 2019년도에 각각 개소하여 각자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로의 초기 작업을 내놓는 타이밍에 그의 작업을 일방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생겨 감회가 새로우면서도 부담스럽지만, 그간 보지 못했던 서로의 인생을 작품과 글로 나..
2023.05.19 -
[건축비평] 포스트 코로나 이후 건축의 지속가능성 2023.4
Architecture Criticism Sustainability of architecture after post-COVID-19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변화한 건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능별, 실별 프로그램 간의 모호한 경계, 소위 공간의 하이브리드화일 것이다. 기존의 건축에서 보였던 명료한 공간의 분할, 용도에 의한 실 구획은 이제 프로그램의 중첩, 복합화, 경계 없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상업공간 안에 자연을 끌어들인다던지, 주거와 사무공간이 결합되는 등 공간의 활용, 쓰임에 대한 탈경계, 복합화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월서가는 포스트코로나 이후의 건축이 보여줄 미래의 주택의 모습, 공간구성의 단초를 제공한다. ‘이월서가’의 첫인상은 마치 진경산수화 속에 놓여있는 호젓한 집..
2023.04.20 -
[건축비평] 물결의 여러 장면 2023.3
Architecture Criticism Several scenes of water 계획대지는 적벽돌의 도시에 있다. 멀리 고층건축의 커튼월이 빛나고 그 주변을 걸으면 다른 색의 벽돌이나 재료를 발견할 수 있지만, 계획대지를 둘러싼 장소는 단연 붉은 벽돌의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성수 wave’는 도시에 면한 세 면에 붉은 벽돌이 대응하는 건축이다. 하지만 이 건축은 주변 건축과 사뭇 다른 인상을 준다. 그것은 외피를 찬찬히 보거나 의미를 해석해서 얻어진다기보다는 직접적으로 그리고 일순간에 인지된다. 벽돌은 고전적이다. 압축력을 가진 재료를 층층이 쌓아 하중을 아래 방향으로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 보자. 그 하중은 때로는 지붕, 평평한 바닥, 자신과 일체화된 벽체일 때도 있다. 쌓아 올린 재료는 벽돌, 석..
2023.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