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평(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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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정암빌딩_성수 2022.4
Architecture Criticism Seong-su Jeong-Am Building 광나루로는 화양사거리를 기점으로 중랑천과 평행한 방향으로 각도가 바뀐다. 도로를 따라 시속 6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면 좌측에 하얀색 건물을 지난다. 박스형 매스의 건물이지만 가벼움이 느껴지는 표피에 뒤돌아보게 만든다. 건축사의 ‘경쾌하다’는 표현은 정암빌딩_성수의 외관과 전체 공간 구조를 이해하는 데 적절하다. 가까이 가면,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는 하얀색 금속판넬로 만들어진 루버가 커튼월 유리면과 적절한 거리를 두어, 유리면에 루버의 그림자, 반사된 빛, 투사된 내부 공간의 복합적인 시각적 효과를 드러냄을 볼 수 있다. 한 면으로 인식되는 유리 커튼월은 루버로 인해 공간의 깊이감과 다공성(porosity)을 갖게..
2023.02.18 -
[건축비평] 카페 트리고 - 추상과 낭만적 신체 경험으로의 초대 2022.3
Architecture Criticism Cafe Trigo - Invitation to an Abstract and Romantic Corporeal Experience I. 건축사 안민 건축사 안민은 중견 건축사인 동시에 신진 건축사이다. 그는 학부 졸업 후 대규모 설계회사에서 근무했다. 그 후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회사를 차려 독립하였고, 건축사를 취득한 후 홀로 자기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 봉평의 ‘카페 트리고’가 처음이다. II. 카페 트리고의 터 ‘카페 트리고’는 막 조성되기 시작한 봉평 문화마을 운동의 하나로 들어섰다. 자연히 건축사 안민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소재가 건물에 투영되기를 간절히 원하였다. 새로이 건축될 카페 건물에 관한 논의 중, 건물주가 그 이름을..
2023.02.17 -
[건축비평] 열정(Passion) 가득한 놀이터(Play ground), 피네이션(P NATION) 사옥 2023.2
Architecture Criticism P NATION office building, play ground full of passion 어렸을 때 동네 놀이터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날이 어두워지는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이 있다. 누구에게나 한때 그런 즐거운 추억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이렇듯 무엇인가에 몰입해서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할 공간이 있다면 그 곳이 바로 우리들의 진정한 놀이터가 아니겠는가. 피네이션 사옥을 접하면 그런 열정이 느껴진다. 단지 새로운 에너지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엔터테인먼트 사옥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시간 클라이언트와 끊임없는 소통을 하고,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소꿉친구들과 함께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뒹굴듯이 여러 사람들과 많은 의견들을 주고 받으며, ..
2023.02.16 -
[건축비평] 커튼콜 2022.2
Architecture Criticism Curtain Call Apartments 커튼콜에 대한 비평글 요청을 받고, 가장 먼저 집이 놓인 땅의 조건을 체크했다. 늘 그렇듯 건축설계는 의뢰인의 땅으로부터 출발한다. 일반주거지역의 땅, 크기는 약 231제곱미터(70평), 허용 건축면적은 대략 132제곱미터(40평), 허용 연면적은 대략 330제곱미터(100평). 지구단위구역 내 상가주택 부지, 건폐율 60%에 용적률 150%, 인접 도로 폭 규정으로 일조권 사선제한은 받지 않는다. 사선으로 잘린 면 없이 집 형태를 반듯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커튼콜 파사드의 강렬한 비례를 만들어준 뿌리는 건축법 예외 조항이었을 것이다. 도면을 안 본 상태에서 땅부터 살핀 것은 설계자가 설계를 시작했을 시점의 마음을..
2023.02.16 -
[건축비평] 세종시 커브하우스 2022.1
Architecture Criticism Curved House 여기저기 널브러진 붓질의 스케치, 하나의 프로젝트인 듯하지만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건축 모형들, 심상을 알아차리기 힘든 특이한 그림들과 어디에서도 보지 못할법한 진귀한 작품들이 빼곡히 자리 잡은 곳. KDDH의 사무실이다. 사무소의 BI와 그의 공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남들과는 다른 절대적인 상상력과 재주로 무장한 그를 나와 같은 보편적 사고방식의 사람이 이해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 그에게 건축비평을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건축비평이란 소위 똑똑하고 어려운 말을 잘하는 분들이 해야 하는 거라며 단박에 거절을 했었다. 그의 건축을 비평할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과연 그의 작업을 온전히 이해할 수..
2023.02.15 -
[건축비평] 유신재오래된 신선함 2021.10
Architecture Criticism Yooshinjae The old freshness 지난 8월 28일 토요일, 갈월동 유신건축 신사옥을 방문하였다. 대한건축사협회의 국제적 활동을 함께한, 한양대학교 건축과 선배인 유신건축 김지덕 회장의 안내로 최근에 리노베이션을 완료한 건물에서 거의 충격적인 아름다움에 놀랐다. 90여 년 전 일제강점기에 지은 이 건축물은 콘크리트와 조적의 합성과 목조트러스 지붕 구조로 되어있다. 대지면적과 연면적이 약 529제곱미터(160여 평)로 비슷하고, 지하층 일부가 있는 2층 건물이다. 금년 초에 선배가 내게 했던 이공건축과 함께 이곳에서 일하자는 멋지고 고마운 제안에 근래에 이사한 나의 곤지암 주택에서 멀다는 사정으로 합류하지 않은 것이 유신건축을 위하여 얼마나 다행한..
202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