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평(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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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청담동 비원 땅의 결대로 지은 건축 2019.8
Architecture Criticism Architecture built based on the land’s texture 서울 강남의 도시 구조는 평평하지 않고 굴곡이 많은 땅을 무지막지하게 두부모판 만들듯이 그리드로 반듯 반듯하게 잘라놔서 온전하게 집을 앉히기 정말 어렵다. 무신경하고 성의 없는 도시계획이라 생각하는데, 그러다보니 지적도상으로는 네모반듯한 땅이지만 그 땅이 가지고 있는 3차원적인 형상은 네 귀퉁이의 높이가 완전히 다른, 계획하기 정말 까다로운 땅을 만나기 일쑤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아주 큰 나라이다. 수평 투영 면적은 남북한 합쳐 22만 평방킬로미터로 그렇게 넓은 면적이 아니라지만, 산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노년기 지형이므로 주름이 많다. 그 주름을 쫙 펴서 표면적을 계산하자면 ..
2022.12.24 -
[건축비평] 어반테라스 2019.7
Architecture Criticism Urban Terrace 도시건축의 생태계 동물의 세계에서 약육강식은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다. 최상위 포식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아래쪽 먹이사슬에 있는 개체들을 먹이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메 커니즘이다. 이는 전체 먹이사슬에 걸쳐 일어나는 순환체계이다. 자연의 법칙에서 상위 포식자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정도의 적절한 범위 안에서 하위 개체들을 먹잇감으로 하고 있다. 즉, 생존과 개체 보존을 위한 범위를 넘지 않는다. 오로지 해당 개체의 무자비한 증식을 위한 탐욕적 차원에서 하위 개체들을 희생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아래쪽 사슬로 내려갈수록 하위 개체들은 상위 개체의 먹 잇감으로 희생되어도 무리의 생존을 이어 가기에 충분한 번식력과 끈질긴 생명력 을 ..
2022.12.23 -
[건축비평] 영등포구청 별관청사 부속건물노련한 건축사의 감성 : 낯설지 않은 새것 2019.6
Architecture Criticism Annex building of Yeongdeungpo-gu Office An experienced architect's sensibility: Familiar yet new 일요일 운동 중 뇌진탕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었다. “하루는 꼭 집에서 쉬길 바란다”라는 의사의 권유로 오전 내내 잠들어 있었다. 잠결에 전화 한 통을 받았 고 무엇인가를 내가 흔쾌히 수락했다는 것을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 고 건축사협회 편집실의 문자와 메일을 받고서야 내가 잠결에 수락한 내용이 선 배 건축사의 준공작품에 대해서 비평 글을 써야한다는 난감한 현실이라는 것을 직시하게 되었다. 일주일간은 두통으로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뇌진탕 때문인 가, 눈앞의 비평 글 때문인가..
2022.12.22 -
[건축비평] 논현 1021공명(共鳴)의 건축 2019.5
Architecture Criticism Nonhyun 1021 Architecture of resonance 건축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길을 걷다 건물을 바라볼 때 내 몸에 꼭 맞는 듯한 느 낌이 나서, 나도 모르게 내안의 무엇과 자연스럽게 공명(共鳴)하는 순간이 있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여러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건축물 자체의 완성도와 조형성이 뛰어나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거나, 도시 환경 및 주변 자연 풍경과 어울릴 때,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하며 냉·난방이 잘되어 기능적인 만족이 높을 때 대부분 그렇다. 그리고 조금은 투박하고 간소한 공간구성이지만 시간의 켜가 묻어있고, 넉넉하고 따뜻하게 다가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인간 적인 느낌일 때 역시 공명이 생긴다. 특히 이러한 느..
2022.12.21 -
[건축비평] 사라지는 건축, 공간 설계자료 2019.4
Architectural criticism Disappearing architecture, materials for space design ▲ 40여 년 전 건물자료를 보면서. 70년대 발간된 건축사지 PDF 자료를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당시 건축계에서 고민한 주제가 40여 년이 흐른 지금과 비슷하다는 것과 그 당시 회원작품으로 소개된 건물들이 지금은 그 작품소개 페이지가 아니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는 것. 1973년 5, 6월 건축사지의 작은 칼럼에는 ‘사라지는 서울의 근대건축’이 라는 글이 2회 연재되면서 1936년 완공된 ‘반도호텔’을 이야기하고 있다. 1975 년에 들어설 롯데호텔에 의해서 역사적인 건물이 사라지는 것과 중구 소공동 국 립중앙도서관, 미도파백화점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2022.12.19 -
한국 현대 건축의 미부(美浮)- 두 사람의 작가 2019.4
Emergence of beauty in Korean contemporary architecture - Two artists 편집국장 註 1974년 10월 ‘월간 건축사’에 글이 하나 실렸다. 건축 작품이 정치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섰던 최초이자 마지막이 아니었던가 싶은 김수근의 에 대한 일본풍 논쟁이었다. 논쟁의 발단은 한참 선배인 김중업의 언급에서 시작됐다. 한국 현대 건축의 시작점에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일 본을 거쳐 배운 김수근과 유럽의 르 코르뷔지에 말년 3년을 같이 한 김중업의 논쟁이었다. 일본풍은 이라는 자극적 표현 때문에, 독립된 지 얼마 안 된 우리 정서로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었고 사회적으로 파란이 일었다. 여러 사람들이 논쟁에 가담했었는데, 이런 논쟁이 단 몇 차례로 끝나고 이어지 지..
202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