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평(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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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사라지는 건축, 공간 설계자료 2019.4
Architectural criticism Disappearing architecture, materials for space design ▲ 40여 년 전 건물자료를 보면서. 70년대 발간된 건축사지 PDF 자료를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당시 건축계에서 고민한 주제가 40여 년이 흐른 지금과 비슷하다는 것과 그 당시 회원작품으로 소개된 건물들이 지금은 그 작품소개 페이지가 아니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는 것. 1973년 5, 6월 건축사지의 작은 칼럼에는 ‘사라지는 서울의 근대건축’이 라는 글이 2회 연재되면서 1936년 완공된 ‘반도호텔’을 이야기하고 있다. 1975 년에 들어설 롯데호텔에 의해서 역사적인 건물이 사라지는 것과 중구 소공동 국 립중앙도서관, 미도파백화점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2022.12.19 -
한국 현대 건축의 미부(美浮)- 두 사람의 작가 2019.4
Emergence of beauty in Korean contemporary architecture - Two artists 편집국장 註 1974년 10월 ‘월간 건축사’에 글이 하나 실렸다. 건축 작품이 정치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섰던 최초이자 마지막이 아니었던가 싶은 김수근의 에 대한 일본풍 논쟁이었다. 논쟁의 발단은 한참 선배인 김중업의 언급에서 시작됐다. 한국 현대 건축의 시작점에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일 본을 거쳐 배운 김수근과 유럽의 르 코르뷔지에 말년 3년을 같이 한 김중업의 논쟁이었다. 일본풍은 이라는 자극적 표현 때문에, 독립된 지 얼마 안 된 우리 정서로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었고 사회적으로 파란이 일었다. 여러 사람들이 논쟁에 가담했었는데, 이런 논쟁이 단 몇 차례로 끝나고 이어지 지..
2022.12.17 -
[건축비평] 부메랑 곤지암의 단독주택 2019.2
Architectural criticism _ Chalet Boomerang A Detached House in Gonjiam 나는 오랫동안 한국의 목조건축을 심사해왔으나 그 중에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 에 남는 몇 작품이 있다. 얼마전 곤지암에서 만난 목조 단독주택 ‘부메랑’이 그 중 하나이다. 동서고금에 있어 주거란 ‘가족생활’을 행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가정(家庭)’은 집(家)과 뜰(庭)이라는 2개의 글자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생활(生活)이란 한자 를 그대로 풀어보면 ‘생생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거란 ‘집과 뜰에서 생생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Martin Heidegger(1889-1976)는 ‘주거란 로서 인간의 중심이 위치한 장소’와 같은 의미적 언어라 할 수 ..
2022.12.14 -
[건축비평] 제따와나 선원불공(不空;amogha)의 드라마트루기 2019.1
Architectural criticism _ Jetavana temple Dramaturgy of Amogha 공간이냐, 시간이냐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은 집을 지으면서 시간과 공간을 엮어서 짰다. 원시 인류는 나무를 세워서 구조를 만들고 거기에 짐승의 가죽이나 식물의 줄기와 잎을 덮어 거주했다. 나중에 동아시아에서는 이 전형을 이어 나가 ‘시간을 세우고 공간을 덮 는다’는 집의 철학을 확립했다. 가구식 구조의 가장 기본적인 구축법이 바로 기둥 을 세우고 서까래를 까는 일이었다. 그것을 우리는 시간을 세운다고 말한다. 그리 고 거기에 벽을 두르는 일을 했다. 시간(宙)과 공간(宇)이 결합해 집을 만드는 일 이다. 현대물리학이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3차원공간과 시간의 차원을 더한 4차 원 시공간이라고 규..
2022.12.13 -
[건축비평] 강한 질서가 만든 자유로움 2022.11
Architecture Criticism Freedom Granted by Strong Framework 공공에서 민간으로 갓 개소한 건축사사무소 중 다수가 첫 프로젝트로 공공을 선택하곤 한다. 달리 민간건축주와 연결되는 끈이 없을 때이기도 하고, 점점 더 많은 공공건축이 공모전을 통해 실력 있는 건축사를 만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되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길이 순탄할리 만무하다. 공모전이라는 복마전의 장벽을 넘는 일이 쉽지도 않을뿐더러, 어렵사리 당선되어 온갖 관행과 싸워가며 제법 괜찮은 물건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다음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서는 맨땅에서 시작하는 기분으로 다시 모든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공공건축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공공은 민간과는 달리 앞 프로젝트의..
2022.11.11 -
[건축비평] 축적의 건물, 일관되고 모호한 경계 만들기 2022.10
Architecture Criticism A building of accumulation, creating consistent and blurred boundaries 건물은 끊임없이 새로운 옷을 입는다. 처음 건물이 완성되었을 때는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을 때처럼 맑고 깨끗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가지 세월이 흔적을 남기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거친 도시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기능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건물이라면 겉모습에 남는 시간의 흔적은 더욱 변화무쌍하기 마련이다. 최초의 건축사가 의도했던 일관성과 통일성은 깨지고 무질서가 증가하며 건물은 볼품없어진다. 일반적인 상가건물이라면, 통제하기 힘들므로 뭐 그러려니 할 것이다. 하지만 상징성을 가져야 할 패션기업의 사옥이..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