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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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참나무집 2021.7
Hanam-si Oak House 대지에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오래된 참나무가 있었다. 길에서 바라봤을 때 정면에 자리 잡은 참나무는 그 모습도 우람했으며, 한여름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큰 그늘을 주변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또한 참나무는 그 성질이 까다롭지 않아, 굵게 뻗어 나간 가지 위로 사람이 올라가도 크게 개의치 않는 성격이라 했다. 이에 사람이 가까이 두고 사계절을 함께 나고, 살아가기에 참으로 좋은 벗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참나무가 주인으로 오랫동안 존재해오던 대지에, 건축주는 이 참나무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 땅의 주인이 오랫동안 참나무였으니, 건축이 만들어지더라도 참나무가 여전히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여름이 한창이던 어느 날,..
2023.02.07 -
N주택 2021.6
N House 열린 대지에서의 단독성 내곡동 주택은 LH에서 개발한 공공주택지구에 속하는 몇 안 되는 단독주택용지이다.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에서 내려다보이며, 마을로 이르는 길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입구로 이어지는 길이 만나는 대지의 위치는 도시적 맥락에서 단독 주택이 입지하기에는 너무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대지 조건에서 단독 주택의 단독성을 확보하는 것은 프로젝트의 중요한 시작점이 되었다. 단독주택에서 외부와 가장 직접적인 접촉이 있는 마당은 대지에서 외부와의 간섭이 최소인 대지의 중심에 자리 잡고, 그 주변을 내부 공간이 에워싼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집의 내부와 도시를 향한 외부는 이원화된다. 도시로 열린 북측은 무채색의 검은 벽돌로 닫아냄으로써 도시에 또 하나의 배경을 더한다. 형태와 ..
2023.02.06 -
파주 K 주택 2021.6
Paju K House 파주 동패동 주택단지 한가운데 자리한 집이다. 남쪽으로 펼쳐진 땅에 뒤로는 낮은 둔덕이 감싸고 있다. 120여 평의 동서로 긴 대지에, 앞집 벽면이 가로막은 것 말고는 대체로 여유롭다. 오랫동안 부부는 ‘한옥이 아니면서 한옥의 정서가 느껴지는 집’에 대한 생각을 키워오다 우리의 작업을 보았다고 했다. 교외 지역인 파주에 적응하기 위해 근처에 아파트를 마련하고, 오가며 텃밭을 가꾸고 어떻게 지을까 고민할 정도로 새로 지을 집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두터웠다. 부부 두 사람과 장성한 아들이 살 공간을 원했으며, 멀리 보이는 ‘심학산’을 좋아해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있기를 바랐다. 일조에 유리한 일자형 배치를 하다. 여러 개념과 모양으로 배치안을 검토하였으나, 대지의 여건을 잘 아는 건..
2023.02.06 -
빛담집(빛을 담은 집) 2021.5
Light Gallery House 집은 가족의 흔적을 담는 배경 집에 꼭 담겨야 할 것은 가족들이다. 가족이 없는 집은 외롭고 공허하다. 그래서 그 가족을 연결하고 소통하게 해주는 집에 담겨야 할 것은 어둠이 아니라 빛이다. 어두운 집은 우울하고 외롭다. 자연의 빛과 바람과 소리를 통해 사람에게 개입하는 집은 생기가 생긴다. 빛과 바람과 소리에 의해 공간과 형태와 표피가 드러나고, 서로 만나며 흔적을 남긴다. 자연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생기가 집으로 전이되고, 집은 생명과 기억을 담는 그릇이 된다. 대지의 형태를 적극적으로 수용 대지는 판교신도시라 불리는 새로운 주거단지로 조성된 단지 내에 있다. 아파트에서 벗어나 땅과 접해서 살고 싶은 중산층에게 공급된 몇 안 되는 서울 근교의 주거지역으로 231~2..
2023.02.03 -
비비정(備比庭) 2021.5
Bibi-jeong 자연과 공생하는 도심 속 단독주택 남북방향으로 세장하게 꺾인 형상의 부정형한 경사대지가 주는 계획의 한계는 계획과정의 수고로움을 예고했다. 비비정(備比庭)은 어쩌면 이러한 일련의 제한된 조건들을 계획의 ‘단서’로 재해석하고 치환하는 과정의 결과물인지도 모르겠다. 먼저, 대지에 순응하여 높낮이를 나눠 두 개의 영역으로 분절하고 사이를 비워내는 것으로부터 계획을 시작한다. 남북방향으로 장방형인 터라 채광에 불리한 조건을 두 개 영역 사이에 중정(中庭)을 두어 비워내었다. 중정과 면해 연속하여 흐르는 복도를 따라 내부공간으로 연결되는 중정을 둘러싼 곳곳의 테라스 외부공간은, 일상 속에서 자연과 부단히 교감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비비정(備比庭)은 자연과 가족의 일상이 부단히 교차하고 교감..
2023.02.03 -
^^하하집 2021.5
^^hahaJip 매스는 서로 기댄 듯 위로하는, 혹은 고스란히 웃는 모습을 상징하는 ^^ 이모티콘을 모티브로 다소 직관적으로 시작되었다. ‘시옷(ㅅ)’자 두 개가 엇갈려 겹쳐진 형태인 ^^하하집은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동측면의 긴 ‘ㅅ’자 공간은 거실, 주방/식당, 서재 등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공적공간이고, 서측면의 긴 ‘ㅅ’자 공간은 사적인 침실이 자리한다. 엇갈린 형태는 단순히 공간만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그 겹쳐진 면에는 층을 연결하는 계단과 서로의 공간을 넘나드는 중첩된 ‘창’이 있다. ‘창’은 서로 다른 공간과 중첩되어 2개, 4개 혹은 6개의 공간을 다른 깊이로 투영한다. 이는 사적인 영역은 보호하되 가족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1, 2층의 오픈된 공간을 통해 소통이 가능하도..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