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용(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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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기생충, 그리고 건축을 바라보다 2020.3
Looking at Academy Awards, Film ‘Parasite’, and Architecture 칸느 영화제나 베를린 영화제, 미국의 아카데미 영화상은 우리와 전혀 상관 없는 것으로 그건 선진국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수준이 세계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70년대에 조풍연 선생의 ‘영화이야기’를 읽고, 흑백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주말의 영화로 동경하던 아카데미 수상작, 칸느 영화제 작품상 등을 보았는데……. 최근 마음 깊숙히 있었던 한계치라는 장막을 걷는 뉴스가 들렸다. 몇 해 전 BTS가 미국 전국 네트워크 아침 방송 등에 나오고, 빌보드와 그래미에서 언급될 때 느꼈던 놀라움이었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의 백미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 정도면 ..
2023.01.11 -
‘남산의 부장들’ 그리고 ‘홍등’ 2020.3
‘The Man Standing Next’ and ‘Raise The Red Lantern’ 영화 속 공간은 단지 아름다운 무대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의 내용을 보완하고 때로는 더 강력한 역할을 하는 제3의 주연일 때도 있다. 문득 2000년 즈음에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한 건축영화제 토론회에서 들었던 패널의 발언이 생각난다. 미술감독이었던 그는 영화와 건축은 별개고 영화에서는 건축적 언어를 크게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속 건축에 대해 책도 내고 이곳저곳에서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던 내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웠다. 그의 말대로 영화 속에서 공간이나 건축은 그저 액세서리로 다뤄지는 걸까. 당시에는 영화 시나리오의 짜임새도 약하고 자본이 취약한 시기였다. 미장센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되는 일..
2023.01.11 -
제2, 제3의 승효상 건축사를 배출하라! 2020.2
Produce a second or third architecture ‘Seung Hyo-sang’! 한국 건축계를 위해서 우리는 현업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해야 한다. 동시에 이론과 정책 모두에 개입해야 한다. 해방 이후 한국 건축계를 흔드는 중요한 정책과 방향은 항상 외부에 의해서 진행됐다. 정치인이나 행정가에 의해 주도된 수많은 정책들이 건축계의 방향을 결정짓곤 했다. 아쉽게도 건축계는 항상 뒷북이었다. 주도한 적이 없었다. 당연하다. 한 번도 정책적 이슈를 먼저 제안하고 발언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의사 결정과 정책 진행 과정에 개입하지 못하고, 발표 이후 진행되는 것들만 수습하기에 바빴다. 현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녔다. 그 결과, 미시적이나마 현업에서 ..
2023.01.10 -
창작 프로세스를 보여준 두 영화 ‘더 와이프’ & ‘마일스와 함께 집 짓기’ 2020.2
Two films showing the process of creation ‘The Wife’ &‘The Architect’ 두 영화 모두 제목이 이상했다. 보통명사에 해당되는 지극히 일상적인 용어라 당혹스럽게 다가왔다. 하나는 작년 가을 비행기에서 보게 되었고, 다른 하나는 미국 인터넷쇼핑몰 아마존에서 단지 제목 때문에 주문해서 본 영화다. 왜 ‘더 와이프’라는 제목에 끌렸을까? 하하. 난 남자니까 ‘남편(The husband)’이라는 영화를 봐야하는 것 아니었을까? 그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지만……. 그래도 ‘더 와이프’가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라 손이 갔다. ‘마일스와 함께 집 짓기’는 순전히 자료를 조사하다가 원제가 ‘The Architect(건축사)’라는 점 때문에 본 영화다. 이 두 ..
2023.01.10 -
건축계 연대 2020.1
Solidarity of Architectural Society 2020년, 새해가 됐다. 건축계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와 기회의 시기가 동시에 온 듯하다. 이런 긴장감은 최근 등장한 연대(Solidarity)라는 화두의 부상에서 읽을 수가 있다. 연대는 사회적 이해관계가 서로 얽힌 집단의 권익을 위해서 참여 주체들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왜, 이 시점에 이런 화두가 건축계에 떠올랐을까? 19세기 사회학자 다비드 에밀 뒤르켐(David Émile Durkheim, 1858∼1917)은 전통사회가 산업화로 인한 다양성의 사회로 전환되면서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에 주목했다. 최초의 사회학 개척자이기도 한 그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분업이 발달할수록 사회구성원들의 상호의존도는 커진다고 주장했다. 동질성을 기반으로 ..
2023.01.09 -
01 ‘2019 월간건축사 작품전’ 토론회…건축사가 말하는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건축특강’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 건축사 이야기 2020.1
Forum of ‘Monthly Architectural History Exhibition in 2019’A light ’Special Lecture on Architecture’ by a Registered Architect Stories on the Registered Architects of Our Generation living in this Era 대한건축사협회 편집위원회가 주관한 ‘2019 월간 건축사 작품전’ 토론회가 지난 12월 20일에 열렸다. 2019년 월간 건축사지와 함께 한 작품들을 관람한 뒤 건축사가 생각하는 시장과 현장, 인식에 대해 논의하는 공론이었다. 네 명의 건축사들이 모여 무거운 주제를 내려놓고 건축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음직한 가벼운 의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202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