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용(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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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건축의 정체성, 장소의 정체성 2020.7
Architecture Criticism Architecture Identity, Place Identity ‘건축’은 창작물이다. 그런 이유로 창작가의 미학적 관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반면 ‘건물’은 소유자의 것이다. 자신의 요구가 반영되지 못하면 진행이 어렵다. 건물엔 소유자의 생각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건축은 건물과 충돌한다. 협상이 필요하다. 건축의 창작가인 ‘건축사’와 건물의 ‘소유자’는 수많은 논의 끝에 합의를 이끌어 성과를 만들어낸다. 결과가 나쁜(?) 경우를 보면 대체로 건축사와 소유자 간에 갈등이 첨예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결과가 매력적일 때는 건축사와 소유자 간에 합의가 잘 이뤄졌을 경우인데, 대체로 전문가인 건축사 의견을 따를 때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 물론 귀를 닫은 ..
2023.01.17 -
After 코로나19,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혼돈의 시간 2020.6
After COVID 19, Chaotic times to set new standards 이렇게 빨리 세상이 변할 수 있을까? 단 몇 개월 만에 전 세계에 확산된 슈퍼 전염병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정반합의 갈등을 겪으며 진화해온 모든 환경을 흔들고 있다. 잔인한 전쟁을 겪고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구축된 세계 연맹 체제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세계 보건 안전의 공동 조직인 WHO의 권위는 몇몇 거대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전에도 세계 조직들은 몇몇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놓여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처럼 조직을 흔들 만큼 충돌한 적은 없었다. 한편 국경은 폐쇄됐다. 또 극심한 자국 이기주의 탓에 운반 중이던 마스크를 날치기 당하..
2023.01.16 -
“환경 파괴에 온 몸으로 맞선 폼포코 너구리의 분투기”신도시, 과연 모두를 위한 최선일까? 2020.6
“Raccoon dog Pom Poko's struggle against their environmental destruction” New city, is it really the best for everyone? 또 신도시다. 집값 때문이다. 무척 시끄럽다. 너무나 단순한 이 이유가 지난 수차례 동안 반복된 신도시 탄생의 원인이다. 건축이나 도시 관련 어떤 책에도 집값 때문에 도시가 만들어졌다는 글을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이유를 전면에 내세워 신도시를 만들었다. 벌써 수십 년을 이어온 일이다. 도시의 핵심 가치나 의미는 오히려 부록처럼 보인다. 개발 독재 시대에는 워낙에 집이 없었고 집을 짓는 일이 급했기 때문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지금은 왜 그래야 하는가? 정말 집이 부족해서..
2023.01.16 -
미시적 건축사, 거시적 건축사 2020.5
Micro Architects, Macro Architects 건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건축사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시각을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느낀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니니 개인적 경험을 근거로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들도 전부 그럴 것이라고 확언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건축계에는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편집국장으로 지낸 2년 동안 내가 오래전부터 느꼈던 또는 개선되지 않은 문제들을 사설, 정책 제안 기사, 영화 이야기 등을 통해 누차 발언해왔다. 다른 건축사들도 여러 문제들을 제기했다. 그중에는 흥미롭고 긍정적인 글들도 많았지만 모순된 내용도 상당했다. 개인적인 상황을 시스템으로 혼동하는 내용 또한 많았다. 그..
2023.01.13 -
초연결사회, 집중화된 도시 문제를 드러낸 영화 ‘컨테이젼’ 2020.5
The move ‘Contagion’, revealing the problems of a super-connected society and a centralized city 오래전에 개봉한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주인공 데이빗 에임스(탐 크루즈 주연)가 차를 타고 뉴욕 한복판을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번화한 뉴욕 한복판이 속된 말로 개미 한 마리 등장하지 않는 빈 도시 풍경으로 연출됐는데, 사람들은 초현실적 영상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맨해튼 타임 스퀘어. 뉴욕을 가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사람들로 가득한 맨해튼 중심 한복판의 타임스퀘어 이미지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의 중심 메신저 배경으로 나오는 이곳에 사람들이 사라진 모습을 상상하긴 누구도 힘들었다. 아마 대낮에 빈 도시..
2023.01.13 -
한국에서 ‘건축사’, 정말 고난의 환경을 가졌다 2020.4
‘Architect’ in Korea, having a really difficult environment 건축은 창작일까? 편집일까? 생뚱맞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해본다. 규모가 아주 작은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건축사의 성과가 제대로 나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민간 프로젝트든 공공 프로젝트든 척박한 건축 환경 내에서 매년 건축상을 수상하는 완성도 높은 건축 작품들을 보면 이를 만들어내는 건축사들이 경이롭다. 우리 월간 건축사에 게재되는 작품들을 보면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다. 신년 벽두부터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세상을 휩쓸고, 경제 순환 구조의 고장으로 생계 절벽에 매달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한가한 소리로 들리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축사들 역시 절..
202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