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정카피의 광고이야기 | AD Story - Copywriter Jeo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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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는 마음을 주세요! 2019.2
Give your heart in Lunar New Year's Day! 우리는 해마다 두 번의 새해를 맞는다. 부산스럽게 새해 인사를 하며 양력 새해 를 맞은 후 겨우 한 달쯤 지나서 음력 새해가 찾아오면, 마치 처음인 양 다시 새해 복을 비는 덕담을 나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두 번째 새해의 의미는 좀 더 각별해서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고,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이 모이고, 주변 사람 들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한다. 2월의 달력을 넘기니 바로 그 음력 새해가 시작되 는 설날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어린 시절 설날이 가까워오면 엄마는 씻어 불린 쌀을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가 래떡을 뽑아 오셨다. 말랑말랑하고 길다란 가래떡을 통째로 들고 한 입 베어 물 면, 보드랍고 쫄깃한 하얀 살이 입을 가득 채웠..
2022.12.14 -
“돈(豚) Worry, Be Happy!”돼지 해 새해 인사가 이 정도는 돼야지 2019.1
"Pigs Don't Worry, They are Just Happy. This Year. You Don't Worry Either. Be Happy!" Isn't this the real class of the New Year's Greetings for the Year of the Pigs? 2018년 1월호 칼럼을 쓰면서 아주 추상적인 새해 소망을 하나 세웠었다. 내 소망 은 ‘내 안의 좋은 것, 선한 것을 이끌어내 줄 그 무엇을 만나는 것’이었다. 개의 해 를 맞아 ‘개는 우리 안의 선(善)함을 이끌어낸다.’는 광고 카피를 보고 세운 소망 이었다. 그런데 한 해를 돌아보니 작년에 나는 내 안의 선함을 이끌어낼 무엇을 만 나는 것은 고사하고, 내 안에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분노를 끌어내는 사람을 ..
2022.12.12 -
미안해요, 사랑해요 2018.12
I'm sorry, I love you 까만 화면에 ‘미안해’라는 자막이 생겨난다. 뒤를 이어 나타나는 자막이 예사롭지 않다. ‘아침 마다 울게 해서 미안해 숙제 같이 못 해줘서 미안해’ 세 줄 자막이 생겨난 뒤에 배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텅 빈 자동차 안이다. 아무도 앉지 않은 운전석과 조수석이 보인다. 그 위로 자막이 계속 흐른다. ‘맨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잠시 모든 자막이 사라졌다가 조금 더 큰 크 기의 자막 한 줄이 나타난다. ‘일하는 엄마라서, 미안해’ 겨우 자막만 읽었을 뿐인데 눈가가 뜨 거워진다, 목구멍으로 왈칵 뜨거운 기운이 올라온다. 2015년에 제작된 기아자동차의 카렌스 광고의 이야기다. 또각또각 여자의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차 문이 열린다. 일과 육아, 살림이라는 ..
2022.12.10 -
늦은 가을, 그리움이 깊어지는 계절 2018.11
Late autumn, a season of deepening nostalgia 가을이 깊다. 30년 된 아파트에서 살 때는 지천이 단풍 든 은행잎 천지였는데, 지은 지 겨우 5년차를 맞은 곳 으로 이사하고 보니 단풍은 지인들의 SNS 담벼락을 통해서나 구경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 도 몸은 가을이 무르익어 겨울을 부르는 계절을 느끼고 있다. 저녁 여섯 시면 벌써 어둑어둑해 지는 거리를 찬바람 맞으며 걸으면 옷깃을 저절로 여미게 된다. 아직 난방을 하지 않은 집 책 상 앞에 앉으면 약간 쌀쌀함이 느껴진다. 몸에 와 닿은 쌀쌀함은 마음 속으로 들어가 쓸쓸함이 된다. 왈칵, 갑자기, 덜컥, 뭉클하는 감정들이 아랫배에서부터 치밀어 올라와 아우성친다. 하루가 지나고, 그 하루만큼 가을이 더 깊다 가을비가 추적추..
2022.12.09 -
“밥이 답이다!” 2018.10
"The rice is the answer!" 전국의 들판에서 벼 베기 소식이 들려 온다. 8월에 벌써 수확해 추석 명절에 출하된 조생종 벼 를 제외하면, 지금 많은 논의 벼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벼는 기원전 2,000년경에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은 통일신라 때 만 해도 귀족식품으로 인식되었고, 고려시대에는 물가의 기준이요 봉급의 대상이 될 정도로 귀중한 존재였다고 한다. 지금은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잡곡밥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귀리니 보리는 물론 렌틸콩, 퀴노아, 햄프시드 같은 희한한 이름의 곡식들을 쌀에 섞어 먹는다. 하지만 70년대만 해도 쌀이 부족해서 건강과 상관없는 이유로 혼식을 장려했다. 쌀소비를 줄이기 위해 분식을 ..
2022.12.08 -
가을, 카피 안으로 들어온 시(詩) 2018.9
Autumn, a poem that has come into copy 나는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에 초등학교를 다녔다. 삼국 시대만큼이나 아득하 게 느껴지는 시절이다. 생일이 늦어 또래보다 발육이 더디고 많이 어리숙했는데 장래희망만 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조숙하게 시인이었다. 2학년 때 담임 선생님 때문이다. 그 선생님 은 학생들에게 200자 원고지 50장을 사서 묶어 개인 문집을 만들게 했다. 원고지 묶음 앞 뒤에 두꺼운 종이 흑표지를 댄 후 송곳으로 구멍을 뚫은 후 철끈으로 묶어 만드는 그 문집에 우리 들은 삐뚤 빼뚤 서툰 글씨로 글짓기를 했다. 산문도 쓰고 동시도 지어 적었다. 가을 운동회 즈 음에는 운동장에 모여 앉아 백일장을 하기도 했다. 그 백일장에 내가 적어 낸 동시가 ..
20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