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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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가 바라본 세상_아파트, 우리는 발코니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2024.2
The world seen from the balcony Apartment, how do we see the world from our balcony 1. 향수鄕愁 도시 한쪽에 지어진 아파트 한편 발코니에 앉아있다. 좀 비좁아도 자생란 몇 분 키우면서 계절도 느끼고 식물의 생명력을 발견한다. 다행히 동쪽으로 트인 공간이어서 여름에는 일사 조절을, 겨울에는 거실에 제법 습도 공급을 해주었음에 고맙게 생각한다. 아내의 알레르기가 없었으면 잉꼬 한 쌍이 이곳에서 자자손손 번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길 건너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들은 내게 너무 익숙해 소음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새벽부터 일꾼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콘크리트 정글을 부산하게 서울로 향한다. 마주하는 인접한 아파트 외벽은 이..
2024.03.08 -
[건축담론] 도시의 변화와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건축사의 역할 2024.1
Architects’ role for urban change and livable cities 도시설계의 정의 “도시는 하나의 큰 집이고, 집은 하나의 작은 도시이다” -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인간이 모여 살기를 시작한 이래로 궁극의 시스템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이른바 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이 ‘도시’라는 거대한 시스템은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라기보다는 작은 단위의 모여 살기 방식인 개별적인 ‘건축’의 집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에는 이 ‘건축’들 간의 상호 관계들로 이루어진 집합이 우리가 말하고 있는 ‘도시’인 점을 감안했을 때, 도시설계와 건축설계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애초에 몹시 모호하고 애매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건축설계와 도시설계는 서로 다른 이질적인..
2024.01.31 -
[건축담론] 도시설계와 건축사 2024.1
Urban Design & Architect 도시설계의 영역 도시설계 용역에서 건축사는 주로 도시계획 엔지니어링사가 주관하는 설계사 컨소시엄에 구성원으로 참여해 건축 예시안을 작성하거나 규모검토 기반의 토지이용계획 작업에 대한 협업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도시설계는 도시계획과 건축설계의 두 영역에 각각 교집합을 갖는 중간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이 글에서는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정비계획)과 도시개발사업의 사업계획·단지설계·마스터플랜·도시건축통합설계 등 개발사업을 위한 도시설계 영역에서의 건축사의 참여 방안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다양한 규모·성격의 도시설계 프로젝트를 과거에 경험했고 현재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도시설계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는 필자 스스로의 평가를 염두에 ..
2024.01.31 -
[건축담론] 건축사가 만드는 내일의 도시 2024.1
Cities of Tomorrow created by architects 우리는 지금 성문 안에 닫혔던 ‘고체중세’를 거쳐 철도와 자동차로 이동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액체근대1)를 지나, 개인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수렴하고 발산하는 ‘기체현대’를 만나고 있다. 물이 기화되어 공기 중에 개별입자로 떠돌듯, 개인은 소속된 집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손안의 스마트폰을 통해 SNS 공간에서 정보를 수렴하고 발산하며 자신의 생각들이 마치 기체입자 마냥 떠돌아다니게 한다. 이렇게 기화된 생각들의 대부분은 뚜렷한 응결점을 찾지 못한 채 떠다니다 소멸되고 말지만, 하나 둘에서 시작된 여러 사람들이 동의하는 생각에는 상상치 못하는 응집력이 생기며 수백만이 모여들어 거대한 구름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렇게 네트워크에서 ..
2024.01.31 -
[건축비평] 유연한 경계의 낮은 집 – 카페 인더스하버 2024.1
Architecture Criticism Low House with Soft Edge 무심한 건축 별다른 정보 없이 찾아간 카페 ‘인더스하버’의 첫인상은 흔히 SNS에서 보던 유려한 형태와 번쩍이는 재료, 형태가 수려한 카페들과는 사뭇 달랐다. 2차선 도로 건너편에 펼쳐진, 지세포항 수변공원 앞에 낮게 깔린 건축은 마치 오래전 그곳에 있던 작은 미술관처럼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건너편 도로에 서서 카페를 한참 살폈다. 바닷가 앞 카페들은 으레 한 뼘이라도 더 바다 쪽으로 나가거나 개성 있는 외관, 개방감 있는 창을 낸다. 애매하게 펼쳐진 풍경으로 열 것인가, 아니면 내밀하고 특별한 자연을 만들어 다른 태도로 시작할 것인가를 두고 여러 대안을 검토했을 건축사의 고민이 그려졌다. 도로에 길게 면하게 하는 상..
2024.01.31 -
건축주의 취향 2024.1
The Client’s Taste 캠핑장 옆에 집을 짓는다고? 3년 전쯤의 강원도 어느 깊은 산, 계곡이 흐르는 물 맑은 곳에 세컨드 하우스를 짓고 싶다는 건축주를 만났다. 건축주는 자주 방문하는 캠핑장 근처의 일부 땅을 매입해 집을 짓고 싶다고 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캠핑붐이 일었다는 사실을 알기는 했으나, 나는 캠핑을 직접 가본 적도 없었고, 캠핑장이 무슨 매력이 있어 그 깊은 산속에 집을 짓고자 하는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저 흔히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집을 짓고자 한다는 막연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는, 대지에 가보지도 못한 채 기획업무를 일부 진행하는 도중 캠핑장 사장님이 땅 파는 것을 주저하면서 멈추게 됐다. 나의 캠핑라이프 그렇다. 20..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