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용(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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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bbish Architect 2021.6
Snobbish Architect 고령의 베테랑 배우 윤여정 씨가 각종 국제 영화제 수상으로 화제다. 그녀의 재치 있는 인터뷰는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얼마 전 영국 아카데미영화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그녀가 했던 유머러스한 발언으로 고약한 단어 하나가 회자되었다. 위선적이고 거만한 사람들을 비꼬는 말로 ‘Snobbish’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교양 있는 척하지만 뒤에서는 자신들의 잇속만 차리고 호박씨 까는 위선과 속물을 일컫는다. 그녀는 영국 아카데미영화제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그런 단어를 대놓고 사용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자리,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듣는 이의 감정적 반응이 달라진다. 윤여정 배우의 노련함은 듣는 이들이 뜨끔할 만한 말을 쓰면서도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
2023.02.06 -
01 소규모 건축사사무소 창업 12개 스텝 2021.6
건축담론 Architecture Discussion 편집자 註 이번 건축담론의 주제는 경영 윤리와 관련된 것이다. 의외로 건축계 사람들은 경영이라는 말을 낯설어 한다. 그리고 본인들의 일이 비즈니스의 영업과 전략에 해당된다는 것도 인지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화가처럼 개인의 창작 욕망에 끌려서 작품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건축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런 창작을 바탕으로 기술자로서 책임도 가지고, 경영자로서 윤리 의식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영업을 통한 이윤창출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건축사는 창작 예술인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시간을 사용하기 위해 계약하는 조직관리인이자 경영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건축대학에서는 창작 예술인으로서, 기술장인으로서 건축학도들을 지도하고 가르치..
2023.02.06 -
경쟁 도시의 성장과 그늘… ‘소년시절의 너’ 2021.6
Growth and shadow of a competing city… 'You in your boyhood' 소위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PTV) 덕분에, 지나간 영화를 보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면서 이달의 숙제를 하기 위해 영화 사냥을 했다.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영화에 시선이 꽂히면서 2시간이 넘도록 지루할 틈 없이 집중해서 보았다. 영화의 주제는 오래전 일본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간간이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청소년 왕따 문제다. 어쩌면 이는 전 세계적 문제일 수도 있다. 지금의 50대 이상은 사실 크게 느끼지 못했던(그렇다고 없었던 건 아니지만) 따돌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조명이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풍경은 그다지 세련되거나 정리된..
2023.02.06 -
공정, 경쟁, 그리고 생존을 위한 협상력 2021.5
Fairness, competition, and negotiation for survival 처절하게도, 건축사들이 내건 구호는 ‘생존’이다. 이번 대한건축사협회장 선거의 구호였다. 처음 들었을 때, 굳이 그런 표현을 사용해야 할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내면으로는 온전히 공감하며 동의할 수밖에 없는 단어였다. 경제적 부분에서 본다면 나는 생존보다 건축이라는 일 자체에 더욱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 그래서 생존이라는 단어가 확 와닿진 않았지만, 생각을 거듭하면서 ‘생존’은 건축을 하는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한 표현으로 이해되었다. 맞다, 현재 우리 ‘건축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벼랑 끝에 있다. 대한민국에서 국가로부터 자격이 공인된 ‘건축사’는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오죽하면 일..
2023.02.03 -
아멜리에, 사교적 소비 공간인 카페에서 사랑에 빠지다 2021.5
Amelie falls in love at a cafe, a social consumption space 사교적 소비 공간은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을 목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곳이다. 오래전 발간된 논문에서는 사교적 소비 공간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렸다. 대표적으로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으며, 다방도 여기에 해당된다. 그냥 일개 상업 공간일 뿐인 카페를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 때문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상점 등의 상업 공간에 갈 때는 명확한 구매 의사와 목적을 가지고 방문한다. 이 과정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을 보고 판단해서 구매하는 행위가 끝나면 사람들은 그 공간에 더 머물지 않고 떠난다. 상점에 있는 점원과 이용자는 어떤 감정적 교류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그..
2023.02.03 -
지역, 지구…표준화된 건축법. 이젠 지역별로 전문화해야 할 시점이다 2021.4
Region·District…Standardized Building Act. Now is the time to specialize by region. 건축은 매우 복잡하면서도 독특한 분야다. 법과 제도, 관습과 문화적 바탕, 창의적 자의식의 발로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서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복합적 속성 때문에 사람마다 건축을 보는 시선과 각자의 주장이 다르다. 나는 항상 건축을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는 것’으로 비유한다. 만지는 부위에 따라 대상이 달리 판단되는데 넓은 귀는 새의 날개 같고, 커다란 상아는 뿔 달린 사슴 같고, 기다란 코는 뱀 같고, 넓은 뱃가죽은 돼지처럼 느껴진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기술로 보면 공학의 첨단이고, 완성된 규모를 보면 건설 시공의 성과다. 실험적인 재료나 ..
2023.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