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정카피의 광고이야기 | AD Story - Copywriter Jeong(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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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것을 본 사람에게 필요한 이상하게 만족스러운 영상 2023.9
A uniquely satisfying video for those who've seen it all 아침에 눈을 뜨면 휴대폰을 먼저 잡는다. 시간을 확인하고 날씨를 보고 유튜브로 뉴스를 듣는다. 벌떡 일어나는 대신 페이스북에 들어가 남의 담벼락에 올라온 글을 보거나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이메일을 확인한다. 업무 관련 메일 계정엔 주로 우리 회사에서 집행한 광고 효과를 보고하는 리포트와 광고·마케팅 동향을 알려주는 기사가 도착해 있다. 개인 메일함은 잡지나 신문, 도서관, 문화 단체 등에서 온라인 구독 서비스 형식으로 보내주는 인터넷 잡지와 뉴스 스크랩들이 차지하고 있다. 가끔 청구서나 결제 확인 메일이 있지만, 안부를 묻는 사적인 편..
2023.09.14 -
처음인데, 벌써 그립다 2023.8
Even though it's a new to me, I miss it already 길고 지루한 장마의 한가운데서 8월의 칼럼을 고민한다. “8월” 하고 가만히 소리 내어 불러본다. 눈을 감고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8월의 풍경으로 발을 옮긴다. 뜨거운 태양과 눈부신 파도, 울창한 숲이 거기 있다. 산과 바다, 하늘과 구름, 물장구치는 소리, 깔깔 웃는 아이들 소리… 그렇다, 내 기억의 8월엔 방학과 휴가가 있다! 내 평생 처음 맞이하는 2023년의 8월이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시간처럼 그립다.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아깝고 애틋하다. 수많은 8월을 살았고 지나왔는데, 다시 새로운 8월이 눈앞에 있다. 해마다 오는 8월인데 해마다 처음인 것처럼 새롭고 낯설다. 이번 8월,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
2023.08.17 -
태평염전에서, 태평하다 2023.7
Peaceful at Taepyuong Salt Farm 마음에 스산한 바람이 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인지도 모른다는 자괴감에 햇볕 아래서도 자주 암전을 느꼈다.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싶을 만큼 부끄럽거나 후회스러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사는 동안 겪었던 잃어버린 사랑, 배신당한 우정, 보답받지 못 한 정성, 무시당한 마음…. 그 모든 기억이 한데 모여 너는 실패자라고 조롱하는 것 같았다. 승객이 꽉 찬 지하철 안에서 숨 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했고, 한밤에 잠이 깨면 누군가 가까운 사람이 죽어버린 듯한 슬픔이 북받치기도 했다. 벗어나려면 도망쳐야 했다, 잊어야 했다, 위로받고 스스로 위로해야 했다. 우울한 도시를 떠나 내가 찾은 곳은 전라남도 신안의 작은..
2023.07.20 -
코로나가 가고 무엇이 남았을까? 2023.6
COVID-19 is gone and what's left behind?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로운 것이 없나니… 구약성서 전도서의 1장 9절에 나오는 말이란다. 맞는 말이다. 머리를 쥐어짜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남이 만든 광고에 있는 아이디어였던 경험이 부지기수다. 광고만큼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라는 말이 들어맞는 영역도 드물 것이다. 광고인들은 아이디어를 내기 전에 거의 습관적으로 지금 인기 있는 방송 프로그램과 연예인, 유행어 등의 트렌드를 조사한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이미 유행하고 있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쪽이 쉽고 빠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벌써 있는 줄 모르고 남과 비슷한 결과물을 만드는 일을..
2023.06.21 -
나는 내일,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할까? 2023.5
Tomorrow, what will I forget and what will I remember? 구글의 검색창에 ‘잊지 않는 법’이라는 검색어가 뜨자 ‘망각을 피하는 4가지 방법’, ‘잊어버리는 것을 막아주는 7가지 유용한 조언’ 등 다양한 검색 결과가 모니터 화면에 뜬다. 그중 ‘디테일, 즉 세부사항을 반복할 것’이라는 답변이 크게 클로즈업 된다. 이어서 주인공인 할아버지가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아내인 로레타와 자신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 달라고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에 요청한다. ‘여기 당신의 사진이 있다’는 자막과 부부의 사진 두 장이 모니터에 나타난다. 그 사진에서 콧수염을 기른 자신의 모습을 본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며 “로레타가 내 콧수염을 싫어했다는 것을 기억해”달..
2023.05.16 -
챗지피티(ChatGPT)야 4월의 광고를 찾아 줘! 2023.4
Hey ChatGPT, find the advertisement for April!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흐른다. 방금 월간 건축사 3월호를 받아 들었다 싶은데 4월호 칼럼의 마감이 벌써 코앞이다. 무엇을 쓸까 고민해도 딱히 떠오르는 좋은 생각이 없다. 완연한 봄, 꽃 피는 계절 4월에 딱 어울리는 광고가 뭐 없을까 여기저기 광고 관련 사이트를 기웃거린다. 눈에 띄는 광고는 별로 없고 ‘챗GPT’에 대한 기사가 많이 보인다. ‘챗GPT’는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2022년 11월 30일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출시 두 달 만인 올해 1월에 월 활성사용자(MAU) 1억 명이 되었다. 그리고 2월 13일 기준 유료 이용자가 100..
2023.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