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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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물결의 여러 장면 2023.3
Architecture Criticism Several scenes of water 계획대지는 적벽돌의 도시에 있다. 멀리 고층건축의 커튼월이 빛나고 그 주변을 걸으면 다른 색의 벽돌이나 재료를 발견할 수 있지만, 계획대지를 둘러싼 장소는 단연 붉은 벽돌의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성수 wave’는 도시에 면한 세 면에 붉은 벽돌이 대응하는 건축이다. 하지만 이 건축은 주변 건축과 사뭇 다른 인상을 준다. 그것은 외피를 찬찬히 보거나 의미를 해석해서 얻어진다기보다는 직접적으로 그리고 일순간에 인지된다. 벽돌은 고전적이다. 압축력을 가진 재료를 층층이 쌓아 하중을 아래 방향으로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 보자. 그 하중은 때로는 지붕, 평평한 바닥, 자신과 일체화된 벽체일 때도 있다. 쌓아 올린 재료는 벽돌, 석..
2023.03.17 -
건축저작물의 보호 2023.3
Protection for Architectural Copyright 오늘날 다양한 지능정보기술이 결합된 제4차 산업혁명에 의하여 건축물의 시공과 이용, 관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한 건축창작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건축창작이란 건축기획단계에서부터 설계, 시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공간과 환경의 조화, 사용의 편리성, 미적 창작성 등의 다양한 관계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최종 건축물을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사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공간예술적 요소, 시공기술적 요소, 구조적 요소, 경제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건축설계도면을 작성합니다. 1. 건축저작물 저작권법에는 건축저작물의 정의를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그 건축저작물의 예시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2023.03.17 -
[건축기행] 무섬마을, 그리고 사유원 2023.3
Architectural Tour Museom Village and Sayuwon 작년 11월 중순경 가을의 끝자락에 대구광역시의 건축사회, 건축가회, 건축학회 3단체가 매년 함께 주최하는 건축문화답사 기회를 갖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행사가 중단된 지 3년여 만에 개최된 행사였다. 건축인으로서 답사를 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여유 없는 생활의 연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고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루 동안 영주 무섬마을과 경상북도 군위군에 위치하고 있는 사유원(思惟園)을 투어했다. 먼저 간 곳은 영주 무섬마을.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한국어 이름이다. 삼면이 내성천과 접해있는 전형적인 물도리 마을(풍수에서는 ..
2023.03.17 -
건축사라는 자부심 2018.04
Pride as an architect 꽃이 피는 시기는 햇볕도 들고, 온도도 올라갈 때 핍니다. 잎이 무성해질 때는 적당히 비도 오고 따뜻해지면서 푸른 나무와 숲을 만들어 냅니다. 어느새 봄이네... 어느새 여름이네 하는 느낌은 부지불식간 변화의 압력이 폭발하고 나타날 때입니다. 80년대 중반에 입학한 입장에서 나도 모르게 한세대동안 건축 세계에 몸 담았습니다. 처음 건축계 선배들은 건축에 대한 열망과 자부심을 토했지만, 90년 사회에 서보니 노래 가사처럼 “~이게 아닌데~”였습니다. 학교와 사회의 차이는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경제적 자립이 요구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자부심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경제적 상황이 뒷받침 되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도 만족감 높은 직업이라 투덜거리면서 시간..
2022.12.01 -
협회가 잘해야 한다 2018.03
The institute should do well leading. 길지도 않은 2월에 참, 일도 많았습니다. 추위가 좀 가시는가 싶더니 미세먼지가 들어 앉아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짧은 설날 연휴가 왔는가 싶더니 금세 가버렸습니다. 인사동에서 사온 질 좋은 화선지를 잘라, 입춘방을 커다랗게 써서 붙였습니다. “올 봄에는 대길까지도 바라지 않는다, 제발 무탈하게 넘어가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기름칠한 바닥 위로 쭈욱 미끄러져 나가듯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일은 늘 비포장 자갈길 위에서 낮은 포복하듯 요동치며 오랫동안 고통을 겪으며 진행됩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지 집을 한 채 지으려고 하면, 정다운 이웃들이 동네에 새로 들어올..
2022.11.30 -
몰딩은 기능적으로 선택된 것인가? 2022.11
Is the molding functionally sellected? 지난 연재에서 인류 문명에서는 늘 낯선 것들의 직접적인 충돌을 부드럽게 해주는 완충제가 디자인된다고 말했다. 사회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지점, 건축에서는 보와 기둥이 만나는 지점, 가구에서는 다리와 지면이 만나는 지점에는 언제나 완충제가 디자인되었다. 마치 뼈와 뼈가 부딪히는 것을 막아주는 연골과 같다고나 할까. 건축의 내부에도 연골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몰딩이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몰딩(molding)은 건축 표면에서 돌출되거나 함몰된 연속적인 띠를 말한다. 기능적으로 몰딩은 어떤 요소가 다른 것으로 바뀌는 중간단계(transition)를 덮으려는 목적을 갖는다. 몰딩은 건축의 외관에서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고..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