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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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건축사, 세상을 만든다 2024.12
Many average architects, maketh the world 학창 시절, 해마다 11월 중순이 되면 밤에 이불을 두르고 친구들과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았다. 사자자리 유성우를 보는 것이 매년의 이벤트였다. 나는 길어봐야 한 시간 정도 유성 몇 개를 보고 찬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들어왔지만, 날이 밝을 때까지 버티며 수많은 별들과 유성을 마주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은 유성을 바라보며 어떤 소원을 빌고 싶었을까. 하늘의 수많은 별들 중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을까. 처음 건축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을 때, 내가 건축사가 되면 세상 모든 건축물들을 다 설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심시티(SimCity) 같은 게임처럼 넓은 땅에 선을 주욱 그려내면 도시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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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다양한 건축물을 계획하며 다양한 삶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건축사 이윤희 2024.12
I AM KIRA Q. 건축사사무소의 미션과 비전은? 건축사사무소 사이(studio)의 ‘사이’는 한자 ‘사이 간(間)’을 뜻합니다. 인간(間)과 공간(間)으로 이루어진 세상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는 건축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무소 이름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사무엘 막비와 루럴 스튜디오(Rural Studio)가 제가 되고자 하는 궁극적인 건축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 ‘Rural Studio: Samuel Mockbee and an Architecture of Decency’라는 책을 통해 사무엘 막비와 루럴 스튜디오를 알게 됐는데요, 저 역시 루럴 스튜디오처럼 건축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동체의 복지와 발전에 기여하는 건축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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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이견이 없는 건축…건축주 의도 명쾌한 건축적 해법으로 풀어낼 것” 건축사 박성욱 2024.12
I AM KIRA “늘 깨어 있길 바라고,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갈증이 있습니다.” 박성욱 건축사(스퀘어 건축사사무소)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자신의 삶의 방식을 건축에 투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의 프로젝트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것들이 자신의 기반이자 발판이 되어 준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 주목한 ‘I AM KIRA’는 광주광역시건축사회 소속 박성욱 건축사이다. 건축사사무소의 미션과 비전은? 건축의 기본 형태는 사각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건축 경험을 통해 여러 형태를 접했지만, 사각형 형태일 때 건물의 마감, 디테일, 그리고 내부 요소들, 예를 들어 가구 등이 가장 간결하게 자리 잡는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사각형 형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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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풍경화첩] 북창동 골목길 2024.12
an alley of Bukchang-dong 사람과 주차, 식당 안내판들이 얽혀있는 이 좁은 골목길에는 한때 유흥주점이 많았지만 현재는 맛집골목으로 변신하고 있다. 40년, 50년을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원조집들은 물론, 비즈니스호텔까지 입점해서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길이다. 저녁 시간에 업무를 마친 인근 회사원들은 삼삼오오 거리를 메우고 하루의 피로를 술잔에 담아 스트레스를 풀어 보낸다. 다양한 골목길은 보면 볼수록 스케치북에 담고 싶을 정도로 다이내믹한 강북 서울의 뒷골목 풍경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임진우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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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과 지속 가능성 고민 깊었던 작품들이 트렌드 형성” 건축사 인의식 2024.12
“The works that have deeply considered environmental friendliness and sustainability are becoming a new trend.” 출품 작품 많은 민간건축 부문 우수상 추가되길 희망 설계자의 설계의도 구현 준수되는 공공건축 ‘기대’ 인의식 심사위원장은 2024 한국건축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심사 경과 보고를 통해 수상작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공공건축 분야의 설계공모 제도 문제 개선, 설계 의도 구현의 중요성 등 다양한 문제를 지적하며, 국내 건축문화의 발전과 이를 위한 한국건축문화대상의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상식 후 그를 만나 심사 과정에서 느낀 소회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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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야마모토 리켄 “사람의 사회성 최대한 발굴해내는 게 건축사의 임무” 2024. 12
The 2024 Pritzker Architecture Prize Winner, Riken Yamamoto, “The mission of an architect is to fully uncover and maximize human sociality.” 사회성 강한 건축 철학 견지해 온 야마모토 리켄 2024 프리츠커상 심사위원 ‘공동체 가능하게 하는 데 기여’ 평가 “사람들이 공존하는 커뮤니티 만드는 것이 건축 설계자의 역할”Riken Yamamoto, who has upheld an architecture philosophy emphasizing strong social engagement. 2024 Pritzker Prize Jury: “Recognized for contributing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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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건축문화대상 2024.12
Korean Architecture Awards 2024 시립장지하나어린이집, 폴 팩토리, 화조풍월, 진관사 한문화체험관 대상 수상 본상에 용남고등학교, 최양업 신부 탄생기념경당, 양평사색, 경원재 앰배서더, 이리루국토교통부는 ‘2024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을 10월 30일 발표했다. 화성시의 ‘시립장지하나어린이집(설계자 임재용 건축사, 주.건축사사무소 오씨에이)'이 공공분야 대상을, 청주시의 ‘폴 팩토리’가 민간분야 대상을, 양평군의 단독주택 ‘화조풍월(설계자 김미희 건축사, 소수 건축사사무소)’이 주택분야 대상을 각각 수상하며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 은평구의 ‘진관사 한문화체험관(설계자 조정구 건축사, 주.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은 한옥분야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돼 국토교통부장관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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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의 풍경, 완주 아원고택에서 2024.12
Landscape in Silence, at AWON Musem & Hotel in Wanju 완주 아원고택에 서서 자연의 숨결을 바라본다. 마치 오랜 세월을 담아낸 듯한 한옥의 처마와 정원을 감싸는 푸른 산들, 그리고 그 산 아래의 고요한 연못은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잊게 해준다. 고택의 정갈한 돌담과 곧게 뻗은 소나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한 전통의 미학을 넘어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예술로 다가온다. 고즈넉한 연못 위에 드리운 하늘과 산의 그림자는 물결 위에서 부드럽게 흔들리며 정적 속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산등성이의 곡선과 한옥의 직선이 어우러져 이루는 조화는 마치 자연이 만들어낸 캔버스 위에 사람이 살짝 붓질을 더한 듯하다. 이곳에 서면, 시간을 잊는다. 도시의 소음과 ..
회원작품 /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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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 장지하나어린이집 2024.12
Jangji Hana municipal daycare center 공공성의 풍경을 만드는 어린이집 일반적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은 마당을 담장으로 둘러싸서 그 마당을 이웃들과 공유하기 어렵다. 이에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입구 쪽 전면에 캔틸레버로 지붕이 있는 전면 마당을 만들어 어린이집 앞의 보행로이자, 이웃들과도 공유할 수 있게 계획했다. 이 입구 마당에서 킥보드와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아이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 학부모와 이야기 나누는 선생님들과 이웃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만남의 장소가 되는 공공성이 담긴 풍경을 만들고 싶었다. 공원의 일부가 된 어린이집 대지는 장지천변을 따라 형성된 공원에 접해있다. 전체적인 풍경은 장지천변을 걷는 시민들을 고려해 건물의 높낮이를 공원의 경사에 순응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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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E Factory 2024.12
POLE Factory 폴 공장(POLE Factory)은 기계와 사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간 구성을 중심으로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우리는 고유한 생산 프로세스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기계와 사람의 공존을 지원하기 위해 공간 배치에 여러 요소를 신중히 고려해 설계했다. 공장동과 부대동의 유기적 연결 일반적으로 공장과 부대시설을 독립적인 동으로 분리하지만, 우리는 24시간 운영되는 특성에 맞춰 폴 공장을 사무, 관리, 휴식 공간을 제조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했다. 이를 통해 작업 효율성과 관리 접근성을 높였으며, 각 공간이 서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동선을 최적화했다. 자연과의 관계 폴 공장은 산들로 둘러싸인 산업단지 내에 위치한다. 공장은 법적으로 조경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경과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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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조풍월(花鳥風月) 2024.12
Hwajopungwol 자연을 구획하다 화조풍월은 집 안팎으로 변화하는 자연을 담아내기 위한 다각적인 시도의 결과이다. 집과 자연이 맞닿는 접점을 넓히기 위해 외부 공간 역시 집의 방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하고 전체 대지를 활용하여 배치가 아닌 평면 계획을 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화조풍월은 빛과 그림자, 소리, 계절, 시간 등의 비 물리적인 요소들을 물성을 이용해 자연의 변화를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였다. 넓은 땅에서 집과 자연이 많이 닿을 수 있도록 낮게 펼쳐진 단층으로 계획하였다. 넓은 대지의 중심에 가족의 상징적 공간이 되는 큰 지붕을 계획하고, 그 지붕을 중심으로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내•외부의 공간이 확장된다. 내·외부로 크게 비워진 공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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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한문화체험관 2024.12
Jinkwansa Korean Cultural Experience Center 세상에 다가가는 종교 공간 한문화체험관은 세상을 향해 다가가려는 현대사찰의 의지가 담긴 건축물이다. 기존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새 시대에 맞는 종교시설을 짓고자 했다. 사찰로 가는 진입로 초입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다. 산중에 은거하며 수행하는 기존 사찰 공간과 달리, 사회와 접하는 종교 공간으로서 개방적으로 구성했다. 전통 사찰의 품격을 해치지 않으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능을, 외부를 향해 열린 투명한 입면과 함께 콘크리트구조와 한옥을 결합한 조형에 자연스럽게 통합시키고자 했다. 하나의 지붕 아래 통합된 전통과 현대 미음(ㅁ) 자로 힘 있게 펼쳐진 한옥 처마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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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남고등학교 2024.12
Yongnam High School 떠다니는 학교, 용남고등학교 기존 복도형 학교 학생들의 움직임은 수직적이며, 행동반경 또한 예측 가능하고 제한적이다. 공간의 제한은 행동의 제한과 동시에 사고의 제한을 가져온다. 학교건축은 기하학적이고 불규칙적이며, 예상할 수 없고 직접 학생들의 경험을 유도하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교실들을 모두 공중에 띄워 테라스 형태로 펼쳐서, 교육 공간을 수직 상하 체계가 아닌 수평 체계로 만들어 학년, 나이 구별 없는 공간으로 만들고, 그 아래에 고교학점제에 따른 홈베이스의 역할을 담당할 오픈형 도서관을 두었다. 공중교실들과 도서관의 입체적, 유기적 3차원적 연결은 학생들의 호기심과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것이다. 용남고등학교, ‘떠있는 학교’는 공간을 예측할 수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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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업신부 탄생기념경당 2024.12
Thomas Choi Birth Memorial Chapel 작고 소박한 안식처, 최양업신부 탄생기념경당 충남 청양의 다락골, 최양업신부의 탄생지에 지은 작고 소박한 경당(經堂, chapel)이다. 경당은 그가 마지막을 지내면서 은신한 죽림굴(竹林窟)의 모습을 닮았다. 최양업 토마스신부(崔良業, 1821~1861)는 조선 최초의 신학생이자 한국천주교회의 두 번째 사제다. 한국천주교회는 순교로 신앙을 증언한 한국의 첫 사제 김대건 신부를 ‘피의 순교자’, 당대의 유일한 한국인 사제로서 신자들을 위해 조선 팔도를 누빈 최양업 신부를 ‘땀의 순교자’라 부른다. 그는 2016년 교황청으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아 ‘가경자(可敬者, Venerable)’로 선포되었다. 한국에서 순교자가 아닌, 증거자의 시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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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사색 2024.12
Meditation of Four Color 두 부부를 위한 주말주택. 네 분이 머리를 맞대고 지은 집 이름 양평사색은 네 가지 색(四色)과 깊이 생각하며 이치를 따지는 사색(思索)을 의미한다. 사각의 떠 있는 매스와 숨겨진 사각의 중정들을 품고 있는, 이 집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이름이다. ‘양평사색’의 건축은 이곳에서의 일상과 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담는 그릇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랐다. 1층은 구획되지 않은 큰 공간으로, 주말에 지인들을 초대해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건축주의 직업상 소품촬영 스튜디오로 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됐다. 가구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를 위해서도 건축은 배경이자 가구를 담는 그릇의 역할이 되도록 의도했다. 건축적 형태 역시 지극히 중성적이어서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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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루 2024.12
iriru 마을과 자연의 경계에서 대지는 두 개의 직선과 동그랗게 말린 곡선이 만든 부채꼴 모양이다. 동·서·북 방향으로 세 개의 인접대지와 맞닿아 있고, 남향 습지공원과 경계를 만들면서 전면 도로가 지나고 있다. 길 건너에는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습지공원’과 동북방향으로는 2층 정도 높이에서 공원 넘어 멀리 ‘북한산’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집은 기역(ㄱ) 자 형태로 북쪽으로 부설주차장을, 남쪽으로 마당을 품고 자리 잡았다. 대문은 길에서 한걸음 물러나 방문자를 맞이한다. 대문을 지나면 보이는 마당은 이리루 안과 밖의 전이공간이자 훌륭한 기능 공간이다. 바닥의 마사토는 자연 채광을 적절히 반사해 집안 깊숙한 곳까지 빛을 들이고, 마당 한편의 썬큰은 지하 공간의 채광과 환기를 좋게 하는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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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시스 사옥 2024.11
Goldensys office 안심뉴타운. 한때 연탄공장과 시멘트공장들이 밤낮으로 불을 밝히던 안심연료단지가 있었던 이곳은 과거 대구시의 건설경기 붐과 눈부신 경제 성장의 큰 축을 담당했지만, 2000년대 이후 연탄 산업의 쇠퇴와 대구 시가지의 점진적 확장으로 흉물스런 민원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렇게 잦은 환경오염 이슈와 함께 슬럼화되다시피 하던 안심연료단지를 이후 대구도시개발공사가 매입하게 되면서 안심뉴타운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대적인 개발이 진행됐다. 2022년 늦봄. 그러한 안심뉴타운의 서쪽 끝, 공원과 맞닿은 부지에 대구를 연고로 하는 IT 기업의 신사옥 설계를 의뢰받았다. 멀리 팔공산과 초례산을 풍경으로 두르고, 가까이는 뉴타운의 부산스러움에서 살짝 비켜 있을 수 있는 공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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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 WALL : 시선의 권리와 유연한 대응 2024.11
Soft Wall: Right of Gaze and Flexible Response 한적한 시골 동네. 넓은 들판이 펼쳐진 풍경. 현황도로와 대지의 단차……. 자연스러운 환경조건에 새로운 공간 형성을 통해 공간구성 질서의 접근 방식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편안한 휴식 공간에서 이용자의 시선과 주민들의 시선 교차를 최소화하고, 그에 따른 공간의 유연한 대응이 부드러운 콘크리트 벽체에 스며 서로의 시선의 권리를 보장한다. 곡선의 벽으로 내·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해 서로 다른 환경을 수용하며, 하늘로 향해 열린 오픈 스페이스를 공유한다. 바운더리(Soft Wall)의 경계는 마을의 목가적 풍경과 내부 마당의 휴식 공간(마당, 수영장) 등 삶은 담은 공간으로, 서로를 격리하는 두꺼운 벽이 아닌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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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B 2024.11
FOREB FOREB 새벽의 숲(Foret De L’aube) 가평의 한 구릉지에 4동의 주택을 계획해 농어촌 민박업을 계획한 프로젝트로서, 약 5000제곱미터(1500여 평)의 대지에 토목·건축·인테리어·조경·가구·프로그램 계획까지 진행했다. 아버지가 대지를 마련하고, 아들이 씨앗을 뿌리내리게 하고, 손자가 물과 빛을 주어 열매를 맺게 해 결실을 나누려는 3대에 걸친 긴 여정이다. 수평선, 부유감, 담장, 경계의 구축, 건축의 외부공간, 위요감, 자궁공간, 레벨, 비례, 닫힘과 열림, 양감, 묵직함, 풍경의 편집, 절제, 고요함, 평정, 거닐음(PROMENADE) 등이 설계 과정에서 견지한 개념들이다. 전체 부지를 4단계의 다른 레벨로 조성해, 주변을 둘러싼 붉게 물든 화살나무 물결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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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로평상 2024.11
9ro Pyeongsang ‘9로평상’은 서울 항동 공공택지지구 동측 말단부에 위치하며, 대지 북측에는 35미터 도로를 경계로 공립수목원(103,354㎡)과 인접해 있다. 이곳은 도서관, 식물원, 잔디광장과 다양한 테마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50만 명이 이용하는 도심 공원이다. 커피사업으로 가업을 잇는 클라이언트는 공장과 매장이 공존할 수 있는 카페를 의뢰했다. 두 영역은 기계로 채워지는 공장과 테이블 중심의 소비 영역으로 구성된다. 건축의 주안점은 성분이 다른 두 영역 간 개별 독립성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모색하고, 방문자에게 흥미롭고 새로운 공간 경험을 유도하는 것이다. Glass in Glass는 복수 이상의 이질 기능이 단일 공간 안에서 구현될 때 유용한 개념이다. 두 개의 유리 분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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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머금은 집 2024.11
A House filled with Nature, Connection and Year 구봉산에서 유입되는 자연과 공간을 배회하며 마주치는 사람들, 해가 지나가는 시간 동안 쌓이는 추억을 담고 있는 집. 연을 머금은 집은 한 가정의 인생을 온전히 품은 집을 만들고자 했다. 대상지는 주변 맥락에 둘러싸여 고요하다. 주택은 5미터 옹벽 위에서 남향을 바라보며 자리한다. 주변으로는 주택단지와 자연이 대지를 품고 있다. 마당에서 바라보는 구봉산은 금방이라도 마당으로 밀려들어올 것처럼 넓게 펼쳐져 있고, 구봉산을 바라보며 이용하는 수영장은 자연을 누비는 느낌을 준다. 거실과 연결된 마당은 외부의 수려한 경관을 차경해 영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 속에 머무르는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내부 공간은 구성원의 연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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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fave 2024.11
Namyang fave bakery cafe 사이트 뒤로 울창한 숲이 있고, 반대로 길 건너엔 신도시가 위치한 대지. 도심 속에 자리 잡고 있으나 자연녹지지역으로 전원적 주변 환경을 가진 대지는 비정형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문화재가 있어 높이제한이 있는 땅이다. 이러한 제약은 건축물의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치며, 건축주는 이를 잘 활용하고 대지의 특성을 살리기를 원하고 있었다. 건축주 요구사항 평지붕은 2층(8m), 경사지붕은 3층(11m)까지 가능한 땅이다. 건축주는 1층과 2층에 직접 운영할 베이커리 카페, 3층에는 주거 공간을 요구하였다. 그는 또한 자신의 고향인 화성시의 아이덴티티를 건물의 디자인에 반영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고향인 화성시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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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산업복지센터 2024.11
Local Industry Welfare Center 영도 굴항에 인접한 영도지역산업복지센터는 영도 도심지 굴항의 활성화와 도심항에 지어지는 건축의 바다와 소통하는 열린 공간 창출, 그리고 주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기존 건축물의 리모델링, 대수선, 증축 설계를 진행해 준공된 건축물이다. 토토볼링장과 실내, 옥상골프연습장으로 사용되던 건축물은 당초 기능으로 인해 폐쇄적인 공간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기존의 이 폐쇄적인 건축물이 바다와 서로 관계를 갖도록 하고, 실외골프연습장으로 사용되던 옥상은 도심 속 주민 공유마당으로 사용되길 희망했다. 기존 건축물의 외피를 벗겨내고 테라스와 옥상으로 이동하는 외부 계단을 배치했다. 옥상은 전체 휴게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좁은 전면도로는 보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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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라 브루잉 컴퍼니 2024.11
ASLA Brewing Company 1. 외향적 공간구성 + 아웃도어 스페이스 아슬라 브루잉 컴퍼니(ASLA Brewing Company) 빌딩은 자연 속 수제 맥주 브루잉(양조) 시설과 시음 라운지, 다양한 야외공간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초원에 자리한 건물은 외향적 매싱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부공간을 연결한다. 세 방향으로 뻗은 매싱 사이 공간을 활용하며, 프로그램 윙들은 외부로 연장되어 자연과 함께하는 외향적 공간들을 제공한다. 또한, 건물 외관을 따라 회전하는 외부 동선은 모든 층을 연결하며 파노라마 자연 전망의 멀티테라스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2. 세 개의 프로그램 윙 프로그램 윙들 사이 세 곳의 야외공간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진입광장, 브루잉룸/시험실과 연결되는 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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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게 2024.10
Dear Wave ‘동해 푸른 바다로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바닷가 언덕에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도로 넘어 해변에 위치한 단층의 낮은 오래된 집들은 조만간 사라질 것이고, 이 언덕에 지어질 숙박시설은 저 푸른 파도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처음 대지와 만났을 때의 느낌이다. 바다 방향으로 도시계획도로가 있지만, 아직 확장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 남측면의 소로를 통해서 진입 동선을 계획했다. 대지는 기존의 자연지형을 온전히 갖고 있어 지형을 이용해 도로에서 직접 진입 가능한 지하층은 주차장과 기계실을 배치하고, 남측면과 서측면 경사지를 이용해 지하에서 1층으로 연결되는 외부 동선과 휴게공간을 계획했다. 전면도로와 경사진 지형의 높이차가 2개 층 정도 형성된 것을 이용해 지하층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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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래빗 하우스 2024.10
Black Rabbit House ‘블랙 래빗 하우스(Black Rabbit House)’는 다른 필지에 비해 낮은 대지 레벨을 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개발행위가 포함된 경우 한번 허가받은 대지의 레벨을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당 필지의 레벨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단지 전체를 모델링하고 협의한 결과 넓은 6미터 도로에서 차량이 진입할 수 있게 됐고, 지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층고도 확보할 수 있었다. 아울러 지하 옹벽과 지상 1층 사이 가로로 긴 오목한 부분은 단순히 외관을 위한 것이 아니고, 건물의 지상 부분을 도로에 최대한 붙여 안마당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형상이다. 단독주택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세 가지는 마당과 맞춤형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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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집 2024.10
ROUND MASION 제약조건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 프로젝트의 특성은 ‘용적률 게임’의 룰에 의해 거의 모든 숫자가 결정된다. 최대 건폐율, 최대 용적률, 그리고 정북일조이격거리, 대지안의 공지 등이 주요 제약조건이 된다. 게다가 건축주의 요구사항 또한 큰 제약조건으로 작용한다. 지상주차는 최소화하여 1층 임대면적을 최대화해야 하며, 주거환경의 쾌적함보다는 임대가구 수 최대 확보 등이 보통의 요구사항이라면, 금번 프로젝트에서는 지하 같지 않은 지하 임대시설, 층고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최상층 임대시설 등이 추가 요청됐다. 도시에 부드럽게 다가가는 거주공간 올림픽공원과 인접한 성내동은 강남권으로 출퇴근 인구가 많은 오래된 주거 밀집 지역이다. 낡은 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다시 카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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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끌림 2024.10
The fascination 어머니를 모시고 3대가 오랫동안 함께 거주했던 오래된 주택이 도심지 뒷골목에 자리 잡고 있었다. 건축주는 가족이 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방안과 경제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고 있었다. 30대 가장은 수익창출과 가족 거주라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는 효율적인 건축방식으로, 기존에 살던 집을 철거하고 이곳에 상가시설과 다가구주택이 함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건축하기로 결심했다. 1층부터 4층까지는 상가 및 임대용 주택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5층은 가족이 거주할 주택으로 설계해 경제적인 안정과 가족의 주거 환경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길 원했다. 1층 상가는 가족 한 분이 마카롱 가게를 열 예정이라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