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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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일하고 싶다 2025.1
Architect, I want to work 건축을 숭고한 예술행위로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동시에 하나의 사업체가 운영되기 위해 이윤을 창출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다. 학창 시절, 유명한 건축사의 특강이 진행되고 옆자리의 친구가 그분이 설계한 건물에 대해 질문했는데 “학생은 모를 수 있지만, 작품을 위해 하는 일이 있고, 회사가 운영되기 위한 일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질문자는 적잖은 실망감을 느끼는 것 같았지만, 나에게는 내가 있던 온실이 와장창 깨지며 바깥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답변이었다. 건축은 다른 예술분야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몇 사람을 만족시키면 되는 것이 아니고, 훨씬 더 많은 업무와 큰 비용이 필요하며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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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 설계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건축사 윤여창 2025.1
I AM KIRA Q. 건축사사무소의 비전과 미션은? 저희 건축사사무소의 비전은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사람 중심의 공간을 설계하는 데 있습니다. 단순히 건축물의 완성을 넘어, 지역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디자인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최신 트렌드와 기술을 반영하여 혁신적인 공간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건축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사사무소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Q.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현재 사무소에 입사한 후 처음 맡게 된 프로젝트는 대전 원도심 은행동에서 진행 중인 준초고층 주상복합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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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지나도 여전히 새롭고 울림 있는 건축 지향” 건축사 전우진 2025.1
I AM KIRA “건축주와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프로젝트의 윤곽을 잡고, 건축주의 입장에서 어떤 공간과 생활을 원하는지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전우진 건축사는 자신의 철학과 삶의 공간을 담아낸 건담건축사사무소의 정체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간결하면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이상적인 방법을 제시한 그를 월간 건축사 신년호 ‘I AM KIRA’가 주목했다. 건축사사무소의 미션과 비전은? ‘건담 건축사사무소’의 ‘건담’은 ‘건축을 담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건축사와 건축주의 이야기와 꿈을 공간에 담아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의미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깊은 고민과 협의의 과정을 진심으로 임하며, 건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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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공감] “새로운 기회와 만나는 시간” 2025.1
A time to embrace new opportunities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은 건축인에게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빈 도화지 위에 첫 선을 긋듯, 그들은 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매 재료와 선, 빛의 흐름 속에는 책임감과 창의성이 깃들어야 한다. 올해도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사람과 환경을 연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도구임을 잊지 않으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작은 벽돌 하나를 쌓아간다. 우리는 마른땅 위에 높낮이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길쭉청년 gilzook@designhunt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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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년인사_함께 만드는 미래,함께 성장하는 2025 2025.1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의 아쉬움은 뒤로 하고, 다가오는 한 해는 더 큰 기회가 넘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를 맞아 월간 건축사가 대한건축사협회 전국 시도건축사회 회원분들의 신년 메시지를 전합니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 남상득 건축사(주.씨엔 건축사사무소) 토닥토닥… 많이 힘들었고 모두 어려웠습니다. 지난 한해 우리는 잘 버티었고 견디었습니다. 그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 위에 이제 열정과 도약의 새 날들을 맞이할 때입니다. 두 발을 땅에 힘차게 내딛고 희망이라는 새 꿈의 날개를 펼쳐야 합니다.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의 마음으로, 날마다 새롭고 발전을 거듭하는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이규빈 건축사(주.자이라 건축사사무소) ‘건축사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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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한 패시브 설계기법 2025.1
Passive Design Strategies for Sustainable Architecture 패시브 건축은 하자를 없애려는 노력의 산물 콘크리트는 단열재 대비 70%의 열손실 발생 지금 시점에서 모든 건축사가 알다시피 ‘패시브 설계기법’은 건축분야의 성능개선을 통해 탄소저감과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통칭한다. 이 글은 이 ‘패시브설계기법이란 어떤 것이 있으며, 그 내용은 이런 것이다’라는 식상한 이야기를 또다시 하기보다는, 수십 년간 반복되고 있고 앞으로도 개선의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 ‘하자’를 다루고자 한다. 패시브설계기법에서 하자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패시브건축물은 건축물의 기본적인 하자를 없애려는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며, 이 길이 지속가능한 건축으로 가는 가장 올바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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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한 인증제도의 개선 2025.1
Improving Sustainable Architecture Certifications 건물 운영단계에서 에너지 절감 성능 보장 필요 국민의 에너지 비용 부담 줄이고 쾌적한 환경 제공하는 건축 방안 마련해야 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050년까지 1.5도 이내로 억제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지난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2024년 1∼9월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과 비교하여 1.54도 상승하였다고 발표하였다. WMO는 2024년의 1.54도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서 파리 기후협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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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목조건축 2025.1
Building a new future with timber framing “산림, 목재, 건축 분야 협력 강화 필요 성능 표준화와 재정적 인센티브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목재 활용 촉진해야 인간은 살아있는 생태계의 일부로, 지구 생태계는 수백만 년 동안 다양한 생물들과의 순환을 통해 공존해 왔다. 이러한 생태계가 이루는 순환 경제에서는 과잉 탄소 배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 건축은 생산, 소비, 폐기까지 직선형 구조를 따르는 선형 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지구 생태계의 순환 궤도에서 벗어난 경제 구조라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건축 자재의 대부분은 재생 불가능하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자재로, 일회성으로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건물의 건설, 사용, 철거 과정에서 탄..
회원작품 /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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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전통무형유산전수관 2025.1
Gwangmyeong Traditional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Center 광명농악과 서도소리의 도시, 광명 광명시에는 오래전부터 예술적이고 학술 가치가 있는 무형문화재가 전해지고 있다. 450년 전 소하동과 학온동 지역에 면면히 전승되어 내려오는 광명농악(경기도무형문화재)과 황해도와 평안도의 서도지역에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서도소리(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인간문화재가 광명을 뿌리로 하고 있다. 또한 지정문화재는 아니지만 아방리 농요와 아방리 줄다리기와 같은 무형문화재도 있다. 그동안 광명시에는 무형문화재 전용 교육장과 공연장이 없어 전승·보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체계적 전통문화 육성을 위한 전수관 건립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3년 전 광명무형문화재전수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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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미 스튜디오 2025.1
KOSOMI STUDIO 고소미 스튜디오는 작가가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주택으로 건물 내외부의 각 공간들은 과거의 기억을 품은 채, 새로운 공간으로 컨버전(con-version)되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추억이 깃든 집에 너무 큰 변경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변화와 새 출발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특히 인접한 단독주택과 함께 정감 있는 풍경을 이루고 있어, 주변 맥락을 해치고 싶지 않았기에 가로의 스케일과 감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외관에 변화를 주고자 전면에 현대적인 소재가 아닌 목재의 입면 구조물을 계획했다. 목재 이중외피는 2층 작업실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1층 다실의 남향 햇빛을 조절하는 스크린이 된다. 1층 쇼룸은 공간 구획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벽만 남겨둔 채 개방된 공간으로 계획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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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즈 인더하우스 2025.1
YOO-KIDS IN THE HOUSE 멀지 않은 도심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건축주는 아이들을 위해 넓은 마당과 정원이 있는 주택을 짓기로 했고,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짓는 집에 연예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유퀴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유키즈 인 더 하우스(YOO KIDs In The House)’라 이름 지어 주었다. 해당 필지는 남쪽으로 푸른 소나무가 울창한 공원을 마주하고 있었다. 남향으로 품은 마당과 함께 햇살이 잘 드는 1층에는 실내 놀이터와 주방, 다이닝룸, 거실을 배치했다. 거실은 단을 낮추어 좀 더 아늑한 가족들의 쉼터가 되도록 했고, 역으로 다시 높아진 평상은 창 넘어 이어진 테라스와 레벨이 같아 외부공간까지 실내로 넓게 끌어들인 형상이다. 내부 공간들과 마당 그리고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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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주택 2025.1
Daon House 만남 40년 동안 건축주 내외와 자녀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따뜻한 공간을 제공한 붉은 단층집은 새롭게 맞이하는 가족을 위해 변신이 필요했다. 계획 대지는 한참 개발된 망우역 주변 생활중심지 한 블록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의 두 면이 도로를 만나는 열린 곳이지만, 도로확보와 가각전제를 적용받게 되어 공부상 면적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가용면적)이 많이 줄었다. 불리한 조건을 두고 신축과 대수선 사이에서 고민하던 건축주는 사용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신축을 진행했다. 대지와 1층 도로확보를 위해 후퇴한 계획 대지에서 법정 주차 2대를 계획하고, 1층 근린생활시설은 골목길에서 인지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로에 면해 출입구와 쇼윈도를 계획했다. 2층 계획 당시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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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라이닝(주) 케이엔글로벌 사옥 2025.1
Urban Lining – KN Global Headquarters 대지는 광진교 남단에 위치한 사다리꼴 형상의 땅으로 오랜 시간 개발되지 못하고 나대지로 방치되었던 곳이었다. ‘천호동 공구거리’라 이름 붙은 앞길의 풍경은 다소 번잡했지만, 건물이 올라가면 분명 멀리 아차산을 배경으로 한강 물이 흐르는 풍경이 그림처럼 보일 게 분명했다. 전면도로와 3.6미터 단차를 가진 이면도로는 별도로 땅을 더 파지 않고도 지하 주차장으로 쓰이기 용이한 구조였다. 이곳에 사옥을 짓기로 결심한 건축주는 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공사비용과 기간을 최대한 줄여 빠른 시간 내 입주를 희망했다. 근린생활시설의 특성상 평면적으로는 법규와 경제적 논리가 많은 부분을 결정할 수밖에 없기에 입면과 재료적 표현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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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강릉 2025.1
gangneung_4u 사이트 대지는 강릉시의 관문인 강릉대로변 구 도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임영고개 방향으로 낮게 분포되어 있는 기존의 건축물들과 KTX 선로가 뚫리기 이전 무궁화호 기차가 다녔던 월화거리를 근처에 두고 있으며, 강릉역과 강릉고속버스터미널 사이에 위치해 보행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다. 또한 대로변에 맞닿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건물의 스케일은 낮은 층수로 이루어져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며, 대로 후면부에는 오래된 주택가들이 밀집해 있다. 길이 좁고 복잡한 관계로 자연스럽게 보행자 위주의 도로 환경이 구축되어 있었다. 대지 뒤쪽의 건물들은 대지에서 멀어질수록 지반고가 높아지는 관계로, 낮은 건물에서도 새로 만들어질 건축물의 후면이 잘 보이는 모습을 확인했다. 매스 우리는 이 땅에 놓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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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신대도서관 2025.1
Sindae Library, Suncheon City 사업부지는 인근의 산업단지 발달과 신대지구 개발에 의해 정주환경이 조성되고 인구의 유입이 이뤄졌다. 신대도서관은 지역 일대를 아우르는 거점도서관으로, 생태문화도시 순천에 걸맞은 지역성을 표현하고 지식, 정보, 문화를 담는 미래지향적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했다. 신대도서관은 ‘자연에 책을 담는 도서관’을 키워드로, 단정한 책의 경계를 형상화하고 주변으로 둘러싸인 부드러운 자연과 모두에게 열려있는 옥상정원을 통해 책과 자연, 사람을 아우르는 공간을 만들었다. 도서관에 들어서는 기능은 자료이용, 문화교육, 관리, 공용공간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공간은 주변 맥락과 지형에 대응하여 계획되고 입체적인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또한 도서관 내·외부를 넘나드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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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초등학교 2025.1
Shindong Elementary School 신동초등학교는 두 개의 공원과 지구 내 마을을 잇는 공공보행로가 생활 중심을 이루고 있는 우두지구에 새롭게 건립됐다. 공공보행로는 공동주택단지 출입구와 연결되어 학생들의 주요 통학로로 사용된다. 신동초등학교의 남측에 위치한 우두공원은 마을 주민들이 모여드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러한 공원의 특성과 이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해, 새로운 신동초등학교를 제안했다. 우두공원의 자연을 교실 안으로 확장하여 아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계단형 마루 공간인 ‘에듀파크’를 조성했다. 에듀파크는 ‘학교 안 공원’으로서 아이들의 새로운 놀이 공간이자 쉼터 역할을 한다. 2층에는 ‘우두마루’라는 마을 플랫폼을 배치해, 학생과 지역 주민들에게 공원 속 도서관, 마을 식당,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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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 장지하나어린이집 2024.12
Jangji Hana municipal daycare center 공공성의 풍경을 만드는 어린이집 일반적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은 마당을 담장으로 둘러싸서 그 마당을 이웃들과 공유하기 어렵다. 이에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입구 쪽 전면에 캔틸레버로 지붕이 있는 전면 마당을 만들어 어린이집 앞의 보행로이자, 이웃들과도 공유할 수 있게 계획했다. 이 입구 마당에서 킥보드와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아이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 학부모와 이야기 나누는 선생님들과 이웃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만남의 장소가 되는 공공성이 담긴 풍경을 만들고 싶었다. 공원의 일부가 된 어린이집 대지는 장지천변을 따라 형성된 공원에 접해있다. 전체적인 풍경은 장지천변을 걷는 시민들을 고려해 건물의 높낮이를 공원의 경사에 순응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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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E Factory 2024.12
POLE Factory 폴 공장(POLE Factory)은 기계와 사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간 구성을 중심으로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우리는 고유한 생산 프로세스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기계와 사람의 공존을 지원하기 위해 공간 배치에 여러 요소를 신중히 고려해 설계했다. 공장동과 부대동의 유기적 연결 일반적으로 공장과 부대시설을 독립적인 동으로 분리하지만, 우리는 24시간 운영되는 특성에 맞춰 폴 공장을 사무, 관리, 휴식 공간을 제조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했다. 이를 통해 작업 효율성과 관리 접근성을 높였으며, 각 공간이 서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동선을 최적화했다. 자연과의 관계 폴 공장은 산들로 둘러싸인 산업단지 내에 위치한다. 공장은 법적으로 조경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경과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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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조풍월(花鳥風月) 2024.12
Hwajopungwol 자연을 구획하다 화조풍월은 집 안팎으로 변화하는 자연을 담아내기 위한 다각적인 시도의 결과이다. 집과 자연이 맞닿는 접점을 넓히기 위해 외부 공간 역시 집의 방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하고 전체 대지를 활용하여 배치가 아닌 평면 계획을 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화조풍월은 빛과 그림자, 소리, 계절, 시간 등의 비 물리적인 요소들을 물성을 이용해 자연의 변화를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였다. 넓은 땅에서 집과 자연이 많이 닿을 수 있도록 낮게 펼쳐진 단층으로 계획하였다. 넓은 대지의 중심에 가족의 상징적 공간이 되는 큰 지붕을 계획하고, 그 지붕을 중심으로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내•외부의 공간이 확장된다. 내·외부로 크게 비워진 공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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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한문화체험관 2024.12
Jinkwansa Korean Cultural Experience Center 세상에 다가가는 종교 공간 한문화체험관은 세상을 향해 다가가려는 현대사찰의 의지가 담긴 건축물이다. 기존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새 시대에 맞는 종교시설을 짓고자 했다. 사찰로 가는 진입로 초입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다. 산중에 은거하며 수행하는 기존 사찰 공간과 달리, 사회와 접하는 종교 공간으로서 개방적으로 구성했다. 전통 사찰의 품격을 해치지 않으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능을, 외부를 향해 열린 투명한 입면과 함께 콘크리트구조와 한옥을 결합한 조형에 자연스럽게 통합시키고자 했다. 하나의 지붕 아래 통합된 전통과 현대 미음(ㅁ) 자로 힘 있게 펼쳐진 한옥 처마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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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남고등학교 2024.12
Yongnam High School 떠다니는 학교, 용남고등학교 기존 복도형 학교 학생들의 움직임은 수직적이며, 행동반경 또한 예측 가능하고 제한적이다. 공간의 제한은 행동의 제한과 동시에 사고의 제한을 가져온다. 학교건축은 기하학적이고 불규칙적이며, 예상할 수 없고 직접 학생들의 경험을 유도하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교실들을 모두 공중에 띄워 테라스 형태로 펼쳐서, 교육 공간을 수직 상하 체계가 아닌 수평 체계로 만들어 학년, 나이 구별 없는 공간으로 만들고, 그 아래에 고교학점제에 따른 홈베이스의 역할을 담당할 오픈형 도서관을 두었다. 공중교실들과 도서관의 입체적, 유기적 3차원적 연결은 학생들의 호기심과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것이다. 용남고등학교, ‘떠있는 학교’는 공간을 예측할 수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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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업신부 탄생기념경당 2024.12
Thomas Choi Birth Memorial Chapel 작고 소박한 안식처, 최양업신부 탄생기념경당 충남 청양의 다락골, 최양업신부의 탄생지에 지은 작고 소박한 경당(經堂, chapel)이다. 경당은 그가 마지막을 지내면서 은신한 죽림굴(竹林窟)의 모습을 닮았다. 최양업 토마스신부(崔良業, 1821~1861)는 조선 최초의 신학생이자 한국천주교회의 두 번째 사제다. 한국천주교회는 순교로 신앙을 증언한 한국의 첫 사제 김대건 신부를 ‘피의 순교자’, 당대의 유일한 한국인 사제로서 신자들을 위해 조선 팔도를 누빈 최양업 신부를 ‘땀의 순교자’라 부른다. 그는 2016년 교황청으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아 ‘가경자(可敬者, Venerable)’로 선포되었다. 한국에서 순교자가 아닌, 증거자의 시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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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사색 2024.12
Meditation of Four Color 두 부부를 위한 주말주택. 네 분이 머리를 맞대고 지은 집 이름 양평사색은 네 가지 색(四色)과 깊이 생각하며 이치를 따지는 사색(思索)을 의미한다. 사각의 떠 있는 매스와 숨겨진 사각의 중정들을 품고 있는, 이 집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이름이다. ‘양평사색’의 건축은 이곳에서의 일상과 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담는 그릇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랐다. 1층은 구획되지 않은 큰 공간으로, 주말에 지인들을 초대해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건축주의 직업상 소품촬영 스튜디오로 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됐다. 가구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를 위해서도 건축은 배경이자 가구를 담는 그릇의 역할이 되도록 의도했다. 건축적 형태 역시 지극히 중성적이어서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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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루 2024.12
iriru 마을과 자연의 경계에서 대지는 두 개의 직선과 동그랗게 말린 곡선이 만든 부채꼴 모양이다. 동·서·북 방향으로 세 개의 인접대지와 맞닿아 있고, 남향 습지공원과 경계를 만들면서 전면 도로가 지나고 있다. 길 건너에는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습지공원’과 동북방향으로는 2층 정도 높이에서 공원 넘어 멀리 ‘북한산’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집은 기역(ㄱ) 자 형태로 북쪽으로 부설주차장을, 남쪽으로 마당을 품고 자리 잡았다. 대문은 길에서 한걸음 물러나 방문자를 맞이한다. 대문을 지나면 보이는 마당은 이리루 안과 밖의 전이공간이자 훌륭한 기능 공간이다. 바닥의 마사토는 자연 채광을 적절히 반사해 집안 깊숙한 곳까지 빛을 들이고, 마당 한편의 썬큰은 지하 공간의 채광과 환기를 좋게 하는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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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시스 사옥 2024.11
Goldensys office 안심뉴타운. 한때 연탄공장과 시멘트공장들이 밤낮으로 불을 밝히던 안심연료단지가 있었던 이곳은 과거 대구시의 건설경기 붐과 눈부신 경제 성장의 큰 축을 담당했지만, 2000년대 이후 연탄 산업의 쇠퇴와 대구 시가지의 점진적 확장으로 흉물스런 민원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렇게 잦은 환경오염 이슈와 함께 슬럼화되다시피 하던 안심연료단지를 이후 대구도시개발공사가 매입하게 되면서 안심뉴타운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대적인 개발이 진행됐다. 2022년 늦봄. 그러한 안심뉴타운의 서쪽 끝, 공원과 맞닿은 부지에 대구를 연고로 하는 IT 기업의 신사옥 설계를 의뢰받았다. 멀리 팔공산과 초례산을 풍경으로 두르고, 가까이는 뉴타운의 부산스러움에서 살짝 비켜 있을 수 있는 공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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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 WALL : 시선의 권리와 유연한 대응 2024.11
Soft Wall: Right of Gaze and Flexible Response 한적한 시골 동네. 넓은 들판이 펼쳐진 풍경. 현황도로와 대지의 단차……. 자연스러운 환경조건에 새로운 공간 형성을 통해 공간구성 질서의 접근 방식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편안한 휴식 공간에서 이용자의 시선과 주민들의 시선 교차를 최소화하고, 그에 따른 공간의 유연한 대응이 부드러운 콘크리트 벽체에 스며 서로의 시선의 권리를 보장한다. 곡선의 벽으로 내·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해 서로 다른 환경을 수용하며, 하늘로 향해 열린 오픈 스페이스를 공유한다. 바운더리(Soft Wall)의 경계는 마을의 목가적 풍경과 내부 마당의 휴식 공간(마당, 수영장) 등 삶은 담은 공간으로, 서로를 격리하는 두꺼운 벽이 아닌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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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B 2024.11
FOREB FOREB 새벽의 숲(Foret De L’aube) 가평의 한 구릉지에 4동의 주택을 계획해 농어촌 민박업을 계획한 프로젝트로서, 약 5000제곱미터(1500여 평)의 대지에 토목·건축·인테리어·조경·가구·프로그램 계획까지 진행했다. 아버지가 대지를 마련하고, 아들이 씨앗을 뿌리내리게 하고, 손자가 물과 빛을 주어 열매를 맺게 해 결실을 나누려는 3대에 걸친 긴 여정이다. 수평선, 부유감, 담장, 경계의 구축, 건축의 외부공간, 위요감, 자궁공간, 레벨, 비례, 닫힘과 열림, 양감, 묵직함, 풍경의 편집, 절제, 고요함, 평정, 거닐음(PROMENADE) 등이 설계 과정에서 견지한 개념들이다. 전체 부지를 4단계의 다른 레벨로 조성해, 주변을 둘러싼 붉게 물든 화살나무 물결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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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로평상 2024.11
9ro Pyeongsang ‘9로평상’은 서울 항동 공공택지지구 동측 말단부에 위치하며, 대지 북측에는 35미터 도로를 경계로 공립수목원(103,354㎡)과 인접해 있다. 이곳은 도서관, 식물원, 잔디광장과 다양한 테마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50만 명이 이용하는 도심 공원이다. 커피사업으로 가업을 잇는 클라이언트는 공장과 매장이 공존할 수 있는 카페를 의뢰했다. 두 영역은 기계로 채워지는 공장과 테이블 중심의 소비 영역으로 구성된다. 건축의 주안점은 성분이 다른 두 영역 간 개별 독립성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모색하고, 방문자에게 흥미롭고 새로운 공간 경험을 유도하는 것이다. Glass in Glass는 복수 이상의 이질 기능이 단일 공간 안에서 구현될 때 유용한 개념이다. 두 개의 유리 분리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