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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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것의 힘 2025.5
The Power of Being Together 건축사라는 직업과 자격 요건이 만들어진 것은 사회적 협약 속에서 전문가를 인정하고 그에게 해당 분야에 대한 업무를 믿고 맡기기 위함일 것이다. 다양한 전문 분야를 정하고 각 분야의 전문 자격을 만든 것은, 각자의 의식주를 해결하던 것에서 발전해 누군가는 농사를 짓고 음식을 만들며, 누군가는 옷을 만들고, 누군가는 건축을 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고 서로의 재능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게다가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은 원시적·동물적인 삶에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가 만들어지며 가장 먼저 만들어진 직업 중 하나일 것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사무실을 개소하는 신진 건축사들의 경향을 살펴보면, 점점 더 건축사보 없이 건축사 혼자서 사무실을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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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 “사용자 중심의, 자연스럽게 머물고 싶은 공공 공간 만들고 싶어요” 정혜정 건축사 2025.5
I AM KIRA Q. 건축사사무소의 미션과 비전은? ‘건축사사무소 가인’은 ‘집과 사람’,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더욱 따뜻하고, 사용자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철학이 반영된 작명입니다. 건축물은 사람이 사용함으로써 비로소 의미를 가지며, 그 공간이 편안하고 머물고 싶은 곳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달리 말하면 단순히 멋진 외형을 추구하기보다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담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가치입니다. 앞으로도 공간의 본질을 깊이 연구하고, 사용자와 함께 고민하며, 기능적인 효율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삶이 녹아든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건축사가 되겠습니다. Q.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프로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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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유성의 풍경 2025.5
Scenery of Yuseong 대전 유성 풍경을 그린다. 출장을 왔다. 숙소에서 내려다보이는 것을 그린다. 아파트가 촘촘히 모여 먼 풍경을 이루고 갑천에 만년교, 계룡대교, 도솔대교, 도안대교 등 몇 개 다리가 걸쳐 있다. 차들이 아침부터 씽씽 달린다. 관광지 호텔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지어진 시기의 유행을 따르고 있다. 옥상에 광고탑에는 오피스텔 분양 광고와 병원 광고가 커다란 면을 차지하고 있다. 큰길에 접한 커다란 부지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은 어려운 경기 속에도 활기가 있어 보인다.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열차를 타기 위해 대전역에 왔다.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간판을 내건 쌍둥이 글래스커튼월 건물이 철도도시 상징처럼 서 있다. 글·그림 이관직 Lee, Kwanji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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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로 남긴 시간들 “가슴 뛰는 일을 하나쯤은 품고 살자고요” 방명세 건축사 2025.5
A sketch of the time as a memory “Let’s live with at least one exciting thing” 방명세 건축사의 첫 개인전, ‘또 다른 시선, 필드스케치와 아카이브’ 20여 년간 KOICA ODA 사업에 참여해 아이티, 과테말라, 파라과이, 세네갈, 에티오피아 등 국가를 오가며 공공 건축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주)정림씨엠건축사사무소 방명세 대표(서울특별시건축사회). KOICA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수행하는 교육·보건·인프라 분야의 공공 개발 프로젝트다.방명세 대표는 건축 현장에서 그곳의 풍경과 사람, 공기와 시간까지 수첩에 담았다. 그렇게 수첩에 남겨 온 수백 장의 스케치 중 일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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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양녕 청년주택생활 길, 삶의 플랫폼 2025.5
Architecture Criticism _ Yangnyeong Youth Housing Everyday Path, Platform for Living 약속시간은 오전 9시 반. 그보다 조금 일찍 근처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양녕 청년주택 으로 가는 길은 다소 가파른 느낌이었다. 오르는 길의 직각 방향으로 나 있는 길 역시 경사가 있고, 그 때문에 저층 주거의 매스는 계단 한 칸에 하나씩 올려놓은 화분처럼 층층의 스카이라인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시간에 계획대지 방향으로 가는 이는 거의 없고 대부분의 사람이 버스정류장 방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현상은 이 일대가 물을 담은 저수지와 같이 주거와 거주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 증거인 듯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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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길들의 결절점에 위치한 ‘양녕 청년주택’, 장벽 되지 않도록 길들을 ‘연결’하다 2025.5
‘Yangnyeong Youth Housing’ at the intersection of roads, ‘connecting’ roads so that they do not become barriers 양녕 청년주택은 기존 양녕주차장 부지에 들어선 청년주택으로, 주민복지시설과 공영주차장, 공원이 복합된 건축물이다. 레벨 차이 등 대지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복잡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설계자인 (주)플로건축사사무소의 최재원 건축사와 오진국 건축사, (주)스튜디오짓 건축사사무소의 최준원 건축사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고민 끝에 ‘청춘로’와 ‘마을로’라는 두 개의 길을 건물로 관통시켜 위쪽과 아래쪽, 그리고 옆의 마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건물이 또 다른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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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 K-건축을 심다…“낯선 시장이라도 돈 아닌 실력과 신뢰로 길을 열어야 해요” 조창곤 건축사 2025.5
Planting K-architecture in Mongolia… “Even in an unfamiliar market, we need to open the way with skills and trust, not money” 도시계획부터 교육·제도까지 몽골 현지에 뿌리내려 “설계는 기본, 신뢰·시스템이 해외시장 진출 열쇠” 한국 건축사의 설계도면, 도시계획이 지금 몽골 울란바토르 외곽의 새로운 도시 풍경을 바꾸고 있다. 초원 한가운데 세워진 교회와 아파트 단지. 이 변화의 시작엔 조창곤 (주)경진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2013년 설립한 ‘경진 아키텍처 노마드(KAN, Kyungjin Architecture Nomad)’가 있다. 지금 몽골은 한국의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도시 개발이 빠르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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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플랫폼 ‘미래를 향한 걸음’ 2025.5
Imagination platform ‘Steps toward the future’ 인천광역시 중구 월미로33(북성동1가)에 위치한 상상플랫폼은 1978년에 건립된 아시아 최대규모 곡물창고였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복합문화공간으로 2024년에 재탄생한 이 공간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로서 ‘인천건축문화제’, ‘야시장’, ‘빈티지마켓’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로 용도가 퇴색되어 산업유산이 된 건축물을 문화공간으로 재해석하여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상상플랫폼이, 열린 공간으로서 미래로 향하는 인천내항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사진·글. 조선복 Cho, Sunbok 디아키 건축사사무소
회원작품 /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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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녕 청년주택 2025.5
Yangnyeong Youth Housing 양녕주차장에서 복합건물로양녕 청년주택은 기존 양녕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청년주택과 주민복지시설, 공영주차장, 그리고 공원을 복합하여 건립하는 사업이었다. 마을 안에 들어서는 청년주택은 주민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했고, 주민들을 위한 어린이 도서관, 청소년 공부방, 청년을 위한 짐과 세탁실 등 커뮤니티 시설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또한 기존 공영주차장의 주차대수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충분한 크기의 공원을 계획해야 했다. 이형의 대지에,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과 요구들을 주변과의 관계를 고려하며 복합하는 프로젝트였다.단절의 공간에서 연결의 공간으로대지는 3면이 도로에 면하는 ‘ㄱ’자 형태의 2개 층 이상 레벨 차이가 나는 경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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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동 근린생활시설 아떼르 2025.5
A terre 발레는 중력을 거스르는 예술이지만, 그 시작과 끝은 늘 땅에 닿아 있다.‘A Terre(아떼르)’는 프랑스어로 ‘땅에서’라는 의미를 가지며, 발레 동작 뒤에 à terre가 붙으면, 움직이는 발끝이 지면에 닿는 동작을 지칭한다. 해당 프로젝트의 발주처는 발레학원을 입점할 계획으로 원생들이 무용을 배울 수 있는 충분한 공간 확보를 우선했고, 이에 화려하지만 정돈된 디자인의 콘셉트가 요구되었다. 대지는 석촌동의 한적한 주거지역 골목의 모퉁이에 위치한 165제곱미터(50평) 남짓한 땅이다. 우선 건물이 주변 환경과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길 바랐다. 외장재는 동네의 분위기와 시각적으로 이어주기 위해 벽돌을 사용했고, 차분하면서 따뜻한 라이트 그레이 색상을 사용해 인지성을 높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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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262 복합빌딩 2025.5
Mito 262 Commercial mixed building 흐름과 조건 사이의 건축 서울 한남동, 도시의 주요 가로인 독서당길과 한남대로가 만나는 교차점. ‘미토 262’는 이 도시적 흐름의 경계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중정을 품은 9층 규모의 오피스를 계획했지만, 프로젝트 중반 해외 유명 레스토랑의 입점이 결정되며 새로운 전환점이 생겼다. 그에 따라 전체 프로그램과 구조, 공간 전략이 재정비되었고, 최종적으로는 8층 규모의 레스토랑·오피스 복합 건축으로 완성되었다. 이 건물은 초기 이상과 후반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유연한 조정의 산물이다. 중정을 덜고, 개방감을 더하다 초기 구상의 중심에는 ‘중정(courtyard)’이 있었다. 도심지에서 중정은 단순한 빛의 통로가 아니라, 층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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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K 2025.5
ARK 건축행위는 ‘은유’를 근간으로 전개될 수 있다. 회색 도시의 바다에 유유히 부유하는 배(방주)의 이미지를 은유로 삼았다. 형상과 재료에 묵직한 양감을 부여해, 도심 속에서 안식처와 자궁공간으로서 고요하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존재감을 구축하고자 했다.도시 문맥과 적정 농도로 혼화시키기 위해 화려하지 않은 모노 톤의 색감과 적정량의 개구부 비율을 구성했고, 외피와 속살의 대조를 통해 위요감을 고양시키고자 했다. 위요감은 우리로 하여금 시·지각적인 안정감과 평정심을 주는 요소이다. 또한 석재의 가로줄눈을 강조하여 수평성을 고양시키기 위해 만입된 디테일을 구성했고, 모든 수직적 말단부와 모서리를 곡면처리하여 부드러운 질감을 갖도록 계획했다. 석재 고유의 물성을 변주시켜 재료 자체의 잠재된 가능성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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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련(書連)빌딩 2025.5
SEORYEON BUILDING 정돈과 정렬 서련빌딩은 넉넉하지 않은 대지면적과 정해진 건축 규제의 제한에도 도시의 맥락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물이다. 정렬된 매스 구성과 정돈된 동선계획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재료들 간의 견고한 결구와 띄움새가 적정한 비례를 갖추고, 건축물 전체의 조화로운 미감(美感)을 갖추고자 했다.주변의 맥락을 고려한 프로그램은 제한된 규제를 적절히 활용해 형태와 영역을 정돈했다. 대지의 남서측으로 교차하는 두 도로에 면한 단변과 장변은 건물로 진입하는 입구와 동일한 향(向)을 가지는 실이 배치될 수 있는 최적의 영역이다. 대지의 북동쪽과 북서쪽 모서리로부터 적용되는 정북일조 제한선은 상층부로 갈수록 면적이 줄어드는 탓에 4~10인 정도가 활동할 수 있는 스튜디오, 스토어,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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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 노인회관 2025.5
Yeoncheon Senior Center 노인회관을 직접 사용하는 어르신뿐 아니라 지역의 중심 장소로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공유, 소통, 연결의 가치를 지향하는 활력소가 될 장소로 설계를 시작했다. 연천군 노인회관 부지 북서쪽의 노인복지관은 연천 어르신들의 중심 활동 공간이다. 새로 지어지는 노인회관은 노인복지관의 일부 기능을 이전하고, 부족한 공간을 추가 확보하는 시설이다. 노인회관은 노인복지관과 함께 어르신들을 위한 중심 활동 공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시설 간 긴밀한 연계와 접근이 쉬운 보행 동선 계획이 필요했다. 대지 북측에 신축된 공동주택 1층은 커뮤니티 시설이 위치한다. 기존 시설인 노인복지관과 공동주택의 커뮤니티 시설이 서로 잘 어우러져 연천의 사랑방, 모두의 소통과 이웃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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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치 하늘전망대 2025.5
Jeongnyeongchi Pass Observation 산세로 스며드는 공간 지리산의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 등을 비롯한 지리산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령치, 하늘전망대(이하 정령치 전망대)는 해발 1,172미터에 위치한다. 인근에는 사계절 물이 마르지 않는 기원전 1690년경에 생성된 습지가 있다.1990년 정령치 전망대보다 남쪽에 자리한 성삼재 주차장을 조성하며 나온 토석을 운반해 현재의 정령치 전망대 부지가 조성됐고, 1995년 첫 정령치 휴게소가 건립됐다. 국립공원 내에 휴게소를 마련한 국내 최초의 사례로, 국내에서 참고할 만한 작업이 없었기에 해외 국립공원 휴게소 건축을 참고해 돔 형태의 목구조로 준공한 것으로 추측된다. 시간이 흘러 정령치 휴게소는 내진성능 평가에서 붕괴위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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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공모] 시간의 회복 _ 송현동 국립문화시설 건립사업(2024. 10.) 2025.5
Restoration of the time _ Songhyeon-dong National Cultural Facility 설계자 김진화·박종대 _ Kim, Jinhwa · Park, Jaydi (주)제제합건축사사무소 _ JEJEHAAP Architects 송현동 부지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변화와 그 흔적을 고스란히 목격한 장소이지만, 동시에 100년의 역사 속 온전히 우리의 것인 적이 없었던 침묵의 땅이기도 하다. 이제 그 땅을 온전한 시민들의 시간으로 채워놓고자 한다. 대상지 주변 경복궁과 한옥마을 등 역사적인 도시 패턴을 연장하여 공원과 기증관을 디자인하고 인접한 장소들의 연결을 통해 기증관을 지역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 배치의 개념이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중정 패턴을 적용하여, 3개의 매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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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동 행정복지센터 2025.4
Toegye-dong Community Center 실용적인 기념비 대상지는 춘천 진입도로와 남춘천역에 인접한 곳으로 춘천시의 첫인상을 형성하는 핵심 공간이다. 또한 대상지의 남서측은 공원과 접해 있어 도시와 공원을 연결하는 거점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소성은 새롭게 들어설 행정복지센터에 상징과 기능의 전략적 균형을 요구한다. 대상지는 대로(남춘로)와 상업지역도로(남춘로5번길)를 연결하는 도로에 의해 두 개의 영역으로 분리된다. 각각은 서로 다른 주변 환경과 마주하는데, 하나는 도시를 향하고 다른 하나는 공원을 향한다. 주변과 열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도시와 마주한 부분은 다양한 지역 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광장(도시의 연장)으로 기능하고, 공원과 마주한 부분은 인근 주민들의 휴식을 위한 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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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헌(嬿屖軒) 2025.4
Yeonseoheon 양평 ‘연서헌’은 남한강을 바라보는 대지 위에 자리 잡은 주거공간으로, 자연과의 조화를 디자인 개념으로 삼고 있다. 건축주는 자연이 풍부한 장소에서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집을 원했다.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한 후, 건축사에게 디자인을 일임하여 결과적으로 연서헌의 개성과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대지의 위치와 형태를 고려한 단층 구조로 계획되었으며, 두 개의 매스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배치되었다. 단지 전체의 가장 아래에 위치하기에, 돋보이기보다 경사지붕을 가진 경골목구조를 적용해 안정적이면서도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풍경과 하나 되는 공간 연서헌은 두 개의 다른 축을 가진 건축 매스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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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벽돌집 2025.4
Corner Brick House 부지는 상업가로 이면의 한적한 주거지에 자리하고 있다. 3대 가족을 위한 거주 영역과 작은 상가를 포함하는 이 소규모 프로젝트는 도심형 상가주택의 전형(가로변 상가와 상부 주거)을 따르면서도 다양한 공간 경험과 독자적인 가로경관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사와 학업, 경제활동 등 저마다의 일상을 지닌 가족들이 함께하는 공유 영역은 1.5개 층 높이의 단면으로 자연광이 가득 스며드는 개방적인 분위기로 조성하고, 개별 침실들은 각자의 사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안락한 스케일의 공간으로 계획했다. 2층 주방과 세탁실, 3층 옥상으로 이어지는 가사 동선은 엘리베이터와 순환동선 구조를 통해 막힘없이 흐르며, 연결되는 구조를 통해 가사 전반을 담당하는 노모의 수고스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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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네 2025.4
CHAE SO Haus 건축주 부부의 두 딸들의 이름을 합쳐서 ‘채소네’라고 이름 지었다. 중정을 통해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고 지키면서 주택의 삶에서 자연과의 균형을 잡는 모습이 채소의 효능과도 닮아있다. 건물의 중정은 주택 단지의 공개공지와 연결하여 단지 환경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고 지키면서 균형을 잡는다. 빛, 바람, 조망 등의 환경을 끌어들이고 때로는 중정의 문을 닫아 사생활을 보호한다. 긴 대지와 공개공지 대지는 골프장의 풍경과 만나는 전면이 좁은 직사각형의 긴 형태이기 때문에 주택 내에서 풍경을 담을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었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택 내에 중정을 만들어 대지 내부의 풍경을 조성했다. 중정은 공개공지 쪽으로 열어 가까이 그리고 멀리 교차하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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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운재(潭雲齋) ‘연못과 구름을 품은 집’ 2025.4
Cloud & Pond House 대지 해당 필지는 북쪽으로는 산줄기, 남쪽으로는 저수지를 마주하는 곳에 위치한다. 주변에 비해 높은 지대에 위치하며, 저수지 넘어 산의 능선, 높은 하늘까지 자연의 요소를 접하기 쉬운 곳에 있다. 이 마을의 입구에는 약 550년 된 거대한 느티나무가 있다. 해당 필지로 가기 위해서 이 나무를 지나쳐야 하는데, 마을을 오랫동안 지켰던 나무이니 만큼 지나칠 때마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공간 계획 조성된 단지 안의 대지이지만 특이하게 대지의 한 면이 사선으로 되어있었다. 건물을 최대한 도로 측으로 붙여 마당과 도로를 차단하는 기능을 하게 계획하려다 보니 대지의 모양에 따라 건물도 일부 사선으로 계획되었다. 거실, 방 등 사적인 공간은 채광과 조망을 위해 최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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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피 2025.4
ALEFFEE 아레피 남동측 영인저수지는 아산의 40여 개 저수지 중 하나이며, 영인면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남서측 둑방은 폭 5미터, 길이 460미터에 달한다. 저수지 너머에는 해발 365미터 영인산, 북측은 평범한 농가와 창고, 공장시설들로 이뤄져 있다. 아산에서 청년 농부로 성장한 클라이언트는 저수지 인근에 6,652제곱미터의 대지를 매입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여가시설을 의뢰했다. 농업용수에 불과했던 저수지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도시민의 활동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아레피는 농촌의 도시화 과정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저수지, 둑, 농지가 “어떻게 도시 프로그램과 새로운 접점을 찾고 유형화되어 지속성을 답보할 수 있는가”의 물음에 답하는 중이다. 하나의 경관,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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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교회 2025.4
Birye Church 대상지를 방문할 때마다 내비게이션은 우연하게도 금산군 비례리에 위치한 대지에서 거리가 다른 세 도로를 순차적으로 달리며 다른 관점에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대지를 평화롭게 감싸며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산세와 그 사이 움푹하게 들어간 골짜기에 자리한 기존 교회와 주변 논밭, 마을에 가까이 다가서면 생동감과 일상의 풍요로움이 드러났다. 비례교회는 1954년 창립된 역사 깊은 개신교 장로교회로, 수십 년 동안 제자리를 지킨 소나무와 측백나무들이 둘러싼 양지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아담한 교회이다. 비례교회는 예배를 위한 신앙적 공간이면서도, 비례리 마을회관과 마당을 공유하며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쉬어가는 마을 공동체를 포용하는 공간이다. 기존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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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메디컬센터 2025.4
SOREE MEDICAL CENTER 선진국형 귀 전문 클리닉 병원 소리의원은 ‘세상의 모든 귀 환자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병원 만들기’라는 비전을 갖고 국내 최대 규모의 귀 전문클리닉으로 개원한 이래 전문성, 규모, 인력, 진료 시스템 등에서 명실공히 세계적인 유명 귀 전문 클리닉들과 비견할 만한 병원으로 성장했다. 2002년 개원 이래 20년 가까이 새로운 개념과 치료법, 시스템을 만들었고, 치료 결과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선진국형 진료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소리의원 본원을 확장·이전하는 프로젝트를 오랜 기간 준비해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SITE 사업 부지는 상봉역과 면목역 중간에 위치하고, 주변 주거지역이 넓게 조성돼있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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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혼진리퍼블릭 사옥 2025.3
KOHONJIN Office 대전의 신도심인 원신흥동에 위치한 대지 주변의 남측에는 4층 높이의 건설사 사옥, 서측엔 3층 높이의 행정복지센터가 가까이 붙어있다. 동측의 큰길 건너편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으며, 대지의 형상은 완만하게 휘어진 부정형이다. 전면의 큰 도로에 면해서 구내식당과 중정, 옥상 조경이 위치한 노출콘크리트 마감의 2층 높이 볼륨을 배치했고, 거기에 북측 도로변으로 5층 높이의 석재마감 사무동을 코어를 중심으로 연결했다. 이 배치는 아파트 단지에서의 시각적 부담을 줄여주고, 이웃 건물로 인해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피해 사무공간에 남쪽 빛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프리미엄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회사의 특성상 팀장 1명과 팀원 10명이 한 단위로 구성되어 여러 팀으로 이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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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소비가(作小卑家) 2025.3
NAMPYENGRI ‘ㅁ’HOUSE 이 집은 은퇴를 앞둔 노부부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을 벗 삼기 위해 작고 소박한 집 한 채를 짓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말투에서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묻어 나오는 건축주 부부는 평생을 부산에서 나고 자라 왔으며,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에 익숙한 전형적인 도시인이다. 주거 방식에 대한 요청사항은 간단했다. 거주하기 편하고, 자연경관을 담을 수 있는 집이면 되고, 도시에서의 거주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우선, 오랫동안 가져온 ‘집’에 대한 우리의 관념에서 이 집을 만들었다. 우리의 전통적인 집들은 방과 방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간(間)집, 아흔아홉간(間)집이라고 하는 것들은 방의 집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양집의 거실, 침실, 서재, 화장실 등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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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헌(鄭心軒) 2025.3
Jungsimhun 부산에서 외곽에 속하는 곳에 위치한 대지는 새롭게 조성된 단독주택 필지이다. 반듯하게 나누어진 필지와 도로로 구성돼 주변과의 맥락이나 과거의 흔적은 찾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주변이 자연환경으로 열려있고, 이 대지만의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부산의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단독주택으로의 안착을 기대하는 건축주의 성을 따고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정심헌(鄭心軒)의 설계는 그렇게 시작됐다.단정한 남향의 배치계획 주택단지 필지 중 가장 동남쪽 끝에 위치한 곳으로, 남쪽으로는 하천이 흐르고 조망이 열려있어 멀리 산등성이가 보이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필지들보다 상대적으로 프라이버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었다. 차량으로 모든 이동을 해야 하는 대지 상황과 북측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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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 본사 사옥 2025.3
SFT Headquarters 공간의 반전 기업의 사옥 건축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 SFT 본사 사옥 프로젝트를 의뢰받은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다. 먼저 기업의 정체성을 도시공간 안에 건축으로 나타내는 것을 목표로 가장 기본적인 사이트 조사 및 분석, 프로그램 스터디, 법규 검토 등을 진행했다. 대지는 복잡한 주택가의 코너에 위치해서 4층 규모의 건물이 지어졌을 때 존재감이 굉장할 것 같았고, 제조업소나 오피스 공간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북동향의 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복잡한 골목길의 도시적 콘텍스트와 반대되는 미니멀하고 심플한 건축형태를 통해 도시공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사각형과 원형의 기하학을 조합하여 기능적이면서 독특한 건축을 제안했다. 1층은 최대한 들어올려서 임대공간을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