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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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가 그려낸 선의 가치 2025.9
The Value of Goodness Drawn by Architects 많은 분들이 이미 들어보셨을 수 있지만, 디자인 업계에 몇 가지 일화들이 있다. 유명 패션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100만 달러를 청구하고 받았다는 이야기와, 은행 로고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회의 중에 5분 만에 그려낸 디자인으로 15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는 5분이 아닌 30초 만에 그려낸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30초를 강조하는 이유는, 보다 짧은 시간에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냈음을 강조하는 것인 동시에 “30초에 완성하기 위해 30년을 준비한 것이다”라는 인상 깊은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함인 것 같다. 유명한 예술가의 회화작품이 전시되는 경우 “이런 그림은 나도 그리겠다”라는 이야기를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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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건축이 주는 따뜻한 영향력을 확장하고 싶습니다” 소상용 건축사 2025.9
건축사사무소 비전은? 사람마다 고유한 지문이 있듯, 건축사마다 자신만의 건축 세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주 역시 내면에 자신만의 건축을 품고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그것이 뚜렷하지 않거나, 건축적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이야기를 건축 공간으로’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이것이 제가 지향하는 건축 철학이자 소아키 건축사사무소의 비전입니다.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사무소 개소 직후에 진행했던 첫 번째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운이 좋게 개소 직후 첫 번째 건축주를 빠르게 만났습니다. 개인적인 인연이 없었음에도 저를 믿고 프로젝트를 맡겨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섬세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건축주와 함께 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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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문화와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지속가능하며 미래지향적인 공간 설계 목표” 김선미 건축사 2025.9
I AM KIRA Q. 건축사사무소의 미션과 비전은? ‘건축사사무소 루단’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간 창출을 목표로 합니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공간을 디자인하는데 중점을 두고, 건축주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며 전문가로서 건축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동료 건축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있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경험이 밑거름으로 작용해 건축분야 발전에 기여하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문화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그럼에도 가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의미 있는 건축, 그것이 루단의 비전이자 미션입니다. Q.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동료 건축사인 오혜영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 하이어)와 함께 진행했던 대전 청소년종합복지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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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우의 '감성풍경화첩' 2025.9
인터뷰 임진우건축사 Lim, Jinwoo (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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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콘서트홀, 움켜쥔 땅의 힘 담아…공원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는 공연장 지향” 오호근 건축사 2025.9
비수도권에 지어진 첫 대규모 클래식 공연장 ‘부산콘서트홀’ 설계해 완성 2011년 미군부지 반환 후 조성된 부산시민공원 내 위치 국내 공연장 중 세 번째로 파이프오르간 설치 각종 음향지표서 세계적인 콘서트홀과 비견 부산콘서트홀이 지난 6월 20일 개관했다. 비수도권에 지어진 첫 클래식 공연장이자 파이프오르간이 도입된 대규모(2,011석) 콘서트홀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예술의전당(2,505석), 롯데콘서트홀(2,036석)에 이은 규모다. 파이프오르간 역시 롯데콘서트홀과 부천아트센터에 이어 국내 공연장에서는 세 번째로 설치됐다. 부산콘서트홀은 인천아트센터, 세종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등 국내 공연예술 공간 설계를 이어온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에서 설계를 맡았다. 대한건축사신문은 종합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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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와유화원(臥遊花園) / 소유가 아닌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명제(命題) 2025.9
Architecture Criticism _ Riverwatch House A proposition for living in harmony with nature, not possessing 남한강변에 자리한 ‘와유화원’은 이름부터 하나의 선언처럼 다가온다. 와유(臥遊)란 그림을 마치 야외 풍경을 구경하듯 집에 누워 즐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집 안 사랑방에 앉아 병풍이나 족자 속의 명승지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유람하던 그 풍경이, 현대 주거의 형태로 되살아난 셈이다. 그러나 이 집은 그림이 아니라 실제 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건축가는 ‘누워서 유람한다’는 개념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강의 흐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끔 긴 매스를 들어 올려 앉혔다. 사용자의 시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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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연을 향하는 주택, 자연은 곧 집안의 공용공간이 되다 박민성 건축사 2025.9
A house communing with nature, where nature becomes the common space of the home 경기도 양평 남한강변에 위치한 와유화원(臥遊花園)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축적 기교를 최소화하고, 내부에는 노출콘크리트로 간결함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건축물이다. 여기에 건축주의 삶과 자연의 거리는 오픈스페이스 구조로 금세 맞닿아진다. 1층을 비워 풍경을 더욱 가깝게 끌어왔다면, 생활의 무대가 되는 2층은 강변의 계절변화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사적 영역이 된다. 설계자는 와유화원의 어디에서도 외부와 소통할 수 있지만 생활의 영역에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는 존중받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설계자 박민성 대표 건축사(플라노건축사사무소)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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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시설안전원과 함께하는 에듀마실 #1. 문태중학교 2025.9
Edumasil #1 Moontae Middle School, with Korea Institute of Educational Facility Safety (KOIES) ■ 사업 개요 및 배경 학교 개요 : 목포, 문태중학교 ▹ 설립일자 : 1941년 04월 28일 ▹ 대표번호 : 061-277-7535 ▹ 팩스 : 061-277-7536 ▹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용당로 138 ▹ 학생수 : 539명(남 324명, 여 215명) ▹ 교원수 : 36명(남 18명, 여 18명) 사전기획 전문가 ▹ 이정미 건축사 _ 건축사사무소 토림 현황문태중학교는 삼면이 도로에 둘러싸여 있다. 남측에는 폭 40m의 백년대로, 서측에는 폭 30m의 용당로, 북측에는 폭 8m의 안장산로가 위치해 있다. 교통량이 많은 4..
회원작품 /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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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유화원(臥遊花園) 2025.9
Riverwatch House 와유(臥遊)는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으로, 집에서 명승이나 고적을 그린 그림을 보며 즐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집안에 누워 남한강 풍경을 그림처럼 감상하는 삶을 그리며 집을 앉혔다. 강을 따라 펼쳐진 긴 매스를 한 개층 들어 올려 2층에 주요 생활 공간들을 계획했다. 메인 공간들을 강이 잘 보이는 동쪽으로 배치하고, 서브 공간들을 서쪽 도로변으로 배치함으로써 동쪽은 개방적 입면을, 서쪽은 비교적 폐쇄적인 입면을 가지는 모습이 됐다. 매스를 들어 올림으로써 비워진 1층은 너른 정원과 현관 및 다실, 차고로 구성돼 있다. 남한강이라는 거대한 흐름 옆에서 화려한 형태나 외장재 대신 투박한 재료로 정갈한 형태를 다듬어 나갔다. 외장재인 노출 콘크리트는 차가운 재료이지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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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농어촌 단독주택 2025.9
Hampeong Sea Village House 대지의 풍경 첫 대지를 마주한 순간, 바다를 향해 펼쳐진 푸른 초원이 매우 인상 깊었다. 저 멀리 수평선이 펼쳐진 바다가 있었지만, 일반적인 바다 풍경과는 달랐다. 다도해상이 마치 바다 위에 얹힌 산처럼 바다의 끝을 감싸 안고 있었다. 대지는 마을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 있었지만, 섬들로 둘러싸인 바다 풍경 덕분에 고립된 느낌보다는 포근하고 안온한 인상을 주는 땅이었다. 여러 개의 채로 나뉘어진 평면 설계를 시작하기 전, 클라이언트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주거의 각 기능에 따라 공간을 명확히 구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거실과 주방조차도 서로 가까이 배치되돼, 소리와 냄새, 시각적으로는 서로 차단되기를 바란다는 요구였고, 이 조건은 오히려 함평 주택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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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곶주택 2025.9
Daegot House 배경 한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붉은 지붕집의 건너편에 잡초로 무성한 땅이 있다. 두 자녀가 독립한 후로 부모님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대지 큰 도로에서 좁은 길로 들어오다 보면 논밭이 보이는 사거리에 동서 방향으로 길쭉한 모양의 필지가 있다. 주변의 건물들은 서쪽면을 긴 방향으로 배치돼 있는데 이는 서쪽으로 경사가 완만한 지형의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형의 특징으로 인해 우리는 남측의 채광과 서쪽의 뷰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이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공간 계획 첫 미팅 당시 건축주의 요구사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누워서 자연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모든 공간에 창호를 통해 외부를 바라볼 수 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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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포레 2025.9
FORETFORET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가 쓴 ‘가지 않은 길’을 보면, 두 갈래 길에서 고민 끝에 사람이 적게 지나간 길을 선택하는 내용이 나온다. 처음 건축주를 만나 프로젝트를 검토할 때 우선 고려한 사항은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하는 일반적인 길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1966년에 지어진 주택을 휴게음식점으로 바꾸어 사용하면서 이곳저곳을 수선해온 건축물을 헐어버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후, 마당에 앉아 서울숲을 바라보니 조망을 포기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신축을 하게 되면 북쪽을 기준으로 일조권을 적용해야 하므로 남쪽에 계단실과 승강기를 두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서울숲을 향한 열린 조망이 사라지게 된다. 고민 끝에 건축주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개의 길—용적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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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스마트팜 센터 2025.9
Gangbukgu Smart Farm Center 서울 강북구 수송초등학교 맞은편 유휴 부지에 주민들을 위한 스마트팜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원격으로, 자동으로 작물이나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 시설을 말하는데, 온실형 스마트팜, 식물공장, 스마트 과수원, 스마트 축사 등이 있다. 그중에서 강북구 스마트팜센터는 인공광 식물공장으로서, 외부와 차단된 시설 내에서 빛, 온도, 습도, CO₂, 배양액 등의 환경 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하여 계절에 관계없이 작물을 계획적이고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직 다단 재배 농장이다. 도시농업의 활성화, 친환경 농산물 제공,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지역 발전과 공동체 의식 함양에 기여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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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호텔 바이 매리어트 서울 금정 2025.9
AC Hotel by Marriott Seoul Geumjeong 군포시 금정동에 위치한 AC 호텔은 관광숙박시설로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이다. 대지 동쪽에는 군포로, 북쪽에는 금정로와 접해 있으며, 대지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사다리꼴 형태이며 3면이 도로와 접하고 있다. 대지는 금정역에서 시작한 일반상업지역의 마지막이며, 8m 도로를 건너면 일반주거지역이 시작된다. 전면도로 건너편에는 경부선과 지하철 1호선, 4호선이 운행하는 철길이 넓게 자리하고 있으며, 철길과 인접해 안양천이 흐르고 있어 동쪽과 남쪽은 시간이 흘러도 외부 조망이 가능한, 도심지에서는 보기 드문 장소이다. 처음 발주자를 만난 것은 지인의 소개로 사업 진행을 위한 프로젝트매니저(PM) 면접 자리였다. 설계는 이미 완료되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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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놀루션 송도 R&D센터 리모델링 및 증축공사 2025.9
Remodeling of the Genolution Songdo R&D Center 자극의 시대, 건축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지나치게 자극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흡수하고, 본질보다 시각적 요소에 더 쉽게 반응하며, 새로운 것에 중독적으로 탐닉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건축 역시 시대의 욕망에 반응해왔다. 형태는 점점 자극적이고, 재료는 더 눈에 띄며, 공간은 유행에 민감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건축은 그 흐름에 의문을 던져왔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새로운 것’을 짓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번 프로젝트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했다. 대상지는 송도. 새로움으로 상징되는 도시의 중심에서 우리는 한 채의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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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골자연휴양림 2025.9
Gaetgol Natural Recreaton Forest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선택한 설계의 출발점은 ‘덜어내지 않는 태도’였다. 계곡, 갈대 숲, 자연림을 거스르지 않고 대지의 속성을 받아들여 훼손을 줄여 순응하는 태도로, 절·성토를 최소화하고, 개별 건축물들은 땅에 깊이 개입하지 않고 뜬 구조(철골 구조) 위에 내려앉히는 방식으로 숲과 지형을 최대한 유지하려 했다. 풍경이 되는 “최소의 건축” 갯골자연휴양림은 사람의 손이 덜 닿아 거칠지만 본연의 생명력을 간직한, 천혜의 천연 숲 속에 자리한다. ‘갯골’이란 바다와 개천이 만나며 생긴 좁고 길게 들어간 갯고랑을 의미하는데, 이곳 또한 굽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좁고 길게 형성된 땅으로 오랫동안 지역민들이 아름아름 이용해온 숨겨진 장소였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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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공모] 구덕민속예술관_ 2024. 4 2025.9
Gudeok Folk Arts Center 설계자 강지호 건축사_ Kang, Jiho 아틀리에오 건축사사무소_ atelier o 고지점의 산책로와 저지점의 수변공원 사이의 자연적인 지형적 흐름을 보존하고자, 필로티 구조를 활용해 띄워진 민속예술관의 1층 마당공간을 마련했다. 이 마당공간은 민속예술관을 방문하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산책로와 수변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용도의 외부 공간으로 기능한다. 이 다양한 외부공간을 통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민속예술관으로 인도되며, 이는 공간의 활용도와 방문자 수를 증가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쾌적한 산책로를 따라 걷는 사용자들은 수목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건축에 자연스럽게 인도될 수 있다. 경쾌한 수목의 리듬을 담은 입면 루버는 민속예술관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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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큐브 2025.8
BLUE CUBE 대지는 강남구 개포동의 20미터 도로변에 위치한 3종 일반주거지역이다. 전형적인 1990년대 초반의 철근 콘크리트와 연와조의 혼합 구조를 갖는 6개 층(지하 1층, 지상 5층)의 다가구 주택을 대수선 리모델링하고, 전체를 주거에서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전환해 현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간체계를 재구축하는 대수선 프로젝트이다. 30여 년의 시간을 거치며, 노후화 된 건축·구조·설비·전기 부분들을 갱신해 구조적, 기능적, 심미적으로 진일보시키는 프로젝트이다. 근린생활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수직동선의 효율성 확보(엘리베이터 신설, 계단의 재구성)와 내부공간의 대공간화, 외피의 재구성을 통해, 프로그램들의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공간 구성의 구축이 계획의 중요한 목표였다. 기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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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윗집 2025.8
JEJU ROCK HOUSE 제주 화순리에 자리한 이 주택은 정면으로는 웅장한 산방산이,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한라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탁월한 입지에 위치한다. 제주의 고유한 자연경관을 최대한 품을 수 있도록 배치와 창의 방향을 세심하게 고려했으며, 주거공간 안에서도 자연과 긴밀히 연결된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제주의 현무암과 토양에 어울리는 견고한 검은 벽돌로 마감했으며, 자리에 꼿꼿이 서 있는 듯한 중후함과 단단한 존재감을 전달하고자 했다.외부공간은 전면의 거실과 마당을 자연스럽게 연계했고, 삼각형의 대지 형태를 고려해 뒤쪽에도 마당이 형성되도록 계획했다. 다용도실은 뒷마당과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뒷마당은 자연과 농작을 사랑하는 건축주를 위한 텃밭 공간으로 활용된다. 건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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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트라노이 2025.8
TRA NOI 가로수길은 한때 서울에서 가장 활기차고 개성 있는 거리로 주목받았지만,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과 대형 브랜드 위주의 입점이 지속되며 거리의 다양성과 특별함은 점점 희미해졌다. 반면, 한 블록 뒤편 비교적 좁은 길과 작은 규모의 필지 조건의 세로수길은 다양하고 트렌디한 패션, 뷰티, F&B브랜드가 밀도 있게 들어서며 젊은 층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두 방향의 가로와 접한 대지조건을 활용해, 코너부에 상가를 배치함으로써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도록 했다. 상하층을 직관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주계단은 외부계단으로 계획하고,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별도의 계단을 마련했다. 상부 매스는 단순한 박스형이 아닌, 전면과 측면에서 리듬감 있게 쌓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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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lace 2025.8
Urbanlace 대상지는 벽돌 건물, 전선, 전봇대 등 다양한 도시 요소들이 뒤엉킨 환경에 위치하며, 인접 부지에는 수직적으로 솟은 고층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건축은 조형적으로 두드러지기보다, 도시 경관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메쉬 구조로 감싼 외부 계단과 복도는 투과성과 노출의 정도를 조절하며, 사람들의 움직임을 도시로 드러낸다. 이는 보행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관심을 끄는 방식으로 상업적 성격을 드러내며, 도시의 맥락에 반응해 건축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장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일부 공간에 테라스를 두어 외부와 입체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지하층부터 최상층까지 연결되는 외부 계단을 배치해 채광과 환기를 확보했다. 다양한 높이와 깊이로 구성된 공간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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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드부 2025.8
Blancdubu 이 부지는 서울의 중심지 강남, 삼성동∼테헤란로 이면에 있는 4m 일방도로를 앞에 둔 약 231㎡의 상업지로, 12×20m의 소규모 협소 부지다. 한참 추운 겨울, 지인을 통해 처음 젊은 건축주를 현장에서 만났을 때, 부지에는 2층 경량 골조의 소규모 사무실이 있었다. 도로는 많이 협소했고, 고층 건물 사이에 알코브 형태로 놓여 있었다. 건축주의 요구는 심플했다. “10층 이상이면 좋고, 사옥이나 임대 용도로 괜찮은 땅인가요?” 이 정도였다. 주변은 연속적으로 이어진 고층 건물들이 형성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우리 건물을 어떻게 드러낼지 고민이 필요했다. 내부 기둥은 최대한 없애고, 구조는 외부로 드러내며, 천정 또한 플랫한 콘셉트로 초기안을 시작했다. 현재의 다이어고날 패턴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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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스타워 2025.8
MAGICS TOWER 새로운 디자인의 출발점 본 건축물은 회사 사옥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한 건축주의 의지에서 시작되었다. 정면을 마주할 때, 독창적인 외관은 도시적 맥락 속에서도 명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브랜드의 정체성과 건축적 실험정신을 함께 담아낸다. 대지 조건을 반영한 공간 전략 대지는 동서 방향으로 길게 뻗은 장방형이며, 동측에는 폭 6미터의 도로가 접해 있다. 지역지구의 일조권 사선 제한(3층, 높이 10m)을 고려해 건축물은 남측 경계선에 최대한 인접하게 배치했고, 서측에는 코어(계단, 엘리베이터, 화장실), 동측에는 전용공간을 두어 기능을 명확히 분리했다. 또한 2층부터는 도로변에 다양한 형태의 발코니를 계획하여 개방감을 확보하고, 4층에는 북측에 형성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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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담 ‘레이어’ CAFE_LEIE 2025.8
CAFE_LEIE 에필로그 그리고 건축사의 소고 와우리는 조선시대에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제사를 지낼 때 떠놓을 물을 이곳에서 가져갔다는 데서 유래되었고 마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의 지형이 ‘소(牛)’가 ‘누워(臥)’있는 모양 같다고 해서 불려진 지명이다. 건축물 주변에는 공동주택과 종교시설 그리고 낙후된 공구상가와 중저층의 건물로 이루어진 소도시의 한 켠에 위치하고 있다. 텅 빈 곳은 아니지만 봉담 시민들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휴식공간은 부족한 편이다. 건축물이란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본디 길을 걸어가고 또한 잠시 들어와 앉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인 공간이며 집과 집을 잇는 길, 그리고 다 같이 소통할 수 있는 공공성의 산물이어야 하기에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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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찬스라이브러리 2025.8
Second Chance Library 두 번째 기회를 건네는 도서관 세컨찬스라이브러리는 넘어진 청소년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건네는 도서관이다. 새로운 나, 새로운 타인, 새로운 세상에 닿을 수 있는 기회를 만나는 공간으로 사단법인 세상을품은아이들이 운영하며, 도서문화재단 씨앗의 후원으로 조성되었다. 세상을품은아이들은 가정과 학교, 사회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면의 가치를 되찾아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단체이다.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넘어지고, 그릇된 선택 속에서 무너져 버려 범죄자로 낙인찍힌 아이들이 법원의 소년보호처분을 통해 이곳에 보내진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돌봄과 교육을 제공하고 다른 이들에게 S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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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공모] 환동해 호국역사 문화관 2025.8
East Sea National Protection History Culture Center 설계자 김기석·손만영 건축사_ Kim, Kiseok · Son, Manyeong (주)기단 건축사사무소_ KIDAN Architecture Designer’s Group 포항 환동해에서 발생한 조국 수호 관련 유적과 형산강 전투와 관련된 국군 및 지역 주민들의 애국정신을 계승할 목적으로 호국역사를 대지 전체에 담아내기 위해 사방이 열린 대지의 특성을 고려한 계획을 진행했다.대지 앞 개설 예정인 20m 도로와 대지 옆 파크골프장 예정지의 주차계획을 고려해 보행 및 차량의 접근을 분리시켰고 도로와 주변 프로그램에 따른 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지의 중간에 매스를 배치했다. 그로 인해 생긴 대지 내 실외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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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도서관 리모델링 2025.7
Library Wander 월계동의 유일한 공공도서관인 월계도서관은 월계동의 중앙에 위치한다. 월계로가 전면도로에 인접해 있어 교통이 원활하여 지역 주민들의 이용이 활발하다. 도서관으로서 유리한 동남향을 향해 배치된 기존 도서관은 영축산을 마주하고 있어 훌륭한 조망 조건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월계도서관은 건폐율과 용적률 및 일조사선제한의 틀 안에서 최대한의 면적과 기준층 3.9미터의 낮은 층고를 가지며,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으로 단순히 쌓아 올린 전형적인 공공건축물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흔한 관공서를 연상케 하는 외관, 법적으로 요구되는 엘리베이터와 직통계단으로만 연결되는 건조한 동선 체계, 낮은 천장고에 답답하게 들어찬 서가로 숨 쉴 틈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내부 공간은 15년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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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패시브주택 2025.7
Yangpyeong Passive House 건축주의 삶에 대한 태도는 건축에 반영된다. 건축주는 수석을 모으는 취미와 고목으로 만든 가구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동물에 대한 애정도 대단해서 애완동물들뿐 아니라 길고양이도 돌봐주는 심성의 소유자였다. 자연의 생명을 귀히 여기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태도는 우리가 전원주택을 설계하며 추구해왔던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대지가 위치한 지리, 문화적 환경을 비롯해 재료의 진정성, 그리고 한국건축의 전통적 가치를 넣어 보다 풍부한 건축 공간들을 제공하고자 했다.맥락적 설계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한 대지는 건축을 위해서는 큰 토목공사가 필요했다. 이는 자연과의 공존을 원하는 건축주의 삶의 방향과 맞지 않았다. 진정한 패시브 주택은 지형, 자연의 바람, 빛..